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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교육, ‘재미 빼앗기’ 한가지로 생활지도 끝

by 참교육 201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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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이 있으면 선생님은 어떻게 반응할까?
‘자거나 말거나 공부하지 않으면 자기 손해니 깨울 필요가 없이 하던 수업을 계속한다..?’
아마 그런 선생님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을 깨우면 선생님을 쳐다보면서 ‘ㅅ’소리와 함께 인상을 찡그린다면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떨까?

수업을 들어가 보면 학생들의 수업태도는 천태만상이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잠만 자는 학생, 한두명이 자고 있으면 피곤하거나 몸이 안 좋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 갈 수 있지만 반수 이상이 엎드려 자고 있거나 다른 공부를 하고 있으면 수업을 진행할 의욕은 멀리 달아나고 만다.

 


캐나다 교육이야기

▲ 캐나다 교육이야기


 
잠에 못 이겨 깨워놓으면 1분도 안 돼 또 자고, 뒤에 가서 서 있으라고 세워 두면 선채로 졸고 있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짝꾼과 소곤거리며 끝도 없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 주의를 줘도 5분도 채 안 돼 다시 잡담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 책상 속에 거울을 감추고 얼굴을 다듬고 있는 학생, 책상 속에 손을 넣고 휴대폰으로 문자 보내기 삼매경에 빠져 있는 학생....

선생님에게 농담인지 성희롱인지 모를 질문을 하고 음침하게 웃으며 무슨 개선장군이라도 된 것처럼 희희덕 거리는 모습을 보면 이런 학생에게 교육을 시키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초라하다는 느낌마져 든다.

‘다른 나라는 경우 이런 상황이 되면 학생지도를 어떻게 할까? 박진도, 김수경이 쓴 ’캐나다 교육이야기(양철북)‘를 읽으면 '어떻게 이런 천국같은 나라가 다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부러움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캐나다에는 우리와 같은 교실풍경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큰소리한 번 내지 않고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 교사에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하다, 도대체 어떻게 수업을 하고 있을까?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야단치는 일은 거의 없다. 학생들 사이에서 “어떤 학생이 ‘Yelling’했어(고함쳤어)”라는 말은 ‘그 선생님 또라이야’라는 말과 비슷한 수준의 말이다. 그만큼 선생님이 고함치는 일도 상식적인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학교는 정상적으로 조용하게 잘 돌아간다.(본문 P. 250)

우리나라 학교와 비교하면 꿈같은 얘기다. 수업에 지쳐 스트레스를 받다 못해 정신병원까지 드나드는 교사가 비일비재한 우리교육현실과 비교하면 경이로움까지 느껴진다. 어떻게 이런 교육이 가능할까?

고함도 안 지르고 체벌도 없으면서 수업이 가능하고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은 어렵지 않다. 캐나다는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을 ‘재미 뺏기’라는 신기한(?) 방법을 활용한다. 그 ‘재미 뺏기’란 다름이 아니라 어렸을 때는 장남감, 좀 더 크면 게임기, 컴퓨터, 친구 만나기 등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북미에서는 아이들이 I am grounded'하면 ‘지금 벌 받고 있는 중이다’라는 말이다. ‘grounded’라는 말은 관제탑에서 항공기를 착륙시키고 날지 못하도록 금지 하는 것에서 유래된 ‘활동을 제약하는...’말이다.

 


 

<이미지 출처 : 교육개발>

 


정말 ‘재미 빼앗기’로 생활지도가 가능할까? 캐나다에서는 가정에서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에게 이런 생활지도는 상식적인 말이다. 아이들도 이에 대해 별로 저항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이 ‘grounded’될 만큼 잘못했는지 생각해 심하다 싶으면 ‘공정하지 못해!’ 라며 입술을 내미는 정도가 전부다. 재미를 빼앗긴 아이들은 대체로 화를 내기보다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한다.

'재미 빼앗기'라는 생활지도는 매우 효과적이다. 장남감, 게임기를 숨겨 버리거나 컴퓨터도 패스워드를 바꿔버리거나 파워코드 등을 빼서 감춰 버리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렇게 자란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생활지도가 가능하다. 혹시 말을 안 듣거나 떠드는 아이가 있으면 주의를 주고 경고를 한다.

그래도 안 되면 아이들 전체가 칠판 앞으로 나올 때 그 아이만 책상에 혼자 있으라는 벌을 준다. 그래도 안 되면 책상을 들고 교실 밖으로 나가게 한다. 대부분 이 정도 단계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한다.(본문 P. 251)


곱게 말하다 안되면 달래고 그래도 안되면 고성이 오가고... 아이들 때문에 부부싸움으로 번지기도 하는 한국의 가정과 비교하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체벌을 반대하거나 학생들의 인권을 말하면 종북으로 몰리고 학생인권법을 만들자면 교권보호법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우리네 실정이다. 학교에서는 버릇없는 아이들을 지도한다면서 ‘벌점제’를 만들기도 하고 생활기록부에 남겨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랑의 매를 권하는 학부모들도 없지 않다.

'캐나다의 생활지도는 벌만 주는 것이 아니다. 말썽 피우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을 도와줬다’거나 ‘친구를 도와줬다’는 구실을 붙여 그런 아이들에게 표창장을 주기도 한다. 캐나다 선생님들은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잘한다, 잘한다’를 입에 붙이고 산다.' (본문 P. 252)

고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는 이 정도로 통하지 않는다. 학생이 수업에 방해가 될 정도의 행동을 하면 교실에서 쫓아내 교장실이나 교무실에 가서 기다리라고 한 뒤 수업을 마치고 그 학생과 얘기를 한다. 시간이 지나 나중에 만나면 대체로 잘 해결된다는 이유다. 학교에서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부모에게 통보해 바로잡게 한다는 것이다.

흡연이나 약물에 대해서는 학칙에 따라 처벌하고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바로 경찰을 부른다. 학교에서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숙제를 안 해오는 경우 점수에 반영되니까 야단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이 성적에 상관 않는다면 숙제를 안 하는 것도 자유라고 생각한다.

등수는 없지만 점수가 나쁘면 진학이나 좋은 학교를 갈 수 없도록 제도화된 학교에서는 교사와 갈등이 있을리 없다. 물론 교사의 권위가 절대적으로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선생님의 지도에 불응하거나 친구와 잡담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들이 없는 교실.... 선생님들이 ‘캐나다 교육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캐나다에 가서 공부 한 번 가르치고...’ 싶어 하지 않을까?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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