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으면서 본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이라는 프로그램!
아이들이 난리다. 이겨야 한다는 경쟁의식이 TV화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출연자는 탤런트와 저명인사들의 자녀들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요즈음 아이들 참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맘이 편치 않다. 이긴 아이들은 좋지만 진 아이는 얼마나 맘이 아프고 상처를 받을까? 경쟁에서 지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모든 경쟁은 선인가? 경기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고 경기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경기에서는 공정한 룰을 적용해 패자가 억울하다고 항의할 수는 없다.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경기규칙에 뭇시적으로 동의했으니 패배했다고 항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뭔가 맘이 편치 않다. 저 알토란같은 아이들에게... 저 어린 것들에게 패배의 아픔을 저렇게 아리도록 안겨줘도 될까? 나는 가끔 여성 권투나 킥 복서들의 경기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연약한 여성들에게 저렇게 무리한 경기를 시켜도 좋을까?’
소나 닭싸움을 보면서도 그렇다. 적의도 없는 말 못하는 짐승들에게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죽음을 건 싸움을 시키는 게 사람으로서 할 짓(?)일까? 동물 학대는 아닐까? 그런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정서에는 문제가 없을까?
경쟁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회 속에서 선의의 경쟁은 때로는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는 걸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붕어빵이나 도전 골든 벨 같은 프로그램이 정말 교육적인가 라는 문제는 다시 한 번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우리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 구성원들은 참 다양한 소질과 취미와 특기를 가지고 있다. 다양성으로 표현되는 이러란 개성과 특기는 우리사회를 유지하는 저력이요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런데 한 줄로 세우는 경쟁이 우리사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공존에 과연 긍정적이기만 할까 하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다.
<이미지 출처 : 레디앙>
암기에 뛰어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휘력이나 수리력에 남다른 재능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은 건축에 어떤 사람은 예능에 또 어떤 사람은 봉사에 남다른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재능을 발휘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나 산악인에게 수학공부나 죽도록 시킨다고 성취감을 가지거나 능력이 올라갈까?
붕어빵 얘기로 돌아가자. 그 프로에 등장하는 아이 중 컴퓨터를 잘하는 아이도 있고 노래를 잘하는 아이도 있다. 아버지를 닮아 연예인으로서의 소질과 재능이 있는 아이도 있고 달리기도 잘 하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그런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겨주는 게 교육적인가 말이다.
사람들은 어릴 때 심한 열패감이나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한다는 것은 평생 마음 속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는다. 한 줄로 세우는 학교, 성적으로 줄 세우는 서열화가 그렇다는 얘기다. 학생 들 중에는 저학년 때 공부를 못하는 학생도 고학년이 올라가서 잘 하는 학생도 있다. 그런데 한번 ‘공부 못하는 놈’으로 낙인이 찍히면 그 학생은 공부할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평생 무능한 인간으로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레디앙>
영어 단어 몇 개 더 암기해 등수가 한 둘, 올라가는 것보다 사회성이나 인간관계가 좋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자세로 살아 간다면 그게 어떻게 열등한 인간인가? 비록 영어는 못하더라도 달리기를 잘하고, 수학문제를 잘 풀지 못하더라도 음악에는 남다른 소질을 가진 학생도 있지 않은가? 국영수를 못하는 인간을 사람의 가치까지 등급을 매기는 것이 과연 온당하고 공정한 일일까?
왜 어른들은 왜 순진한 어린이들까지 우열을 가리고 서열을 매기지 못해 안달일까? 그것도 개성도 소질도 취미도 다양성도 무시한 한 줄 세우기를... 그래서 순진한 학생들에게 자만심과 열패감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교육적일까? 조금 부족하고 모자란다고 불량품 취급하는 것은 교육적이지도 못하고 어른답지도 못하다. 공정하지 못한 경쟁으로 서열을 매겨 결과로 정당성을 가리는 막가파식 경쟁은 이제 그칠 때도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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