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세대, 4300명의 인구가 사는 동네에 1500대의 자동차가 없는 동네, 가능할까? 이번 지난 8월 17~18일 수원화성에서 진행된 전국파워소셜리 생태교통 팸투어 일행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 본 의제가 행궁동 일원의 차없는 거리조성이었다.
골목골목 주인이 된 자동차, 아참저녁 출퇴근시간이면 매연이며 소음으로 사람이 자동차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게 도시의 모습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차를 몰아내야겠다는 발상을 한 곳이 있었으니 그게 수원시가 추진한 ‘생태교통 수원 2013’행사였다.
그로부터 한 달 후 9월 27일~28일 다시 수원을 찾았다. 팸투어 주제야 ‘수원화성문화제’였지만 우리일행이 더 궁금했던 것은 그 차 없는 동네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우리 일행이 처음 찾았을 때의 행국동은 이름그대로 ‘공사 중’이었다.
‘낙후되고 침체된 원도심의 도시를 보행중심, 사람중심의 환경도시’로 만들겠다는 수원시의 무모한(?) 노력이 화서문로와 신풍로에 통신 지중화 사업과 가로등 정비와 노후된 옛길이나 골목길에 불량노면을 재포장하고 골목길 정비사업을 하느라 온통 공사판을 방불케 했다.
가끔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차없는 불편을 감수해야할 어려움에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과 동네가 정비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면 집세가 올라갈 것이라고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의 기대반 호기심 반으로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거나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이란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신봉동, 장안동) 일원을 2013년 9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1개월간 ‘보행 자전거, 인라인같이 바퀴와 수레 등을 이용하는 무동력 이동수단과 대중교통수단 친환경 전기동력수단 그리고 이들 사이의 연계를 포함하는 환경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교통체계’를 일컫는다.
자동차로 마취된 현대인들에게 잠시라도 차를 빼앗는다는 것은 자동차에 마취된 현대인들에게 금단현상을 불러 올 무모한 짓(?)이라는 반발을 살 수도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시도가 우리나라 수원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75개국 1,250개 도시가 가입한 ‘생태교통연맹 및 ICLEI(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지방정부)이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태교통 수원 2013’ 사업은 1. 사람 중심의 도로운영. 2. 생태교통 이동수단 지원3. 생태교통형 마을 만들기4. 축제 등 부대행사였다.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어떤 모습이 됐을까? 우리 일행이 가장 궁금했던 현장의 모습이었다. 사람이 사람대접 받는 곳은 주민들이 나서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이 무모(?)한 도전이 시민들은 물론 환경에 관심이 있는 나라안의 사람들과 외국인들까지고 성공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내일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이 공해없는 마을을 찾아 오염으로 찌든 도시가 사람이 주인이 되는 마을에서 놀라운 현장을 체험하고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공해없는 미래의 교통수단을 타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보는이들로 하여금 즐거움과 행복감에 젖게 했다.
차가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인 동네... 골목에는 의자가 놓여지고 기 가던 사람들이 앉아 대화를 나눈다. 부모님들이 시골에서 보내 온 고추를 늘어 말리기도 하고 자기 집 담벽에 이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사진을 전시하기도 하고 공터에는 어김없이 꽃이며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심지어 빗물을 저장하는 정장탱크까지 만들어 채소를 심는 부지런한 집도 보였다.
동네사람들이 만나 대화가 이루어지는 도시...
옛날 빨래터에서 아낙네들이 정보교환을 하던 마음이 열리는 동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웃음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마을이 된다면 이게 사람 사는 곳이 아닐까?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는 10월 1일이면 끝난다. 지난 25일 현재 축제기간동안 찾은 방문객은 외국인까지 모두 77만명이나 됐다. 수원시가 옛도심에 추진하려는 트램(노면전철) 전시장에는 38만명이 다녀갔다. 45개 나라 90개 도시에서 전문가 250여명이 행궁동현장을 방문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던 행사.
어린이 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어른들은 무슨생각을 할까? 공해와 소음이 없는 마을.. 그래서 그들이 위험부담없이 행복한 웃음을 만들어 줄 수만 있다면 어른들의 불편을 감수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자. 골목골목 차가 들어와 사람들의 공간을 빼앗은 문화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발상의 전환!
생활습관을 바꾸면 안되는 일이 없다. 건강보다 더 귀한 것이 무엇일까?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모르는 현대인들의 폐쇄적인 삶. 엘레베이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서로 외면하고 지내야 하는 이웃. 이런 도시인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
불가능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미 세계 75개국 1250개 도시가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갈곳이 없어 역전이나 지하철로 몰리는 노인들...
복지가 따로 있겠습니까? 막걸리 한 주전자를 놓고 추억담을 즐기시는 동네 어르신네들.... 몸은 불편하지만 우정이나 추억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고추를 말리고 있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불편한 점은 없으세요?"
"왜 없어요? 시끄러워! 시끄러워 못살겠어!"
"사람들이 많이 오면 좋은점도 있잖아요?"
"그렇기는한데 휴지도 버리고..."
할머니 얘기를 들으면 '매연과 소음으로 차가 주인이 된 동네에 사는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투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우리동네는 시끄러워도 좋으니 매연과 소음이 없는 동네, 그래서 아이들이 골목에 숨박꼭질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동무들과 뛰어놀 수 있는 그런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은 '생태교통 수원 2013'을 보러 온 모든 사람들의 꿈은 아닐까?
수원시의 이 무모(?)한 도전. '생태교통 수원 2013'이 다른 도시로 보급돼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가 차없는 마을이 될 수 있는 날을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우리 일행들은 행궁동을 뒤로하고 수원화성문화제를 보러 발길을 돌렸다.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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