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정책

박근혜정부는 무너진 교육을 살릴 수 있을까?

by 참교육 2013. 4. 9.
반응형

 

 

박근혜정부는 무너진 교육을 살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총론은 옳은데 각론은 틀렸다.

행복교육, 창의적인 인재양성,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 우리교육이 지향하는 이상향이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고, 개성과 소질에 따라 원하는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세상...  그런 준비를 하는 학교가 우리 모두가 바라는 학교상이다.

 

박근혜정부가 그런 교육을 하겠단다. 쌍수로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각론을 보니 그게 아니다.

 

지난 3월 28일 서남수 교육부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3년 교육부문 국정과제 실천계획을 보면 “행복교육, 창의인재 양성”을 하겠다는 게  정책의 핵심과제다.

 

이를 위해 ①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학교 교육 정상화 추진, ②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능력중심사회 기반 구축, ③고른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교육비 부담 경감 등을 통해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학교 교육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행복교육,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표방하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체육교육활성화 지원,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대입전형의 간소화, 교육비 지원 등이다.

 

진단이 잘못되면 아무리 양약을 처방해도 병을 고칠 수 없다. 박근혜정부는 우리교육의 뿌리깊은 병폐의 진단부터 잘못됐다.

 

 

첫째,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했던가?

 

교육부가 발표한 화려한 문장으로 포장된 정책 속을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다. 입시문제를 풀이하는 학교를 두고 무슨 꿈을, 어떤 끼를 키우겠다는 것인가? 요리사가 되겠다는 학생도 있고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학생도 있다. 가수가 되겠다는 학생도 있고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학생도 있다. 이런 학생들을 두고 국영수 점수만 강요해 서열을 매기면 꿈과 끼를 살릴 수 있을까?

 

일류대학을 가기 위해 하루 16시간씩 체형에도 맞지도 않는 딱딱한 책걸상에 앉아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교실에 꿈과 끼를 살리겠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기초학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학생들에게 국영수 문제풀이로 서열을 매기는 학교를 견디지 못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거나 학교를 뛰쳐나가는 방치해놓고 꿈과 끼를 살리겠다는 것은 어린아이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둘째, 선행학습법을 제정해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교육부는 ‘초‧중‧고 교육계획상 학기를 앞서가는 교육을 '선행교육'이라고 규정하고 초‧중‧고교 시험과 고입‧대입전형에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문제를 출제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선행학습금지법의 핵심이란다. 박근혜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으로 '선행학습 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선행학습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병폐중의 병폐다.

 

선행학습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뿐만 아니다. 선행학습으로 학교에서 그날 배울 수업 내용을 미리 공부한 학생들이 잠을 자거나 산만해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게 교사들의 하소연이다. 그러나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이유가 선행학습 때문만이 아니다.

 

1등만이 살아남는 교육, 성적지상주의에 때문에 밤과 낮이 바뀐 아이들도 있고 국영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자포자기한 학생들도 있는데 선행학습을 법으로 금지한다고 어떻게 행복한 학교, 꿈과 끼를 키우는 학교가 가능하겠는가?

 

 

셋째, 자유학기제로 꿈과 끼를 살릴 수 있을까?

 

아직 모양새를 갖추지 못해 구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겠다는 자유학기제는 박정희정부시절 시행했던 자유학습의 날과 무엇이 다를까? 자유학기제란 올해 37개 학교를 시범운영하고 내년과 2015년에는 희망학교에 우선 확대 적용한 뒤, 2016년에 모든 학교에 전면 도입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계획이다.

 

자유학기에는 일제식 지필고사를 지양하고 문화‧예술‧체육‧진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등 자율성을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꿈을 키울 수 없다. 어릴 때 꿈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또 현실에 당면할수록 멀어지고 취업의 문 앞에서는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취업의 무턱에서 절망하고 만다. 일류대학에 진학한 학생조차도 고시준비나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밖에 2013년 주요정책과제로 선정한 주요정책 즉 “학교폭력대책 성과 분석후 7월까지 ‘현장 중심의 학교폭력 근절 방안’ 마련”, "초등 온종일 돌봄 기능 강화, 방과후 돌봄 및 추가돌봄 무상화“, "유아교육·보육 통합 로드맵 마련”, 학교폭력 및 학생위험 제로 환경 조성,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 등도 별다를 게 없다.

 

근본적인 진단이 잘못됐는데 말잔치로 어떻게 학교를 살리겠다는 것인가?

 

박근혜정부가 진정으로 학교를 살리겠다면 학벌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자유학기제니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보다 대학서열화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대학을 다양화하지 않고 한 줄로 세워 일등만이 살아남는 현실에서 꿈과 끼를 살린다는 것은 말장난일뿐이다. 인성덕목을 체계화하느니 학교수업을 학생중심의 참여수업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그 다음에 할 일이다. 귀가 아프게 들어왔던 화려한 말잔치로 어떻게 꿈과 끼를 살릴 것인가?

 

-이미지 출처 : 교육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