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이번 기말고사에서 전교에서 1등 했어!”
“와, 전교에서 일등~? 우리 아들 최고다! 오늘 축하 파티라도 하자”
자녀가 공부를 잘한다는 말만큼 듣기 좋은 소리가 있을까? 유치원 받아쓰기에서부터 학기말 고사, 사생대회, 글짓기 대회에서 1등, 전국체육대회에서 1등, 올림픽에서 금메달....
자식이 일등을 했다는데, 우리 선수가 세계에서 1등을 했다는데.... 월드컵대회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들었다는데... 싫어할 국민 있겠는가?
그런데 경쟁을 통한 승리 즉 1등이 좋기만 할까? 경쟁의 목적은 효율성의 극대화다. 선의의 경쟁은 발전의 원동력으로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며, 자극을 통한 개인의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 데 모든 경쟁이란 좋기만 한 것일까?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무한도전, 골든 벨을 울려라, 1박 2일, 위대한 탄생, 마지막 오디션, 전국 노래자랑, 가족이 부른다..... 인기 있었던, 인기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상업주의 방송의 생얼을 본다. 오죽하면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은 적이 되어 모든 적을 섬멸하고 혼자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까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할까?
"시험은 치는데, 성적은 매기지 않습니다. 등수라고 하셨나요? 등수가 뭔가요?"
프레시안 기자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노동조합회의에 참석한 핀란드노총(SAK) 국제국에서 일하는 페카 리스텔라(Pekka Ristela)와 인터뷰도중에 나온 얘기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지, 친구와 비교해 우열을 가리는 경쟁이 아니니까요. 학생들을 서로 비교해 서열을 매기는 것은 올바른 교육이 아니지 않나요.
그래가지고 친구들끼리 협동심이나 우정이 제대로 생길 수 있겠습니까?(프레시안-‘"경쟁? 100m 달리기 할 때만 들어본 단어입니다" )
핀란드 교육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받아쓰기, 기중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 기초학력고사... 고 3의 경우 일년 중 한 달은 시험을 치르는데 시간을 다 보낸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전국단위 일제고사를 치러 개인별, 학급별, 학년별, 학교별, 지역별로 서열을 매긴다. 과정은 무시하고 1등만이 최고가 되는 교육... 그게 과연 교육적일까?
공정하지 않은 경쟁은 경쟁이 아니라 치고 박는 막싸움이다. 미들급권투선수와 프라이급 선수를 링 위에서 붙이는 시합이 공정한 경기가 아니듯 고전무용과 발레선수, 국악가수와 트로트 가수를 경쟁시켜 서열매기는 경기는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교육을 하는 학교는 어떤가?
학교는 지금 일등지상주의에 목매는 경쟁지상주의 사회가 된 지 오래다. 일류대학을 향한 무한질주는 사교육시장에서 누가 더 경제력을 가진 사람인가의 여부에 따라 서열이 가려지고 그 경쟁을 위한 무한질주는 그칠 줄 모른다. 선행학습이라고 했던가? 선행학습이란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할 때 정규 과정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배우는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앉아 있는 교실에 교과담임이 수업진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진도에 맞춰 나가는 교사의 수업을 듣으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과정이야 어찌됐던 점수만 잘 받으면... 일등만 하면... SKY에 입학만 하면... 그게 선이 되는 학교는 과연 교육을 하는 곳일까? 소수의 승자를 위해 다수가 피해자가 되는 일등지상주의는 교육이 아니다. 원칙이 무너진 경쟁은 사회정의를 파괴하고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기재(機制)로 작용한다.
학교에서 경쟁은 교육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서열을 매겨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다는 것은 반교육이다. 교육을 상품으로 만들어 학부모와 학생은 수요자가 되고 교사와 학교는 공급자로 만든 교육 시장화 정책. 막가파식 경쟁, 일등지상주의가 선이 되는 학교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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