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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23 ‘시험 성적이 곧 실력’이라고 정말 믿으세요? (14)


대한민국에서 시험이란 최고의 선이요, 정의. 시험성적이 그 사람의 인품은 물론 사회적 지위나 삶의 질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시험성적이 좋다는 것은 공부를 잘한다는 말로 표현한다. ‘공부만 잘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공부를 잘하면 도덕성이나 성품까지도 좋은 사람으로 인식하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다.





시험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EBS가 기획시리즈로 방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방송이 서울대 학생의 ‘A+을 받는 비법시험 성적이 곧 실력인가? 라는 방송편이다. 그 중에서 서울대 학생의 ‘A+을 받는 비법을 보면 충격과 함께 분노가 치민다. 서울대학이 어떤 곳인가? 우리나라 학생이라면 누군가 가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요, 로망이다. 심지어 서울대학만 나오면 굶어죽을 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고주의의 뿌리가 아닌가?


“A+을 받는 비법은 어느 정도까지가 아니라 들리는 것은 모두 적는 수준으로 녹음기를 켜두고 녹음을 해둬요. 그래서 나중 수업이 끝났을 때나 시험 기간에 다시 녹음을 들으면서 필기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앵무새처럼... 의문을 가지면 안 돼요.”


그냥 알려주신 거 받아 적고 농담을 어떤 맥락에서 던지셨고 까지 적고 그 다음에 PPT를 외우고 속기했던 것을 다시 요약해서 다시 외우고 교과서를 보고 기출문제를 구해서 풀고... 이게 고등학교 때 하던 건데, 고등학교 때 쪽지 시험 볼 때나 하던 짓인데 대학에 와서도 크게 다른 게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더 듣고 앉아 있으려니 짜증이 나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욕이 다 나왔다. ‘인터뷰를 하던 학생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자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하니 최고의 성적을 받게 됐다는 대목에 가서는 그만 실소를 하고 말았다. 최고의 두뇌를 가진 우수한 학생을 뽑아 어떻게 이런 교육을 하고 있다니... 수능준비를 하는 고등학생들이나 하는 문제풀이 학습이나 다를 게 뭔가? 이런 짓(?)을 하고 있는 대학 교수를 보면 저 사람들이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들을 길러내는 학자가 맞는지 의심이 간다.


또 하나... ‘시험 성적이 곧 실력인가를 놓고 인도, 중국, 프랑스, 독일의 시험 모습을 현장을 취재한 PD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웃음과 함께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수능과 비슷한 중국의 가오카오는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시험을 돕기 위해 학교 주변에 이사를 하는 극성을 연출하기도 한다. EBS교육기획 시험을 제작한 이미솔 PD는 중국과 유럽의 시험을 촬영하며 처음에는 시험이 단순한 인재를 뽑아내는 도구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니까 시험은 사회제도, 사회 분위기와 완전히 맞물려있는 하나의 문화였다고 진술했다.





시험이라는 문화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 달라도 너무 다르다. 대한민국이나 인도, 중국과 같은 나라는 시험이 곧 한 개인의 사회적 계층이동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새로이 권력을 주거나 무언가를 결정짓지 않는다는데 놀란다. 프랑스의 학생들은 시험이라고 해서 특별히 일상이 바뀌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시험을 통해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얻는 정도로 여긴다고 한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2015년 철학 시험 문제를 보여주면서 출제 문제가 우리나라처럼 5지선다형이라는 객관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존중하는 것이 도덕적 의무인가?", "나는 내 과거로부터 만들어지는가?"와 같은 출제문제에 충격을 받는다.


시험이란 무엇인가? 시험 성적이 곧 수험생의 실력이요, 인품의 척도일까? 아니면 없어지면 안 되는 필요악일까? 평가의 결과가 측정한 가치를 나타내지 못한다면 그런 시험이란 존재해야할 이유가 없다. 그런 평가로 사람의 인품은 물론 사회경제적인 지위까지를 결정하고 계층이동의 수단이 된다면 이는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잔인한 폭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평가란 수험생을 포함한 학부모 그리고 사회지성이 정의를 깨뜨리는 비겁한 묵인에 동참하는 폭거다.


모든 합의는 정의로운가? 우리는 역사에서 강자의 논리가 정당성을 얻고 약자들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던 모습을 종종 본다. 그런 비합리적인 모순이 정보화사회,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가치를 서열화하는 평가, 그런 평가가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을 양성하는 대학에서 받아쓰기 수준으로 전락한 현실을 당연시해야 하는가? 학생들을 서열화시키는 수준 이하의 평가를 언제까지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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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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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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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고등학교만 아니라 대학도 교수들 수업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평가를 한다고 합니다.
    학생 생각이 많이 들어가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대학, 그게 대학일까요?

    2015.12.23 08: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모 교수님으로 부터 들은 얘기는 대학에서 상대평가를 한다는군요. 취업 때 성적증명서를 제출해야할 경우 학교 성적은 곧 인품이 되는데... 그걸 잘 받기 위해 쇼를 하고 있습니다., 순종을 미덕으로 길들이고 성적인 실력이라는 웃기는 풍토입니다. 대학이이라는 간판이 부끄럽습니다.

      2015.12.23 13:38 신고 [ ADDR : EDIT/ DEL ]
  2. 비합리적인것이 합리적인것이 되어 버린 세상입니다

    저는 시험에 객관식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ㅋ

    2015.12.23 08: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들이 그러고 보면 참 많네요.
    좋은 것들이면 자랑스러울텐데, 그보다는
    부끄러운 것들이 더 많으니...
    아휴, 정말 어디서부터 뜯어고쳐야 할지...

    2015.12.23 1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교 교운이 생각납니다. '정직, 성실, 근면' 이 교훈속에 숨어 있는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요? 일제시대 학교를 세운 이유가 그렇듷이 지금 학교는 권력에 순중하고 자본이 순종하는 인간을 길러내고 있습니다.

      2015.12.23 13:40 신고 [ ADDR : EDIT/ DEL ]
  4. 그러고 보니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는군요. 학점 높은 녀석들의 특징은 강의실 맨 앞에 앉아 교수님의 침까지 다 받아내며 열심히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필기에 몰두하던 거였죠. 우리 교육의 현실입니다.

    2015.12.23 13: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대학의 자본심이라는 최소한의 기본도 포기했씁니다. 저런 교수에게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 받은 학생이 오늘날 엘리트 행세를 하며 나라를 망치고 서민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2015.12.23 13:42 신고 [ ADDR : EDIT/ DEL ]
  5. '족보'라는 것도 있다고 하니....
    좋은 성적...믿을 수 있을까요?
    그래도...취업할 땐...성적이 우선이니...ㅠ.ㅠ

    2015.12.23 14: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취업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학성적을 상대평가로 A B C D,,F로 먀긴다더군요. 결국 점수가 실력이라는 평가결과가 나올 수밖에 ㅇ벗습니다.

      2015.12.23 17:21 신고 [ ADDR : EDIT/ DEL ]
  6. 대학이란 곳이 이 지경이 되다니요?
    한번은 하버드대 강의가 TV로 소개되어 봤는데,
    어떤 주제로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만 열심히 하더군요.

    최소한 서울대는 그럴 줄 알았는데...
    죽은 교육만 주구장창 가르치나 봅니다.

    2015.12.23 18: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리는 토론이 아니라 중고등학생처럼 가르쳐 상대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자본의 논리에 순응하는 인간을 양성시키고 있습니다.

      2015.12.23 19:15 신고 [ ADDR : EDIT/ DEL ]
  7. 정의는 여러 개입니다.
    우리는 정의가 하나인 줄 아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낙수효과를 완벽하게 풀어낸 것 때문에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없지만, 존 롤스의 <정의론>을 보면 정의에 대한 공부가 깊어집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센델의 스승으로 20세기의 아리스토텔레스라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평등하고 공정한 자유를 정립한 <정의론>을 통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지만,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모든 주의는 나름의 정의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열을 나누는 것에도 그것만의 정의가 있습니다.
    일종의 진화론적 정의이지요.
    또는 20 : 80 법칙을 최초로 밝힌 파레토의 최적이론도 일종의 정의론입니다.
    공리주의적인 정의로 시장경제의 기반이 되지요.
    최대 다수의 최대 이익....
    윤리학이나 정의론으로 보면 최악의 정의이지요.

    2015.12.24 00: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생각하는대로 닥치는 대로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본주의는 그런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라고 전재하고 이루어진 사회입니다. 생각하는 사람, 논리적인 사람, 시비를 가릴 줄 아는 사람은 자본주의적인 인간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유의 편차가 극과극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입니다. 그런 사회에서 정의는 힘이 되지요. 이성이나 논리가 아니지요. 원칙이나 장의를 아는 사람들이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2015.12.24 04:3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