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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팅이 답이다’

3학년 교실에 수업을 들어갔더니 흑판 위에 이런 급훈이 걸려 있었다. 무슨 뜻인지 궁금해 "센팅이 무슨 뜻이지...?" 하고 물었더니 대답은 않고 모두들 웃는다. 수능을 앞두고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 급훈 어떻게 만들었어요?”
급훈이니까 당연히 학생들의 중지(衆智)를 모아 담임이 결정한 결과일테니 저희들이 모를 이 없다는 생각에서 물었다.

“그거요? 독사가 만들었어요?”

다시 한 번 교실에 웃음꽃이 핀다.

“독사...? 독사가 누구지...?”
웃음에 묻혀 누군가가 ‘우리 담임선생님요’ 하는 소리가 겨우 들린다.

담임이 독사라...! 

'센팅'이란 ‘주먹으로 얼굴 등을 가격할 때 쓰는 아이들의 말’이라는 걸 한 참 뒤에야 알았다.

독사라는 별명을 가진 담임선생님이 정했다는 급훈.

‘공부가 안될때...’
‘집중이 안될 때....’
‘의욕이 없을 때....’
‘정신 못 차릴 때...‘
‘꿈이 멀어져 갈 때....’
‘이럴 때.....’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加擊)....’하는 게 정답이라고...?


선생님이 나쁜 마음에서 이런 급훈을 전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아이들을 하나라도 더 좋은 대학에 보내주고 싶었던 사랑이 이런 식으로 표현됐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이렇게 맞아가며 공부한 학생 모두가 좋은 대학에 갔을까? 아마 그들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구해 결혼도 하고, 지금쯤은 애기 아빠가 됐겠지....?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었던 독사선생님....!

공부가 안되고, 집중이 안 되고, 의욕이 없을 때, 정신 못 차릴 때, 꿈이 멀어져갈 때,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당하면서 공부한 학생들.. 어른이 됐을 그들은 지금도  그 때의 '센팅이 답이다'라는 급훈이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고 말하든’이라는 안준철의 시와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적어 본 글이다.

‘여러분, 여러분은 아름다워요,
여러분이 공부를 조금 잘하고 못하고는 여러분이 아름다움을 결정짓는 큰 잣대가 될 수 없어요. 그리고 내가 아름답다는 것은 하나의 선언일 수 있어요. 아름답게 살겠다는 선언. 여러분도 내가 아름답다고 선언해 보세요. 그리고 내가 선언한대로 아름다운 삶을 사는 거예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바로 오늘이잖아요? 오늘부터 아름답게 살면 되는 거잖아요?’

                                                     (안준철선생님의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든' 중에서)


독사선생님과 안준철 선생님의 가르침 중 누구의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더 감동을 줄까?

누가 나를 끌었을까?

길가다 말고 허리굽혀
한참을 바라보니 꽃의 형상이 보였다.

저 작은 것들은
어쩌자고 피었을까
꽃이 피었다기 보다는
생명이 피었다고 해야 옳겠다.

해묵은 낙엽더미에서
겨우 핀 꽃들에게
차마 사진기를 들이대지 못하고 눈으로만 찍고 또 찍다가

넌 왜 피었니?
그쪽은 왜 피었는데요?
한마디 주고 받다보니
기막힌 마음이 더했다.

난 왜 피었을까? 묻고 또 묻다가
쪼그린 자세를 풀고 일어설 때는
묵은피가 도는 지 가슴께가 아팠다.

오랜만에
사람이 된 기분이다. 
                                                                                             -안준철선생님의 겨우 핀 아이들-


아이들이 꽃으로 보이는 안준철선생님과 센팅의 대상으로 보이는 선생님 중 어떤 선생님이 더 좋은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 배운 아이들이 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할까?

'설램도 없이 아이들을 마날뻔했습니다.
난 아름다원, 누가 뭐라고 말하든
어느 배신자가 늘어놓는 변심에 대한 변명
나이가 700만 17살인 아이가 있다면
바보선생님과 똑똑한 아이들
쉬운 사랑 이야기
2%부족한 아이들과의 사랑
..........................
...........................'

'넌 아름다워,
누기 뭐라 말하든' 의 안준철의 시와 아이들의 목록이다.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저런 선생님에게 한번 배워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이 뭘까?
교육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다.

나의 소중함을 알고 내 생각을 갖도록 하는것....
그래서 내가  부모형제와 친구와 이웃과 민족이 소중하다는 걸 알고 함께 행복해 지는 것....

그게 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선생님이 있다는 것.... 이런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준철선생님은 전남순천의 효산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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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넌 아름다워.
    그냥도 아름다워.
    모든 선생님들이 이렇게 일러준다면
    그들은 모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겠지요?
    감동입니다.
    참교육님, 복 많이 받으셨지요?

    2012.01.24 08:27 [ ADDR : EDIT/ DEL : REPLY ]
  3. 학창시절 선생님과의 좋은 인연은 평생을 좌우하는경우가 종종 있는것 같았습니다.
    귀감되는 좋은글 잘 배워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01.24 08:30 [ ADDR : EDIT/ DEL : REPLY ]
  4. 전 학창시절 저런 선생님이 한 분도 안계셨던거 같습니다....

    남중남고라 그런지 ..ㅎㅎ

    참교육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01.24 08: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안준철 선생님을 만난 학생들이 부러워지는군요..
    학창시절 돌아보면.. 좋은 선생님 한명을 만난다는 것이 큰 행복이더군요..
    그 선생님 한 명이 수십명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 수십명은 또 다른 수십명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구요..

    2012.01.24 09:32 [ ADDR : EDIT/ DEL : REPLY ]
  6. 그러면 아이들 스스로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할것 같아요~ 물론 예외들은 있겠지만요~
    넌 아름다워~ 참 좋습니다.

    설명절은 잘 보내셨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01.24 10:10 [ ADDR : EDIT/ DEL : REPLY ]
  7.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교사가 아름답죠?
    새해에는 그런 교사들이 많아 졌으면 합니다. 자기 몸 사리고, 손바닥 비비고, 입만 살아있는 교사들이 스스로 물러나는 그런 교육현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2.01.24 10: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아이들을 다루는 건 역시 쉽지 않나 봅니다.

    2012.01.24 11: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이런 좋은 선생님아래 가르침을 받는 효산고 학생들이 부럽네요. 그런데 아는바로는 효산고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갈수록 문제가 심해지고있다는..

    2012.01.24 11: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선생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교권이 좀 바로 섰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12.01.24 12: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공감하는 바 큽니다.^^
    올해도 좋고 유익한 글, 부탁드립니다.^&^

    2012.01.24 13: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나이가 들어 내가 받았던 교육을 생각해보니 센팅이 답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히 느껴지더라고요. 어떤 것이 참 어이가 없더라고요.

    2012.01.24 13: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내자식을 교육시킨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면
    다 좋은 교사일텐데...많은 교사들이 이분처럼만 아름답게 하셨으면 합니다.
    참교육님, 좋은시간되시고 늘 건강하세요^^

    2012.01.24 15: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지금도 초등학교때의 선생님들의 교육방식에 대해서 기억이 많이 납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2012.01.24 18: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공감하는 부분이네요..ㅎㅎ
    어릴 적이 많이 생각이 나네요.. 남은 설날 잘보내시길 바래요^^

    2012.01.24 20: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질문이유치

    글로만 교사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그 교사의 언행일치와 실제로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을 봐야하지 않을까요? 맨날 사랑을 외치는 기독교인들은 모두가 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나쁜사람인가요? 글로 쓴 표현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마음을 봅시다.

    2012.01.24 22:41 [ ADDR : EDIT/ DEL : REPLY ]
  17. 아이들을 위한 교사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그러면 교육도 바뀌겠지요.
    참교육님, 설 연휴 마무리 잘 하세요. ^^

    2012.01.24 23: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요즘엔 아이들이 쓰는말들 대부분을 모르겠어요 ^^;;
    저도 벌써 이제 그런나이인가 싶기도 하고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2.01.24 23: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안 선생님의 가르침이 정말 현실에서도 먹혀 들러가길
    진심으로 빌어봅니다. 그런데 가능하기라도 한 건가요??

    2012.01.25 01:20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제가 다닐때는 매를 들어 훈육해 주시는 선생님들도 많으셨고
    마음으로 진정 우리들을 보듬어 주셨던 분들도
    많았었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부모 그 이상으로 따르고 존경했으며
    선생님들도 내 자식보다 더 엄하게 꾸짖고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셨지요..
    옛날이 그립습니다..

    선생님..올해도 건강하세요

    2012.01.25 0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안준철 선생님 멋진 분이시군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2012.01.25 19: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