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 화장이 부담스럽다. 생각을 좀 해봐라.
학생 -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생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사 - 청소년기에 피부가 성장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학생 -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 화장을 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침해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교사 - 공동체라면, 규칙이 있다면 지켜야 한다.
학생 - 그런 규칙이 생긴다면 지킬 수 없다. 대안학교에서 이런 것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교사 - 대부분 학교에서 화장을 못 하게 하지 않느냐.
학생 - 일반 학교에서는 학업에 방해가 되어 그렇다고 한다. 여기서는 이유가 무엇이냐?
교사 - 학업이나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
학생 - 전혀 그렇지 않다. 성적도 상위를 유지하고 뒤처지는 것 없이 열심히 하고 있다. 화장과 별개다.
교사 - 그러냐?
학생 - 화장을 제한하고 선생님들의 행동이 권위적이라면 일반 학교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
교사 - 왜 달라야 하나?
학생 - 다르다고 알고 왔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이 학교에 온 이유가 없지 않으냐?
꿈키움학교의 학부모가 공개한 학생과 교사의 대화(출처 : 경남도민일보)
<이미지 출처 : 경남도민일보>
경남최초의 기숙형공립대안중학교인 꿈키움학교가 학생체벌로 시끄럽다. 교사들에게 자녀가 체벌을 당했다는 학부모들이 체벌교사와 학교장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학교장을 직위해제 시켰지만 학교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장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반발하고 있어 2학기 개교를 앞두고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게 됐다.
대안교육을 하겠다는 학교에서 어떻게 '교사들의 체벌'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을까? 대안학교란 기존의 제도권 학교에서 이루어지던 교육방법에서 한 차원 높은 새로운 교육을 하겠다는 시도에서 출발한 학교다. 그런 학교에서 어떻게 권위주의적이고 획일적인 체벌로 학생들을 지도하겠다는 발상이 가능할까?
문제의 발단은 이 학교를 설립한 교육감의 대안마인드 부재에서 찾아야 한다. 고영진 전 경남교육감은 ‘돌봄과 치유로 몸을 깨우고 마음을 살피는 교육 비전과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꿈 맘 끼키움’ 육성을 위해 현장실습 등 체험, 인성위주 교육이나 개인의 소질·적성개발 교육 등 개인적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겠다며 지난 3월 26일 문을 열었다.
위의 학생과의 대화에서 볼 수 있듯이 대안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철학이 없이는 대안학교는 성공하지 못한다. 대안교육이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위기의 교육, 문제풀이식 학교교육’의 탈출구로서 새로운 학교모델을 창조하겠다는 의지와 철학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고영진 전 교육감은 ‘경남진산학생교육원’ 옆에 꿈키움학교를 설립한 것부터가 잘못된 출발이었다. 부적응학생 위탁교육기관인 ‘경남진산학생교육원’ 옆에 중학교단계인 대안학교를 설립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아(?)를 분리수용, 순치시키겠다는 반교육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잘못된 출발은 학생모집단계에서부터 나타난다. 62명 정원 모집에 겨우 30명이 지원, 불안전한 출발이 이를 증명한 바 있다. 결국 꿈키움학교를 설립한 고영진 전교육감이 부적응학생 위탁교육기관인 경남학생수련원'과 함께 이 학교를 설립한 의도는 대안교육이 아닌 정상적인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학생을 분리해 놓겠다는 '문제아 수용' 의도가 담겨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학생 체벌에 때문에 꾸려진 학부모대책위는 교육감을 만나 우선 '교장직위해제'라는 극약처방을 받아 내기는 했지만 문제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갈라져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교사들도 직업인이기 이 전에 감정을 가진 인간이다. 이런 일을 겪고 수업에 들어가 전과 같이 학생들과 함께 정상적인 공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학생들에게 상처만 주고 문제는 그대로 남는 꼴이 됐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대안교육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학부모 모임’의 요구를 수용해 '학교장 직위해제'라는 극약처방을 했지만 그것이 문제의 해법이 아니라는 것은 학부모들도 알고 있다. 꿈키움학교를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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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름처럼 학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2014.08.19 08: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제대로 자리잡아가야 할터인데요.
2014.08.19 08:36 [ ADDR : EDIT/ DEL : REPLY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여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고운 날 되십시오
애고..... 이런 일도 발생하는군요. 3.15 부정선거 때도 중고등학생들이 먼저 일어났지요. 이 나이대 아이들은 다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하는데..... ㅠ.ㅠ
2014.08.19 09: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정말 현장을 다니다 보면 아이들 함부로 대하는 교사들이 적잖이 있어요.
그렇겠지요.
2014.08.19 1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선생님들의 특별한 철학 없이
어떻게 대안학교가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대화내용만으로도 어느정도 감이 오네요...
2014.08.19 1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진정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란게 지시과 버여지는것만으로 판단돼서는 안되는데 말입니다..
애초 설립 취지에 문제가 많은 학교로군요. 적절한 해법으로 피해자가 더 이상 양산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4.08.19 10: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며칠전에 연수가 있어 가봤습니다.
2014.08.19 22:30 [ ADDR : EDIT/ DEL : REPLY ]한 건물에 연수원과 꿈키움학교가 같이 있던걸요.
현대식으로 깔끔하긴 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못되어서 걱정이지요.
학교는 태봉교 교장선생님이 관리하시고,
꿈키움 교장선생님은 교육원원장으로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늘 솜방망이...그게 문제죠. 쩝~
어디나 본래의 뜻을 물타기하는 자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2014.08.20 05: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저놈의 기득권들,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그들이 구축한 질서에 위배되면 어떻게든 망가뜨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