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면 용감하다했던가?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참 고약한 사람을 만났다. 전생에 무슨 악연인지 몰라도 내가 쓴 글마다 찾아와 악플을 남긴다. 자신의 부족한 글에 비판을 해주는 이웃이 있다는 건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지만 이 사람은 그런 게 아니다. 아예 맘먹고 비난을 하려고 작정을 하고 찾아온다. 제대로 된 비판이 아니라 온통 악의적인 비난일색이다.

블로그 이름이 '참교육'이라니까 '너는 전교조다', '전교조는 빨갱이다.', ' 빨갱이는 악의 축이다.'... 이런 식이다. 내가 전교조 조합원이니까 공존의 대상이아닌 제거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사사건건 '너는 죽일 놈'이다. 

악플을 다는 사람을 만나면 짜증이 나야할 텐데 이 사람은 그런 수준조차 못 된다. 교육학을 전공했거나 교직경험이 있었던 사람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순수하게 교육에 대한 애정도 아니고 교사들에 대한 무슨 증오심 같은 감정풀이 같기도 하다. 



악플의 주인공이 말하는 것처럼 무능한 교사들 때문에 교육이 이 지경이 됐고 학교폭력의 1차적인 책임도 교사들에 있을까?    

세상에 어떤 부모치고 자식에게 더 좋은 걸 먹이고 더 좋은 옷을 입히고 싶지 않겠는가? 마찬가지로 교실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만나면 고의로 아이들에게 적당히 가르치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은 교육자도 아니다. 물론 40만명 가까운 교사들 중에는 별별 사람이 다 있다. 교육자로서의 ‘저건 좀 아니다’ 싶은 사람도 있고, 또 승진을 위해 아이들이 뒷전인 사람도 있다. 부모들 중에서도 자식에게 못할 짓을 하는 사람이 있듯이 교사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 게 현실이다.

부끄러운 얘기를 해야겠다. 나는 경제학을 전공해 일반사회교사자격증을 받아 실업계 사립 고등학교에 근무했던 일이 있다. 초등학교에 10년간 근무하다 이동했기 때문에 교실이 낯선 곳은 아니었지만 급별 차이와 실업계 학교라는 특색을 몰라 한참동안 적응하는데 힘들었다. 교과목도 일반사회가 아닌 윤리와 문서사무라는 과목을 맡았다. 윤리교과가 독립하기 전에는 사회과 교사가 담당했다. 여기다 상과 과목인 문서사무까지....


내가 처음 맡았던 국민윤리라는 과목. 아마 고등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고등학교 윤리교과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기억할 것이다. 개인윤리, 사회윤리, 국가윤리라는 빛 좋은 단원과는 달리 기업이나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과목. 동족에 적개심을 갖게 해 통일에 대한 염원이 아니라 분단을 고착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채워져 있던 교과서가 국민윤리다.

박정희 정권 말기, 유신헌법이 시행되면서 윤리라는 과목은 거의 광기를 담은 국민 세뇌용이었다. 왜 공납금을 내고 이런 내용의 반공인간을 길러내야 했는지 학생들을 알 도리가 없었다.

어떤 교사가 이런 교실의 현장을 두고 감히 유신헌법이 ‘한국적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저항할 수 있을까? 당시 아이들에게 차마 이렇게 거짓말을 가르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기껏 전교조라는 조직을 만들어 집단자살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 관료나 교육학자, 교장선생님들은 말했다. ‘왜 선생들이 가르치라는 공부나 가르치지 않고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느냐?’고 힐란(詰難)했다. 오늘날 빨갱이 딱지를 붙이고 사는 전교조의 역사가 그렇다.


윤리교과에 얽힌 부끄러운 과거뿐만 아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교사에게 지리나 세계사를 가르치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는 지리는... 세계사는 못 가르치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을까? 어찌 교과목뿐일까? 교과서 내용에는 교사들의 철학이나 세계관이란 없다. 권력이 필요해 선택한 지식이 금과옥조다. 반공궐기대회에 동원되고 유신헙법이 한국적민주주의라고 가르쳐야했던 교사는 과연 무능한 사람일까?

의사의 처방에 항의하는 환자가 없듯이 교사가 양심에 따라 교육할 수 있는 게 교권이다. 교권이 없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또 학부모들에게 부끄러운 교과부의 꼭두각시다. 교육의 중립성이란 전교조가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심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교사들은 무능하다? 정말 그럴까?
학교폭력을 조기에 발견해 교육적으로 이끌어 줘야하는 책임..? 
당연히 교사가 할 일이다. 그런데 학교폭력이 발생하게 만드는 원인은 두고 교사들의 책임만 묻고 입건하고 구속하면 해결되는가? 교사들에게 책임을 물어 해결되는 학교폭력이라면 백번 천번 구속해야 한다. 

무너진 교육, 교사들의 무능 때문이라면 그런 교사는 교단에서 축출해야한다. 
중병에 걸린 환자에게 해열제로 병을 고치겠다는 것은 돌파리 의사다.
마찬가지로 백약이 무효인 환자에게 같은 약만 처방하는 의사의 지시를 믿고 계속 투약만 강요하는 교사는 무능하다. 이런처방을 계속하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는 교장이나 교육관료도 무능하고 이런 처방을 계속하는 교과부는 더더욱 무능하고 파렴치하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정치2012.01.05 06:30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김정일이 서거한 후 KBS의 보도 태도를 보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잘 죽었다’는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 더 흉악한 인간인가를 홍보할 수 있을까? 더 악마와 같은 존재로 보이게 할 수 있을까?’그런 보도 태도다. 마치 ‘여기가 평양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며칠동안 하루 종일 김정일에 대한 보도뿐이었다.

“3대 세습이 뭐야? 세계에서도 저런 나라가 어디 있어? 백성들을 굶어 죽는데 어떻게 김정일 혼자만 저렇게 호화생활을 할 수가 있어?”

뉴스를 보고 있던 아내가 하는 말이다.

“잘 모르면서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 하지 마시오”

“모르긴 뭘 몰라요? 며칠 전 KBS ‘긴급입수 김정일, 숨겨진 과거’를 보니 백성들은 굶어 죽어 가는데 코냑 값만 1년에 65만~80만 달러를 쓰고 세계 각국에 여러 채의 별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그게 잘하는 일이오?”

“글쎄요. 세습이 잘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으나 북한 나름의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봐주면 안 될까? 그리고 북한사람들이 굶어 죽는다는 얘기나 코냑 값이 몇만 달러라는 게 사실이겠어요? 설마 그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시각에서 보면 사실보다 더 부풀려 보도할 수 있지 않겠어요?”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김정일 성토로 목청을 높이던 아내다. KBS 특집방송을 보고 화가 잔뜩 나 있었던 모양이다.

“KBS보도를 보니 김정일은 자신의 70번째 생일파티에 1천만 달러(약 110억원)를 투입해 호화잔치를 했다는데... 그런데 북한 사람들 옷 입고 다니는걸 봐요! 우리나라 60년대 사람들이 입던 옷 같잖아요?”

“허 ~ 그러면 북한 사람이 굶어 죽는 걸 보고 있는 게 인도주의란 말이요? 옷이란 자본주의 시각에서 보면 사람의 가치나 신분을 나타내는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의복을 우리처럼 그런 기준에서 보는 게 아니랍니다. 그리고.... ”

“당신은 북한에 가면 환영 받을테니 북한으로 가시오!”


이쯤 되면 대화 끝이다. 더 이상 계속하면 싸움이 될 것 같아 입을 다물고 말았다. 
북한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아내와 나는 적대관계가 된다. 아내는 북한을 성토하고 나는 변명해주는... 그래서 결론은 “당신은 북한에 가서 살아라”다.

아내만의 시각이 아니다. 조중동이나 찌라시 방송을 들으면 북한의 적이요, 그쪽을 조금만 좋게 말하면 빨갱이요 상종 못할 종북주의자가 된다. 하긴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으니 북한을 좋게 표현하거나 북한관련 책을 보면 ‘이적찬양고무죄’로 처벌의 대상이 되니 입 다물고 살 수밖에 없다.

내가 좋아하는 블로그 중에 나꼼수를 좋아한다는 블로거가 있다. 그분은 자신블로그에서 주진우 기자가 ‘김정일 서거’라는 말을 썼다고 ‘’실망했다‘고 기사를 썼다. 우리 속담에 ‘"며느리가 미우면 발뒤꿈치가 계란 같다고 구박한다."고 했던가? 조중동을 접하고 반공교육을 받은 세대들은 북한이 잘 되면 배가 아프거나 좋은 점을 두고 못 본다. 동족이 적이 되고 지질이도 못살고 굶어 죽는 모습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지.... 그래놓고 통일을 하자는 얘긴 왜 할까? 


나는 성격상 궁금한 게 있으면 참지 못한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했겠지만 나도 처음 성경을 읽고 참으로 신비한 경험을 했다. 예수님이라는 분. 그분이 사람인지 신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성경을 몇번씩이나 읽다가 의문이 풀리지 않아 결국은 서양사, 서양 철학사, 종교사, 민중신학, 해방신학까지 읽고서야 겨우 감을 잡았다. 결국 ‘예수는 없다’, ‘만들어진 신’이라는 비판적인 책까지 섭렵(?)하고서야 예수님이 어떤 존재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에서 특히 유신시절 국민윤리를 가르치면서 북한에 좋은 점이라고는 없는 그래서 증오하고 적대감을 갖도록 하는 책이 맘에 안 들어 진짜 북한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했다. 나는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고등학교에서 윤리, 세계사, 역사, 지리, 정치, 일반사회, 사회문화... 를 가르치다 보니 세계 사상사니 종교사니 유물론이며 마르크스 철학까지 기웃거려야 했다.

통일이나 북한문제도 마찬가지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북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을 적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북한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제시대부터 분단과정이며 6·25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부루스커밍스를 읽고 송건호, 강만길, 마찌니 평전, 프랑스 파뇽과 루이저린저를 읽었다. 역사를 가르치는데 이데올로기조차 이해하지 못 하고서는 사실(事實)과 사실(史實)도 구별할 줄 모르는 제자들을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특히 사상에 대한 문제, 사회주의니 공산주의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개념을 윤리 교과서처럼 가르칠 수 없었다.

 


나의 독서욕은 금서도 가리지 않았다. 대학교수연구실에 가면 버젓이 꽂혀 있는 책, 현대 조선사며 북한의 역사책을 왜 고등학교 교사는 읽으면 안 되는가? 북한의 주사철학이며 마르크스 철학에 빠지기도 하고 북한의 역사(고대사에서 현대사에 이르기까지)며 유물론까지 정신없이 읽었다. 그 후 기회가 있어 평양과 개성 백두산까지 갔다 올 수 있었지만 북한에 대한 궁금증은 완전히 가지지 않았다. 내가 고민하고 읽고 느끼고 경험한 일들을 종합해 보면 나름대로의 사회주의나 북한이 어떤 나라라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런 나는 왜 아내에게 종북주의자요, 북한에 가서 살라는 얘기를 들어야 하는가? 

양심의 자유는 허용되는 나라에 사상의 자유가 없다. 형법이 있는데 왜 국가보안법이 필요한가?  분단의 현실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걸 말해도 안 되고 말할 수도 없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말하면 ‘수상한 사람, 빨갱이, 종북주의자, 좌빨이 된다. 나는 이글을 써 블로그에 올려지는 순간 수많은 알바들의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한 집에서 수십년을 함께 살아 온 아내도 내말을 믿어주려 하지 않는데 누구를 욕할 수 있겠는가?

나꼼수를 좋아하다 주진우기자에게 ‘김정일 서거’라는 말을 듣고 실망했다는 글에 댓글을 달았다가 호된 꾸중(?)을 들었다. ‘서울 안 가본 사람이 이긴다’고 했던가? 최소한 이성이나 논리가 아니라 마취된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사회는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도 마찬가지다. 그 틀을 깨고 통일로 성큼 다가 갈 날은 언제쯤일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