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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31 배추를 안으면서 / 이해리 (18)
정치2011.07.31 09:21



 

 

                                                                 
                                                                               사진<네이버 포토갤러리>'킹덤'(pinetree0262)님


배추를 안으면서
/ 이해리


안지 않으면 묶여주지 않겠다는 듯

퍼들퍼들 벌어지는 잎들,
부둥켜안고 묶으면서 알았다

배추 한 포기도 안아야 묶여준다는 걸, 묶여야
속을 채워 오롯한 배추가 된다는 걸
안는다는 건 마음을 준다는 것
마음도 건성 말고 진정을 줘야한다는 걸
보듬듯이 배추를 묶으면서
쓸 곳이 너무 많았던 내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잠시 방심 했다고 죽어버린 화초들과
매일 살피지 않는다고 날아 가버린 펀드와
깜박해서 태워버린 빨래와
어느새 가버린 사람

나는 안는다고 안았지만
안긴 것들은 부족함을 느꼈던가 보다
대체 내 마음의 용량은 얼마만해야 하는 걸까
풀 먹인 옥양목소리 싱싱한 배추를
파랑파랑 묶으면서
감싸 안고 안아도 안겨지지 않던 당신이라는
서운한 바람에게 오늘은 내가 안겨 묶여본다. 

 
시집<감잎에 쓰다> 2010. 시와사람

 

 

          이해리 시인 
경북 칠곡 출생.
대구예술대학교 한국음악과졸업
1998년 계간 <시대문학> 신인상
2003년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대상 시부문 당선
2005년 시집 <철새는 그리움의 힘으로 날아간다> 나남출판사  
2010년 시집 <감잎에 쓰다> 시와사람

자료출처 : '내 영혼의 깊은 곳'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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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1.07.31 09:27 [ ADDR : EDIT/ DEL : REPLY ]
  2. 좋은 시 감사합니다. ^^

    2011.07.31 09: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티스토리에 시나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서가 매마른 사회에서 가끔을 이런 시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도 있지 않겠습니까?

      2011.07.31 10:01 신고 [ ADDR : EDIT/ DEL ]
  3. 안는다고 안았지만 날아가 버린 것들...
    진정이 아니라 건성이어서 그랬을까요?

    2011.07.31 09:53 [ ADDR : EDIT/ DEL : REPLY ]
    • 음악이나 기타 어떤 예술로도 시가 전해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 할 수 없음을 이런 시에서 확인하곤 한답니다.

      2011.07.31 10:03 신고 [ ADDR : EDIT/ DEL ]
  4.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가끔은 답답한 이야기보다 이런 감성적인 글이 필요할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

    2011.07.31 12: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책을 몇권 읽는 것보다 시 한 두편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가 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시를 좋아하는가 봅니다.

      2011.07.31 17:10 신고 [ ADDR : EDIT/ DEL ]
  5. 해바라기

    배추한포기도 사랑으로 묶듯 인생사 모든것 진심어린 사랑의 손길이 필요함을 느끼는 시
    감상 잘 하고 갑니다. 7월도 마지막날 오후 좋은 시간 되세요.^^

    2011.07.31 14:00 [ ADDR : EDIT/ DEL : REPLY ]
    • 김길순시인님과 같은 시인이 읽는 시는 더 남다른 느낌이 있을 것 같네요.
      감성이 풍부하신 분들의 시상과 그런 분들의 시 세계가 부럽습니다들....

      2011.07.31 17:12 신고 [ ADDR : EDIT/ DEL ]
  6. 감사 나 눔

    2011.10.09 10:33 [ ADDR : EDIT/ DEL : REPLY ]
  7. 빈 수레가 요란하다

    2012.01.04 06:37 [ ADDR : EDIT/ DEL : REPLY ]
  8. 빈 수레가 요란하다

    2012.01.05 00:40 [ ADDR : EDIT/ DEL : REPLY ]
  9.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

    2012.01.07 03:26 [ ADDR : EDIT/ DEL : REPLY ]
  10. 매일 살피지 않는다고 날아 가버린 펀드와깜박해서 태워버린 빨래와어느새 가버린 사람.

    2012.01.07 20:51 [ ADDR : EDIT/ DEL : REPLY ]
  11. 죄송합니다.

    2012.04.04 02:20 [ ADDR : EDIT/ DEL : REPLY ]
  12. 그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2012.05.08 23:08 [ ADDR : EDIT/ DEL : REPLY ]
  13. 혼자 내버려 두십시오.

    2012.05.10 23: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