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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5 마산역에는 왜 가고파 노래만 들려줄까? (13)
정치2013. 5. 5. 07:00


 

                                            <이미지 출처 : 오마이 뉴스>

 

기차를 타고 마산역에 내리면 ‘내고향 남쪽바다...’로 시작하는 '가고파'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학교 시절에 배웠던 노래에 대한 추억과 노랫말에 취해 마산이라는 정서가 피부로 와 닿게 하려는 마산역의 배려일까?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낙천적이고 단순하게 볼일만 아이다.

 

가고파라는 시의 작곡가 이은상이 누군가?

 

이은상은 이승만시대에는 이승만을 '이순신 장군 같은 분'이라며 칭송하고 3·15의거와 4·19항쟁을 '무모한 흥분' 내지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 '불합리,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던 인물이다.

 

"4·19혁명이 성공하자 수유리 묘지의 4·19학생혁명 기념비에 4·19를 찬양하는 비문을 쓰고 전두환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키자 '한국의 특수한 상황으로 보아 무엇보다도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것이 거의 일반적인 여론'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던 철저한 기회주의자다.

 

마산시민들은 마산이 4.19혁명의 단초가 된 3.15의거와 유신정권을 무너뜨린 부마항쟁의 숨결이 서린 곳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비록 새누리당의 아지트가 되고 말았지만 역사를 바꾼 긍지와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도시다. 이런 정서가 깔린 마산이라는 곳에 친일과 친독재의 인물이기도 한 이은상의 시비를 건립하자 논쟁이 시작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산역을 찾는 사람들은 기차에 내려 엘리베이트를 타고 마산 역광장으로 내려서려는 순간 눈앞에 진귀한(?) 풍경이 펼쳐진다. 아름답게 꾸며진 역광장 정면에는 전에 없던 검은 페인트를 뒤집어 쓴 이은상의 가고파 시비가 세워져 있고 시비 위에는 서로 정반내의 주장을 한 현수막이 걸려 보는 이들로 하며금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시민 여러분 진실이 무엇입니까? 이것이 민주와 정의입니까?’ 라는 현수막 아래는 깨알같은 글씨로 '마산과 조국을 사랑한 노산선생은 3.15를 폄하하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이은상의 공로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그 아래는 ‘ 3. 15가 통곡한다. 이은상 미화석 철거하라!’ 라는 현수막도 걸려 있다. 현수막 아래는 ‘내고향 남쪽바다 그파란 물 눈에 보이네...’로 시작하는 이은상의 시 가고파가 검은 페인트를 뒤집어 쓴채 얌전하게(?) 앉아 있다.

 

가끔 지나가는 행인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곤 한다.

지난 달에 마산에 갔을 때 기차에서 내리자말자 흘러나오는 가고파 노래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다른 노래와 함께 나오는 게 아니라 연달아 가고파 노래 한곡만 반복적으로 계속 흘러 나오는 것이었다. 이은상 시비문제가 마산의 시민단체와 시비를 세운 측과의 첨예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 노래가 아주 기분 좋게만 들리지 않았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 뉴스>

 

집으로 돌아오려고 역사를 다시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합실에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에도 계속 가고파 노래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차시간이 바빠 그냥 돌아오기는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마산 역사(驛舍)에 왜 논쟁의 주인공의 노래만 듣게 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으로 심란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러고는 잊고 지냈다. 그러다 지난 2일 경남도민일보 독자권익위원회의에 참가하려고 다시 마산 역에 내렸을 때 일이다.

 

벌써 한 달이 지났는데 역시 똑같은 노래가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역장을 만나 항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역장실로 찾아갔다. 마침 역장은 출타중이어서 부역장(서정길)을 만났다.

 

“부역장님! 마산 역에 내리는 손님들은 왜 가고파 노래만 들어야 합니까?”

부역장의 눈이 둥그레졌다.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가 느닷없이 꺼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가고파시비문제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을 부역장이 머리가 허연 사람이 이은상을 칭송은 못할망정 가고파 노래를 방송하는 문제를 따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일까?

눈이 휘둥그래진 부역장을 향해 다시 말했다.

 

“마산역에는 가고파 노래 한 곡 뿐입니까? 그리고 지금 마산에는 이은상 시비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첨예한 문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고파 계속 반복해서 방송하는 저의가 무엇입니까? 시비건립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데 마산역은 왜 한쪽 편을 들어 논란의 중심에 서려고 하는게지요?”

가까스레 감을 잡은 부역장은 할 말이 없는 모양이다.

 

“어떻게 하라는 얘깁니까?”

 

“다른 노래를 들려주든지 방송을 하지 말아야지요. 논쟁이 끝나고 난 후 방송을 하든지 말든지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변명을 하려고 했다.

 

“민원입니다. 민원을 접수해야하지 않습니까?”

 

A4용지 한 장을 픽 던지다시피 책상위에 내놓았다.

 

“나보고 적으라는 겁니까?”

 

“민원 용지를 주세요!, 고객을 상대하는 공공기관에서 민원 문제가 발생하면 처리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게 없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정말 없는지 있어도 없다고 하는 건지....

 

“인터넷에 직접하는 방법은 있긴 있는데....”

머리가 허연 사람이니까 인터넷에서 직접 민원 처리를 하라면 항복하리라고 생각했던 모양일까?

 

“좋습니다. 내가 쓰지요?”

부역장의 자리를 비켜주며 직접 민원을 작성하라는 것이었다.

 

                                         ‘가고파 노래 중지 요청건’

 

‘지난 달에 마산에 왔을 때도 그랬고 오늘 또 마산역에 도착하자말자 가고파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마산은 지금 이은상시비 건립문제로 심각한 갈등과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줄 압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인 마산역은 왜 시비건립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은상의 가고파 노래만 반복해서 보내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도 다른 노래와 함께 보내는 게 아니라 가고파 한곡만 계속해서 보내는게 옳은 일인지요?

 

앞으로 논쟁이 끝날 때까지 가고파 노래 방송을 중단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2013년  5월  2일  민원인 김 용 택

                                                                                마산역 부역장 서 정 길(인) 

 

민원을 접수하고 나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마산 역을 지나갔을텐데 왜 아무도 이이제기를 하지 않았을까? 가고파를 들은 사람들 중에는 이은상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침묵하는 구성원들이 모인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이-메일로 처리결과를 알려주겠다는 확약을 받고 역사를 빠져 나왔다. 마산 역 앞에는 새순들이 펼치는 꽃보다 아름다운 봄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광장 앞에는 가고파 시비 건립에 대한 뜨거운 논쟁의 열기로 한여름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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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바라기

    가고파 노래는 언제들어도 심금을 울려주는데
    그 지은이의 행적이 민족에 역행을 했군요.
    휴일 행복한 시간 되세요.^^

    2013.05.05 07:20 [ ADDR : EDIT/ DEL : REPLY ]
  2. 둘리

    아무리 훌륭한 문학작품이라도 사상검증이 먼저라는 참교육님 멋지십니다. 사상검증으로 문학을 탄압했던 독재자 박정희는 천하의 쌍놈이지만 참교육님은 떳떳하신거죠? ㅋㅋ 빨갱이 사상검증은 못된짓이지만 친일 독재 사상검증은 무조건 옳다는 참교육님. 흑백논리에 철두철미한 참교육님. 존경합니다.

    2013.05.05 08:47 [ ADDR : EDIT/ DEL : REPLY ]
  3. 학교 다닐 때 이은상을 얼마나 존경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친일파였고, 독재를 찬양했습니다

    2013.05.05 09:33 [ ADDR : EDIT/ DEL : REPLY ]
  4. 요즘 일본 아베총리의 역사왜곡과 극우 행보가 전세계인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의 역사인식 또한 천박하기 그지없다는 것.....
    이은상...아마도 전국 초중고 교가 중 이은상 작사인 학교가 한둘이 아닐진대....
    자성의 시간이 필요한 때입니다.

    2013.05.05 10: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환이

    이은상은 대한민국 국보급 문인이자 시인입니다.
    친일은 한 적도 없고, 박정희대통령, 전두환대통령을 찬양한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이것은 자유대한에서 허용된 자기의사표시입니다.
    이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킨점에서는 위의 두 대통령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브람스도 아인슈타인도 개인비리나 비인간성에 절어있었지만
    국가적으로 이를 덥고 훌륭한 음악가,과학자로 남게 했습니다.
    우리도 조금 마땅하지 않다고 매를 들고 흙으로 묻을 것이 아니라
    좋은 분으로 남게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인물을 타박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2013.05.05 15:09 [ ADDR : EDIT/ DEL : REPLY ]
    • 자유요?

      이은상이 박정희대통령, 전두환대통령을 찬양한 것은 맞는 것 이라고 인정하셨죠?
      이것은 자유대한에서 허용된 자기의사표시이라고 덧붙여서 설명하시는군요.
      근데 그건 아십니까? 환이님같이 두 군사 대통령을 추종하시는분들은
      자유 참 좋아하시고 민주주의 참좋아하시는데요. 자유 민주주의 그 두 글자는 두 대통령시대에 없던 말이였죠. 철저히 탄압했고 입막고
      감방보내고 확실한 증거없이 야당. 일반 시민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시킨건 불가피하다고 항변하실건가요?
      그 자유 .민주주의. 당신들이 그렇게 삿대질하던 시위꾼들이 되찾아온 권리죠.
      그렇게 삿대질 했으면 미안해서라도. 아무 댓가도 없이 무임승차 했으면 최소한 부끄러움을 아셔야죠.
      뉘우치셔야죠.

      이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킨점에서는 위의 두 대통령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요?
      경제 발전을 시킨건 국가 발전을 위해 희생했던 노동자와 국민이였지. 궁정동 안가에서 시바스리갈이나 땄던 그분 그리고 적군도 아니고
      국방 방위 업무에 충실했던 군인과 사령관을 체포하고 군인을 사살하며 반란을 주도했던 내란 정치범 그분이 그런건 아닙니다.
      경제발전을 해서 과정은 그렇다 쳐도
      결과는 합리적으로 개선했나요? 불합리하고 희생당해야했던 노동문제는 2013년 현재 세대를 이어 대물림 되고 있습니다.
      애국보수라는 분들. 박정희 전두환 두 군인들을 추종하시는 진영에서는 아예 노동문제는 커녕 기업편에 철저히 서서 권익을 보호하고.
      정경유착을 해도 경제발전을 하면 그만. 부실기업이 되더 그만.이시더군요.
      . 우리도 조금 마땅하지 않다고 매를 들고 흙으로 묻을 것이 아니라 좋은 분으로 남게할 의무가 있다구요? 그렇게 매번 조금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비판하지 않으니깐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시는거 아닙니까?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나쁜놈으로 매도하고 어느 개 돼지도 하지 않는 . 입에 담지도 못할 패륜아나 할짓인 무덤을 파는 흉내내고 관을 꺼내는 쇼를하며 고인을 욕되게 하는건 그쪽에선 정의인가요? 당연한건가요?
      우리나라처럼 인물을 타박하는 나라는 없다구요? 참 말 쉽게 하시네요.
      자유대한에서 허용된 자기의사표시라구요? 그 자유가 당신이 추종하고 찬양하는 반인반수의 지도자. 종교처럼 떠받들여졌던 전씨 시대엔 없었던 단어란걸 깨닫으시길바랍니다.

      2013.05.05 21:21 [ ADDR : EDIT/ DEL ]
  6. 마산역장이 친일파인가 봅니다....

    2013.05.05 15: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오 하룡

    편견이 너무 심하십니다. 노산 선생은 친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315를 폄하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인터넷에 올라있습니다. '노산 선생은 315를 폄하하지 않았다'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독재 부역이란 표현은 적당하지 않습니다. 그의 일생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몰아가선 안됨을 알 수 있습니다. 양지를 지향함 삶을 살았다구요? 노산 선생이 고관대작을 지냈습니까. 그 정도의 인품이면 충분히 그런 유혹도 받았
    을텐데 초지일관 문사의 외로운 길을 걸었습니다. 마음에 들지않더라도 그의 글을 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산역 당국의 소신있는 행동에 박수와 함께 뜨거운 격려를 보냅니다./;오하룡

    2013.05.05 15:37 [ ADDR : EDIT/ DEL : REPLY ]
  8. 결과가 과정을 덮어버리기 일쑤인 이 시대의 희생양이랄수도 있겠죠...

    2013.05.06 02: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이상한 관리를 하는 곳이 마산에도 있었군요. 하기야 일부러 찾아볼라치면 한두 군데가 아닐 듯도 합니다. 썩고 부패한 자리는 다른 흙으로 메꿔야 더 썩지 않습니다. 이상한 관리인에 이상한 문화들 깡그리 뿌리뽑히기를 희망합니다.

    2013.05.06 06: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잘하셨습니다
    님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 보냅니다

    2013.05.06 08:18 [ ADDR : EDIT/ DEL : REPLY ]
  11. 불만은 있을지라도 민원은 생각 못했을 것 같은데..대단하세요.
    이은상의 행적을 떠나서
    공기관이 논란이 있는 문제의 한 편을 드는 듯한 행동을 취하면 안되죠.
    오이밭에서 신발끈 묶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 끈 고쳐매지 말라는데 말이예요.

    2013.05.06 09:02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제가 초등학생 때 기념관 문제로 한바탕 난리를 쳤는데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으며, 그 목소리는 더 작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제 또래들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과격한 어른들의 정치적 이념 분쟁정도로 보거나 아예 모르거나 정도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바가 그것인데, 마산 곳곳에 뿌린 내린 이은상의 흔적이 그를 미화시키고 이것이 정당한 인식으로 바뀌는 것이 매우 두렵습니다. 논란이 된지 벌써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제자리 걸음이고 이것이 결론 짓지 않은채 역사 속에 묻혀 그저 흘러가고만 있다는 사실이 두려운 겁니다. 도대체 친일에 대한 검증 문제를 아직까지 해결하지 않고 '공과 과는 다르니 그것을 언제 검증하더라도 작품을 내세우는 건 문제없다'만 주장을 하니 참.....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나눠져있습니다. 아직은요. 문제는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이용하려는 사람만 남아간다는 사실입니다. 끈을 놓지 않고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지나다니면서 마산역에 민원 넣을 생각은 하진 못했었네요.

    2013.05.06 1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