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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02 교과서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20)


인문계고등학교에 근무하다보면 못 볼 걸 다 본다. 수능전날 전교생들을 운동장에 모아놓고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장도식을 한다. 장도식이 끝난 후 자기 교실로 들어 간 수험생들은 자기가 배우던 교과서와 참고서를 묶어 운동장 한구석에 모아놓는다. 폐기물처리회사가 폐휴지처리를 위해 싣고 가기 위해서다. 졸업까지 아직도 3달이나 남아 있는데 교과서와 참고서를 폐기처분하다니...? 

 

 

 

 

자기가 소중하게 아끼던 물건은 버리기가 아까운게 보통사람들의 정서다. 그런데 학생들은 왜 자신이 배우던 소중한(?) 교과서를 미련없이 버리는가? 우리나라와 같이 수학능력고사가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나라에서 교과서란 곧 자신의 분신과 같은 존재다. 한 학년 내내 교과서에 밑줄을 긋고 외우고 하던 교과서며 문제풀이용 참고서란 교과서에 못지않은 교재다. 인생의 진로와 성패가 달린 책, 왜 이 귀한(?) 책이 오 수능전날 모조리 폐기장으로 실려 가는 신세가 될까?

 

학생들에게 국어를 왜 배우는지, 수학을 왜 배우는지 물어보면 정확하게 말할 사람이 있을까? 국어시간이니까 국어책을 꺼내 선생님이 흑판에 판서를 하고 시험에 출제빈도가 높은 내용은 외우고 또 외우고.. 그게 주요과목 공부 방법이다. 12년간 국어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해도 학생들에게 주제를 주고 글을 써보라고 하면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말하기 듣기 쓰기가 국어교육의 핵심이지만 글쓰기도 자기주장도 조리 있게 말하는 것에는 자신이 없다.

 

수학은 어떤가? 수학을 왜 배우는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시험에 나오니까... 그래서 배우는게 국어요, 수학이다. 영어공부는 한 수 더 뜬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니까 배우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성을 감안 하더라도 영어공부를 위해 해외연수며 영어마을이며... 영어를 못하면 대학도 취업도 직장도 구할 수 없는 게 우리네 영어 사랑이다. 그런데 정말 영어를 못하면 살아가기 어려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될까?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교과서는 도구교과라고 한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소통을 위해 배우는 교과목이다. 말하고 듣고 쓸 줄 알게 하는 교과목... 그것은 공동체 사회에서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사소통과 전달 그리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필요한 공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도구교과가 주요과목이란다. 수학능력고사의 점수비중이 높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사회와 과학 그리고 예체능도 있지만 주요과목과는 비교가 안 된다.

 

사회교과서(역사, 지리, 사회문화...11과목)는 인간이 공동체를 만들고 살아가는 그 사회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찾는 공부다. 사회교과는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가는데 반드시 알아 야할 국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는 경제생활 하는데 필요한 경제지식, 법과 윤리... 등에 관한 지식이 담겨 있다. 자연계교과서는 과학(화학, 물리..)와 같은 교과목은 자연 속에 숨겨 있는 비밀 즉 규칙성을 찾는 학문이요, 예체능교과인 음악, 미술, 체육과 같은 교과목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정서적인 심미감을 풍부하게 하거나 체력을 단련하고 정신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배우는 교과목이다.

 

 

교과서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참고서일뿐이다. 그런데 수학능력고사라는 관문 앞에서는 그 의미가 다르다. 수능으로 사람의 가치를 서열 매기는 통관의례 앞에서는 교과서란 곧 법이요, 진리요, 도덕이다. 교과서에 밑줄을 긋고 외우고 또 외우고... 그러다보면 학교는 교과서 수준을 넘지 못하는 '교과서 같은 인간'을 양산해 낸다. 이런 교과서를 자유발행제도 검인정제도 아닌 국정교과서로 만들면 어떤 사람이 길러질까?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은 헌법이 보장하는 가치다. 교과서가 교사나 정부에 의해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우리헌법은 '교육의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교육의 중립성이란 교육의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세계관적 중립을 의미한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관한 교사의 자유로운 결정권은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한되어야 하지만 정부 또한 정치적인 의도로 교과서를 정부의 홍보물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식민지시대 총독부도 유지한 국정교과서를 박근혜정부는 왜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경향신문이 교육정책네트워크 통신원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핀란드·프랑스·영국 등 4개국은 자유발행제, 일본·중국·독일은 검정제, 캐나다는 검정제와 자유발행제의 중간 단계인 인정제를 적용하고 있었으며 중국도 1986년부터 국정제를 개혁해 현재와 같은 검정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OECD국가 중 중·고교 교과서를 국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베트남·스리랑카·몽골뿐이었다.

 

국사교과서는 총독부시절에도 검인정제를 유지하다가 유신체제 하인 1974년과 1979년 두 차례 국정교과서를 발간했다. 당시 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꿔 5. 16과 유신을 정당화하고 유신독재를 미화해 유신정권에 충성하는 인간을 길러내겠다는 의도로 시행됐다. 박근혜정부가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겠다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과서를 국정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역사교육을 정권의 홍보물로 만들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와 평등을 부정하며 역사의식을 마비시키는 국사교과서 교과서 국정화는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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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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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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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교과서와 참고서를 한꺼번에 모아서
    폐기물처리회사로 보낸다니, 뜻밖입니다.

    교과서 같은 사람이라는 말이
    곧 꽉 막힌 사람을 의미하기도 하는 세상이니,
    교과서라면 지긋지긋한가 보네요.
    이러고 가다가는 학교 자체가 나중에 그런 꼴 당하는 거 아니가 모르겠습니다..^^

    2015.10.02 08: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늘푼수 없이 막힌 사람, 물론 창의성도 없고요.
      이래서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되는게지요.

      2015.10.02 15:06 신고 [ ADDR : EDIT/ DEL ]
  2. 요 며칠은 영어 수학 능력 평가가 또 매스컴을
    타는군요
    이렇게 해도 문제..저렇게 해도 문제..
    애초부터 정책을 잘 수립해 일관되게 하지 못하는것이 아쉽습니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절대 안 될일입니다
    이건 교육의 역주 행입니다

    2015.10.02 08: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교육의 중립성이란 법전에만 있습니다.
      10월 유신을 정당화 하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학생들을 희생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2015.10.02 15:08 신고 [ ADDR : EDIT/ DEL ]
  3. 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댈해도..강행할까요?
    걱정이네요~

    2015.10.02 10: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국민여론이 워낙 안 좋으니까,
    정부여당이 새로운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국정화 시도는 잠시 보류하고, 조금씩 교과서의 내용을 바꾸고 있는 것인데요.
    이미 교육부가 교과서 검인정 제도를 이용해서 뉴라이트 성향에 부합되도록 출판사들을
    회유, 협박하고 있는데요. 교학사 교과서처럼 다른 교재들 역시 근현대사 비중을 줄이면서
    조금씩 자신들의 사관에 맞도록 수정하는 전략으로 유턴한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민주정부가 들어서는 길 이외에는 답이 안나옵니다.
    내년 총선이 그래서 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총선에서 이겨야 대선이 보이니까요...

    2015.10.02 10: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지요. 한반 물러서 여건을 보고 밀어붙이겠다는.... 공무원 연금을 개악하고 그것도 모자라 4대구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한계상황으로 몰아붙이고 국사 교과서까지 국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입니다.

      2015.10.02 15:10 신고 [ ADDR : EDIT/ DEL ]
  5. 작은아이 담임선생님께 물었어요.
    "교과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난처해 하시더군요.
    "그건 좀... 생각해 봐야~ 교과내용을 줄이고 교사한테 자율시간을 주는 것은 환영하나 교과서 없이 수업하는 것은 어려울 듯 하네요~"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을 당황시켜 드렸네요.

    학생도 선생님도 교과서 신봉자가 되어 있는데 국정화는 아니되옵니다.

    2015.10.02 11: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백선생님이 천상 기자정신을 타고 난 모양입니다.
      약한 고리를 찔러보는.... 그런데 선생님들은 사실 교과서만 전달하면 그 보다 더 편할 수가 없습니다. 교재여구돟 똑똑할 필요도 없는... 대신 피교육자만 희생되는게지요.

      2015.10.02 15:12 신고 [ ADDR : EDIT/ DEL ]
  6. 아하..

    2015.10.02 1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주 여유있어 보입니다
      하긴 블로그를 너무 멋지게 꾸며 놓으셨으니 이제 내용만 채우시면 되겠지요.

      2015.10.02 15:13 신고 [ ADDR : EDIT/ DEL ]
  7. 공부하는 이유는 대학가기 위해, 대학가는 이유는 직장 가기 위해 직장가는 이유는 먹고 살기 위해입니다.
    사람이 왜 사는지 전혀 관심없습니다.

    2015.10.02 12: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여건상 저들이 한다면 못할 게 없기에 그냥 두 눈 뜨고 바라 봐야 하는 현실이 너무 개탄스럽습니다

    2015.10.02 13: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부가 하려면 한다.
      그들은 언론이나 권력을 쥐고 하고 싶은대로 합니다.
      그러나 역사까지는 속일 수 없을 겁니다.

      2015.10.02 15:14 신고 [ ADDR : EDIT/ DEL ]
  9. 선생님~ 천천히.채울려고요. 목록도 수정해보고.. 내가 해 봀. 있는걸로 채우고 싶어서요. 마실오세용~~

    2015.10.02 15: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회학은 개념의 이해 없이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공화국'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공화정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민주주의니 권리니... 그건 건 개념의 이해 없이 불가능하지요. 개념을 이해시키지 못하면 암기 할 수 밖에요.
      오늘날 입시준비를 하는 학생들은 사회를 암기과목으로 알아요.
      예술의 경우는 어떨까요?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의 추구'인가요? 저는 이런 생각을 가끔 하곤합니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꽃이 아름다움을 사람들의 머리에 각인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자본주의에서 예술이란 무엇인가?
      자본주의를 넘어선 예술이 존재할 수 있을까? 또 사회주의에서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이 체제를 넘어설 수 있는가?... 이런문제요?

      만나면 토론이 참 재미 있는 토론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전공의 세계에 대하여....

      2015.10.02 17:36 신고 [ ADDR : EDIT/ DEL ]
  10.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려 하고 있군요.

    2015.10.02 19: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상식적으로 이해 못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제 멘붕이 정상이 된듯합니다.

      2015.10.02 20:46 신고 [ ADDR : EDIT/ DEL ]
  11. 선생님이 쓰신 댓글을 이제야 확인하네요. 뵈었을때 물으셨던 내용들이 생각납니다. 지금 댓글을 읽으면서 흥부와 놀부 이야기기가 떠 오르네요. 왜일까요??

    2015.10.14 00: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교과서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까요?
      늘푼수 없는 막힌 사람? 원칙만 곳하는 범생이?.... 사람의 인격을 만드는(?)하는 교과서가 정권의 홍보물이 되면 문제의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금 정계를 비롯한 학계, 교육시민단체. 종교계까지 나서는 이유가 그걸 반증하고 있지요. 특히 역사교과서를 왜곡해 친일이나 유신을 미하하는 것은 역사나 ㅈ상을 욕보이는 일이 아닐까요?

      2015.10.14 05:4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