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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25 수능 끝난 고 3교실 한 번 보시겠어요? (20)


‘오전 10시 경 00고교, 3학년 교실. 자리가 듬성듬성 빈 채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엎드려 잠을 청한다. 카드게임이나 고스톱을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그나마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은 3분의 1수준. 나머지는 ‘유급’되지 않을 선에서 아르바이트나 운전면허 취득, 늦잠 등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 한국교육신문 ‘무질서 고3교실…학교도 속수무책’에 보도된 기사에 나온 얘기다. 속수무책이 된 교실. 이런 풍경(?)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수십년 전부터 수능이 끝나기 바쁘게 교실은 무법천지가 된다. 신분은 학생이지만 수업은 물론 교칙도 생활지도 규정도 무용지물이다.

 


                                        <이미지 출처 : 한교닷컴에서>

 

수능이 끝난 학생들만 그런 게 아니다. 2학기부터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합격자 발표가 끝난 순간 이미 학생이 아니다. 대학을 준비하는 학교에 대학에 합격했으니 공부가 필요할 리 없다. 수시 합격자는 창가에 자리까지 따로 마련해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운전면허 시험준비를 하도록 배려까지 해 준다.

 

통제 불능의 교실, 이 맘 때가 되면 교육청에서는 연례행사처럼 공문이 날아온다. ‘단축수업 금지’니 ‘교육과정 정상화’라는 공문이 그것이다. 국영수 시험문제 풀이로 예체능과목은 기타과목이 된 지 오래 된 교실에 웬 교육과정 정상화’니 ‘단축수업 금지’일까? 이런 공문을 보내는 교육청에서는 정말 이런 공문으로 학교의 교육과정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을까?

 

수능 끝난 학생은 복장부터가 다르다. 시퍼렇게 살아 있던 교칙도 수능이 끝나면 이들은 치외법권의 특혜(?)를 누린다. 여학생들의 복장은 눈에 띠게 달라진다. 귀거리를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얼굴성형까지 하고 나타난 학생도 있다. 머리 염색은 기본이고 금지하던 장신구나 화장까지 하고 다닌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립스틱을 바르고 눈화장까지 한 학생도 있다. 엊그제까지 ‘학생다움’(?)을 강조하던 교칙은 하루아침에 이랗게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신분은 학생이지만 교칙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학생들은 그동안 누리지 못한 자유를 한꺼번에 누리기라도 하겠다는 듯일까? 수능 끝난 고 3교실은 갑자기 자유를 만끽하는 해방구가 되어 엊그제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지각은 예사고 출석만 체크하고 삼삼오오 교문을 빠져 나간다. 학교에서는 간혹 전문대학 같은 곳에서 입시설명회를 위해 학교를 방문하기도 하지만 진학할 대학이 이미 정해진 학생들에게 그런 건 관심밖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으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들에게 그런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 MBC>

 

수능이 끝나고 졸업하기 까지 3~4개월 동안 고 3교실은 해방구다.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공납금은 내야 한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수고했으니 공부를 가르치지 않고 월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일까 고 3수업을 맡은 교과담당선생님들은 수업조차 들어가지 않는다. 수능 전날 지금까지 배우던 책이며 참고서를 묶어 고물상에게 던져버린 학생들에게 정상수업이 될 리 만무하다.

 

‘법이란 필요할 때만 지켜도 좋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싶은 것일까?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은 시간 나는대로 이 문제를 지적(수능 끝난 학교, 교육도 끝인가?, 등교하면 잠자고 영화나 보는 학교... 왜 가지?, 수능끝난 고 3학생 대책 세워야 )했지만 교육부는 들은 채도 않고 있다. 학생을 이중 인격자로 키우는 이러한 현실을 왜 교육부는 수십년동안 모르쇠로 일관할까?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면 학기제를 바꾸면 된다. 3월에 시작해 2월에 끝나는 학기제가 아니라 1월부터 시작해 12월에 끝나는 학기로 바꾸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가?

 

아니면 수능이 끝나면 조기 졸업을 시키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출석일수가 필요해 공부도 하지 않은 교실에 학생들을 잡아 놓고 공교육 정상화니 단축수업 금지와 같은 쇼(?)를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에서 탈출한(?) 학생들이 누리는 자유를 시기해서가 아니다. 인생의 황금기와 같은 소중한 시기에 공부도 하지 않고 방황하는 3~4개월. 그들의 소중한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언제까지 ‘진풍경이 되고 만 고 3교실’을 방치해 두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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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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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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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해는 되지만 뭔가 대안이 있어야겠습니다
    '정말 아까운 시간들인데..

    2015.11.25 08: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저도 그 버릇을 못 고치고 오랜 쉼을 하고 있나 봅니다. 해방이 주는 묘미는 순간일텐데...
    그러고 보니 어제 하루...
    그렇다고 진정한 쉼도, 자유도 모릅니다.
    오전엔 그동안 미룬 기사 한건 올리고, 오후엔 도서관 간다는 큰 아이 보필하고 저녁엔 열매문학에 가서 2시간 30분동안이나 합평하고 돌아와 남편을 맞이했으니까요. 거기에 '나'가 있을까요? 내 일이 있었을 뿐이었네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좀 더 갖을께요. 이 아이들에게도 그런 공간과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네요. 늦지 않게...

    2015.11.25 08: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 세상의 엄마들은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삶을 산다더군요.
      운명론을 믿으며 그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박차고 일어나 나를 찾는 ..나의 삶을 찾는 삶을 살 것인가...그게 문제입니다. 이제 조금씩 자신을 찾으며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겠지요.

      2015.11.25 12:50 신고 [ ADDR : EDIT/ DEL ]
  3. 오늘도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있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5.11.25 10: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올해는 여름내내 가물다가 겨울 무턱에서 비가 오네요. 그것도 가뭄에 도움도 못주는 비가....

      2015.11.25 12:51 신고 [ ADDR : EDIT/ DEL ]
  4. 3-4개월입니다.
    이 때만이라도 철학과 문학, 정치경제학이라도 제대로 가르치면 안 될까요? 학교선생님이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2015.11.25 11: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말이 안 되지요. 배우지 않고 방황하는 3~4개월... 황금기와 같은 청소년들의 삶을 빼앗을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는데.... 교육부는 쇠귀에 경읽기입니다.

      2015.11.25 12:52 신고 [ ADDR : EDIT/ DEL ]
  5. 11월 내내...오후까지 잡아놓고 있다고 들었어요. 에효...ㅠ.ㅠ

    2015.11.25 11: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일전에 포스팅하셨던 내용의 연장선이네요...
    수능 이후의 시간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굳이 학교에 나갈 이유가 없겠지요.
    학교 차원에서 귀중한 시간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15.11.25 11: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교에 따라서는 조금씩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청소년기의 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개인은 물론 국가적인 낭비이기도 하고요.

      2015.11.25 12:54 신고 [ ADDR : EDIT/ DEL ]
  7. 고3때까지 수능이 유일한 목표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른 가치 있는 목표를 만들어주는 것이 대한민국이,교육부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군요.

    2015.11.25 11: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요. 교육의 목적인 수능이요. 시험인 나라에는 진정한 교육은 없습니다. 우민화교육만 있을 뿐잊비요.

      2015.11.25 12:55 신고 [ ADDR : EDIT/ DEL ]
  8. 좋은방안이 있었으면 합니다. ^^

    2015.11.25 12: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기제로 바꾸면 안 될것도 ㅇ벗그던요. 물론 부작용도 있겟지만 이를 방치한다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폭력입니다. 더구나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잖아요?

      2015.11.25 12:56 신고 [ ADDR : EDIT/ DEL ]
  9. 학력고사 세대인 저희 때에도 시험 끝난 뒤엔 무의미한 학교 생활의 연속이었는데 여전히 반복되는군요. 무언가 체제를 확 뜯어고쳐야 할 것 같은데 과연...

    2015.11.25 22: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치며 경제, 교육문화 등 어느 곳 하나 멀쩡한 곳이 없습니다. 자연으 ㅣ섭리로 흘러가는 물까지 막아 국토를 병들게 한 게 우리나라 정치인들입니다. 부패공화국, 병든 교육... 혁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2015.11.26 06:59 신고 [ ADDR : EDIT/ DEL ]
  10. 사실 한국의 회계연도에 미루어 1월에 학기를 시작하는게 합리적이긴 합니다.

    어차피 한국에서는 민간이나 금융이나 사기업이나 공기업이나 교육계열이나 회계연도가 단일화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아마 연중 에어컨과 히터를 최대한 적게 가동해야하는 부담때문에 3월로 된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한국이 아열대기후에 조만간 편입될것으로 보이고 진짜로 그렇게 되면 참교육선생님의 말씀처럼 그냥 회계연도의 시작과 끝에 맞추어 학기를 운영하는게 제일 좋은 방안인것 같습니다.

    2015.11.25 23: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교육부는 그런 생각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교육을 상품이라고 했는데 수요자들은 공급자에 끌려 다니는 모습도 이해가 안되고요.

      2015.11.26 06:02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