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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3 “선생노릇이나 똑바로 해!” (13)
정치2011. 8. 3. 05:00



학교가 양성하고자 하는 인간은 어떤 모습의 인간상일까?

오마이뉴스에 가끔 글을 쓸 때의 일이다. 
사립학교문제나 학교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글을 쓰면 가장 댓글이 많이 달렸던 얘기가 “선생노릇이나 똑 바로 해!” 라는 소리였다.

‘어떻게 하면 선생 노릇 똑바로 하는 것일까?’
비사범계 출신인 내게 피부색깔처럼 따라 다녔던 나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선생 노릇 똑 바로 하는 것일까’였다. 
처음에는 나는“많은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는 것!...‘ 여기 저기 참고서를 보고 교과서와 관련된 정보는 일일이 메모해 두었다가 수업시간에 자료로 활용하고...
그게 교사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인줄 알았다.

                                                        <이미지출처 : 교육희망에서>

학교 교훈 중에서 가장 흔한 교훈이 ‘근면, 정직, 성실‘이다. ’근면하기만 한 사람. 정직하기만하거나 성실하기만한 사람‘을 학교가 길러 내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까? 오래 전에 본 뉴스 중에 잊혀 지지 않은 기사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공동으로 만든 `차세대 고교 경제교과서 모델'이 반(反) 노동 정서를 반영했다는 비난이 일자 책자 인쇄를 돌연 중단했다’는 뉴스였고 또 하나는 11살인 초등학교 여학생이 때리고 맞는 '체벌카페'를 운영하다 적발된 사건이었다.

‘전경련‘이 어떤 단체인가? 1961년 1월 '경제계의 대동단결과 경제건설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민간인들로 구성'된 단체다. 창립 당시 13명이던 이 단체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연건평 5만975㎡의 회관에 회원만 해도 무려 470개 회사(2000년 말 현재)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경제단체다. 전경련이 왜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바보가 아니라면 대부분이 노동자가 될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처지와 전혀 무관한 자본의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수업시간에 노동자의 권익이나 노동 3권에 대해 예를 들거나 비판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 얘기해줄 때가 있다. 그럴라치면 어김없이 손을 들고 항의하듯이 자본의 시각에서 반박하는 학생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조선이나 중앙, 아니면 동아일보 신문을 보고 있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노동자 의식을 거세한 인간 양성'

이게 자본이 길러 주기를 바라는 인간상이다. 교육부가 어떤 의도에서 이런 일을 하려고 시도했는지 모르지만 ‘몸은 노예인데 생각은 주인의 머리를 가진…. ‘ 그런 인간을 양성하겟다는 것은 민주시민을 양성하기를 포기한 반교육적 교육포기 선언이다. 


정직하기만 한 사람, 근면하기만 한 사람…. 이런 교훈은 주로 독재정권이나 군사정권시절 학교가 자본이 원하는 인간을 양성하기 위한 교훈이다. 어떻게 11살인 초등학교 여학생이 ‘나중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노예 계약서까지 작성해 가학적인 체벌 행위를 즐길 수 있을까? 이 여학생은 선천적으로 비뚤어진 생각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천사와 같은 순진한 어린 아이가 이런 놀이에 빠진 것은 성장하면서 주변에서 듣고 배운 사회교육의 결과다.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여학생에게 돌을 던질 사람은 과연 누군가?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를 두고 ‘선생노릇 똑바로 하는 게 어떻게 하는 것일까?
친일세력의 후예들이 만들어 준 국정 교과서를 열심히 가르쳐 주면 훌륭한 교사인가? 불의한 세상에 정직하고 성실하게 키워 주면 훌륭한 인물, 행복한 민주시민이 되는가? 오염투성이 먹거리조차 구별 못하는 정직하기만 한 사람은 자신의 건강조차 지키기 어렵다. 머리 속에 아무리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환경의식이 없는 인간은 자신의 건강을 지켜내기 어렵다. 민주의식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민주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질높은 삶을 살기 어렵다.   

오늘날 학교가 길러야 할 인간상은 ‘품행이 방정하여...’ 모범상을 받는 학생이 아니다. ‘골든 벨을 울려라’라는 TV프로그램에서 스타가 된 학생은 더더욱 아니다. 노동자의식을 가진 건강한 노동자, 내가 누리는 작은 자유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 선배들의 피땀으로 일구어 낸 소중한 가치라는 부채의식(역사의식)을 가진 인간. 비판능력과 민주의식을 가진 건전한 민주시민, 권리의식과 평등의식을 가진 그런 인간을 양성해야 하는 것이다. ‘머리는 있어도 생각이 없는 사람'을 길러 자신이 불행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불행한 인간을 양성하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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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교다니면서 이런 문제로 학교를 그만 둘까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더랬습니다.
    그래도 진지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용기를 주신 선생님들이 계셔서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갈 수 있었지요. ^^

    2011.08.03 05: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늘말은 정말 와닿습니다.
    근데 저런말을 하시는 분이 있어요? 인터넷상이라고 막말하시네요.에휴 속상하셨겠어요 ㅠ

    2011.08.03 07:24 [ ADDR : EDIT/ DEL : REPLY ]
  3. 말씀하시는 그런 학생들을 키우는 몫이 선생님의 역할이라고 정말 공감합니다..
    요즘 선생님들 참으로 힘들것 같아요. 제 친구들도 선생님이 많은데..
    점점 회의가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2011.08.03 07: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바르게 가르치고 배우는 것...
    참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ㅎㅎ

    잘 보고가요

    2011.08.03 07: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안철수 박사가 우리 시대의 리더십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정말 역사의식 민주의식 등을 가진 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1.08.03 08: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지난번에 교육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답다는게 바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것
    아이들에게 가르쳐야지요. 그게 선생 노릇 똑바로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2011.08.03 09:15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지당하신 말씁입니다. 이런제도와 틀속에서 교사의 역할은 분명 한계가 있을뿐입니다.
    과거에 인기있었던 장학퀴즈가 생각나는군요..엄청 인기있었던 프로였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잠재적으로 치열한경쟁의식과 1등만을 바라면서 커왔죠..장학퀴즈 1등이 똑똑한 사람이라는 대명사...우리사회가 잠재적으로 키워내는 이데올로기의 재생산일 뿐입니다. 오로지 경쟁과 주어진교과서를 암기하면 최고인 세상이 되어버렸죠

    2011.08.03 09: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명박에게 대통령 노력 제대로 하고, 조중동에게는 언론노릇 제대로 하라고. 이들 때문에 나라 모양이 이 모양 이꼴입니다

    2011.08.03 09:39 [ ADDR : EDIT/ DEL : REPLY ]
  9. 영혼없는 기계나 제작하라는 말이겠지요.

    2011.08.03 09: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가정에서도 이런 낡은 틀을 없애줘야 할 것 같습니다.
    글을 읽고 많이 부끄러워지네요.

    2011.08.03 10:57 [ ADDR : EDIT/ DEL : REPLY ]
  11.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입니다.
    땀방울의 가치를 모르고
    머리통만 큰 인간을 길러내는 곳이 학교라면
    차라리 학교에 보내지 않겠습니다.

    2011.08.03 19:03 [ ADDR : EDIT/ DEL : REPLY ]
  12. 비밀댓글입니다

    2011.08.08 19:56 [ ADDR : EDIT/ DEL : REPLY ]
    • 자조적인 말씀보다 구쳊ㄱ으로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삭하시든제 하는 게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런지요?
      학교선생 잘못만이 아닙니다. 교육정책이 이 모양인데 선생님들 힘만으로 어절 수가 없어요.

      2011.08.09 20:02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