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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01 노동자로 살아갈 제자에게 ‘노동의 가치’ 가르쳐야 (19)


 

 

오늘은 122주년 세계노동절이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노동을 천시하는 풍토가 생기면서 '노동'이라는 말 대신 ‘근로’라는 말로 바뀌고 ‘노동절’도 ‘근로자의 날’로 바뀌었다.

 

노동이 왜 부끄러울까?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

‘30분 더 공부하면 내 남편 직업이 바뀐다’

 

지금은 사라졌는지 모르지만 몇 해 전만 해도 교실 전면에 이런 엽기적인 급훈이 버젓이 걸려 있었다.

 

북한이 사회주의라는 분단국가 탓일까? 우리나라 학교교육은 ‘노동은 천한 것’이라는 의식을 은연중에 심어주는 반 노동적인 의식화교육을 계속해 왔다. 학교는 우리사회는 지금까지도 ‘화이트칼라’는 고귀한 직업이요, ‘블루칼라’는 천한 직업이라는 걸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학교에서도 교과서를 통해 은연중에 ‘못배우고 못났으니까 노동자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게 당연하다’는 열등의식을 갖게 하는 운명론적인 세계관을 심어왔다.

 

 

 

노동이란 정말 추하고 천하기만 한 것일까? 노동이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국어사전)라고 풀이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자를 만드는 게 왜 천한 일인가? 노동자들의 땀흘림이 없이 사람들의 삶이 가능할까? 더더구나 노동을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을 분리해 노동자들은 천대받고 가난하게 살아야할 존재라는 가치를 심어 왔던 것이다.

 

노동이야말로 천한 것이 아니라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농부가 농사를 짓지 않고 의사가 환자를 돌보지 않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아주아주 오랜 옛날 노동자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노동자는 귀족이나 양반이 되다 못된 미완성품으로 노동이란 노예들이나 하는 천한 일이었다.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권리조차 무시당하고 살던 노동자들이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고 권리를 행사하게 된 것은 각성된 노동자들의 투쟁의 결과였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실정은 어떨까? 선거 때만 되면 각 정당에서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생색을 내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아직도 비참하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대우는 심각한 수준이며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2011년 8월 기준으로 1,751만 명의 임금노동자 중 절반에 가까운 865만 3천 명(49.4%)이 비정규직이며,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663만 명(64.3%)이 비정규직이다.

 

 

 

산재로 인한 사망 만인률은 OECD 국가 중 1위(일본, 독일의 4배, 영국의 16배/ 교통사고의 1.3배)로 3시간마다 1명이 죽고 5분마다 1명이 다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에서 제외되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실질 산재는 최소 10배 이상이며, 전체 산재의 80% 이상이 50인 미만의 중소영세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남자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 할 때, 여자 정규직 임금은 66.4%, 남자 비정규직 임금은 51.7%, 여자 비정규직 임금은 40.5%에 불과하다. 저임금계층이 26.7%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고, 임금불평등 지수(상위 10%와 하위 10% 임금격차)는 5.1배로 멕시코 다음으로 심한 형편이다.

 

학력과 학벌에 따른 노동조건이나 임금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9년에는 25~29살 고졸 노동자의 임금을 100이라고 했을 때 중졸 이하는 89.7, 전문대졸은 103.4, 대졸 이상은 124.2였다. 하지만 55~59살 임금은 전문대졸 136.7, 대졸 이상은 222.6으로 고졸과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학력 수준별 노동시간 격차를 봐도, 2009년 고졸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100으로 했을 때 중졸 이하는 103.6, 전문대졸은 94, 대졸 이상은 89.1로 나타난다. 대졸 이상이 고졸자보다 10% 이상 덜 일하고도 임금은 최대 2.2배나 된다.

 

 

 

2008년 기준으로 최상위 13개 대학 출신 취업자들은 14~50위 대학 졸업자보다 14.2%, 51위 이하 대학 졸업자보다 23.2%, 전문대 졸업자보다는 42%나 임금을 더 받고 있다. 1999년에는 최상위 13개 대학과 14~50위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1%에 불과하던 것이 9년 만에 훨씬 커진 것이다.

 

사회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에서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의 노동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교육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일류대학을 못 다녔으니까, 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니까, 자포자기하고 좌절하고 열등의식에 사로잡힌 청소년들이 가는 곳이 노동현장이라는 왜곡된 인식은 내일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가름하는 바로미터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72.5%가 대학에 진학하는 기이(?)한 나라, 공식적인 교육기관인 학교가 노동과 노동자로서의 삶을 천시하는 의식화교육을 시키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세계 제 122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내일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에게 열등의식과 좌절감을 시키는 노동천시교육은 중단해야 한다. 말로는 서민을 말하면서 노동자가 천시받는 풍토에서는 실질적인 삶의 질도 복지국가도 허구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영국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과 같이 초등학교에서부터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을 배울 수 있도록 학교 교과과정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  이 기사의 통계자료는 전교조 보도자료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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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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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티아고에서 늘 느끼는 일이지만 직업에 대한 귀천을 생각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가 필요하더군요. 늘 건강하세요.()

    2012.05.01 06: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벼리

    노동의 참된 가치를 알아 줄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012.05.01 07:01 [ ADDR : EDIT/ DEL : REPLY ]
  3. 글로피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라는 구절이
    그저 형식과 구호에 그치는 말이 아니라
    진정한 그 가치를 인정하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 합니다^^*

    2012.05.01 07:28 [ ADDR : EDIT/ DEL : REPLY ]
  4. 맞습니다. 저도 참교육님의 의견에 동의를 하는 바입니다.

    2012.05.01 07: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공휴일, 빨간날 쉬는 직장인이 부러운 아빠소입니다~

    2012.05.01 08: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좋은 글 늘 감사드립니다^^

    2012.05.01 10:14 [ ADDR : EDIT/ DEL : REPLY ]
  7. 공감합니다. "노동"에 대해 어릴때부터 은연중에 그렇게 듣고 배우고 자랐으니,
    그런 선입견이 평생을 갈수있단 생각이 드네요.

    2012.05.01 1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내가 자네들을 만나면 제일 부끄운 일은 그때 내가 사회의식이나 민주의식이 있었다면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줄 수 있었을텐데....
      그런생각을 하곤한다네.
      초등학생 시절이라도 쉽게 민주의식이나 역사의식을 길러줄 수 있었는데...
      그 보다 더한 인문계에서도 수업 전에 가끔 그런 예길 했다네.
      '폭력과 권력이 어떻게 다르지요?'
      이렇게...
      그래서 현상과 본질이 다른다는 걸 깨우쳐주고 했었는데.....
      뒤늦게 내 글을 읽는 캐롤린에게 미안함과 고마운 생각이 드는 이유가 옛날 못다한 교사로서 부끄러움 때문이라네.
      벌써 사위 며느리를 볼 나이가 된 제자에게....

      2012.05.01 13:46 신고 [ ADDR : EDIT/ DEL ]
  8. 참된 노동의 값진 결실을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시스템이 가동되었으면 합니다.

    2012.05.01 11: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노동자에 대한 가치...아이들에게 가르쳐야지요.

    잘 보고가요.

    즐거운 오월되세요.

    2012.05.01 11: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12.05.01 14: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하모니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인데 사회주의로 표현하는이유는 무엇입니까? 공산주의는 더럽고 추한건지?

    2012.05.01 17:28 [ ADDR : EDIT/ DEL : REPLY ]
    • 북한이 공산주의....?
      오늘은 하모니님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셨네요.
      북한이 공산주의라고요...ㅋㅋㅋ

      하모니님은 사회주의와 공산 주의를 구별 못하시는군요.
      사전에서 한번 찾아보시죠?

      2012.05.01 18:08 신고 [ ADDR : EDIT/ DEL ]
    • 하모니

      사전에서 찾아보니 사회주의는 아닌듯하네요. 사회주의에 삼대세습과 선군정치, 유훈통치, 주체사상은 안보입니다. 대체 북한의 정치체제는 뭔가요 참교육님?

      2012.05.01 19:33 [ ADDR : EDIT/ DEL ]
    • 허~ 하모니님 해고 되시겠어요..ㅠㅠ
      북한헌법을 찾아보세요.

      2012.05.01 19:54 신고 [ ADDR : EDIT/ DEL ]
    • 하모니

      박정희시절에도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민주주의 국가다 라고 적시되어 있는데 그럼 박통때도 남한은 민주주의 국가였던것에 동의합니까?

      2012.05.02 07:48 [ ADDR : EDIT/ DEL ]
  12. 불편한 진실

    막연히 노동의 가치를 가르친다는 말은 무의미합니다.
    외국인노동자 불법체류자가 있는 한 단순노동임금은 오를 수 없습니다.
    그들은 120만원을 받아도 자신의 가족이 충분히 먹고살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임금은 희소성의 원칙에서 결정되는 것이므로 외국인 노동자 수입하지 말아야 노동 임금이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나라 노동자는 3D업종을 기피한다고 하는데, 정직한 말이 아닙니다. 고생에 비하여 임금이 터무니 없이 적기 때문에 안하는 겁니다.
    노동운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선동에만 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어려운 노동자의 민심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막노동이나 목수, 선반공 같은 일만해도 일가족이 먹고살았는데, 왜 지금은 대학을 나오고도 취직이 어렵고 살기 어려운지 그 해답은 바로 단순노동이 우리나라에서는 저임금이라는 데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인력시장에 1백만에서 2백만 가까이 공급되는 데 어떻게 우리나라 단순 또는 육체노동자가 경쟁력이 생길 수 있습니까?
    모든 사람이 존경받고 직업의 귀천이 없게되려면 쓸데없는 교육이나 선동이 아니라 바로 노동의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남의 나라에 의존해서 3D노동, 결혼까지 해결하려는 잘못된 생각을 고쳐야 합니다. 모든 국가와 민족이 독립적으로 자신과 타국의 고유성과 문화를 서로 존중하면서 필요한 것은 적극 협조하고 교류함으로써 각자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자신들이 하기싫은 노동을 위하여 노동자를 수입하고 결혼 배우자도 수입하려는 비윤리적인 방법은 결국 좋지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자신의 더럽혀진 발은 자신이 닦는 것이 제일 합리적인 좋은 방법입니다.

    2012.05.01 17:43 [ ADDR : EDIT/ DEL : REPLY ]
  13. 좋은 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로 바뀌는 세상을 어여 만드는 게
    이른바 꼰대라 불리는 기성세대의 의무가 아닐까 합니다.

    2012.05.01 18: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달팽이

    더 많은 글들을 기고 하셔서 더 많은 사람들이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됩시다 우리나라 좋은 나로로 말입니다

    2012.05.01 21:5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