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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26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선행학습, 왜 좋아할까? (22)


 

 

영화관에서 맨 앞줄의 관객이 일어나서 영화를 보면 뒷줄에 앉은 관람객은 어쩔 수 없이 서서 영화를 봐야 한다. ‘선행학습’이란 게 그렇다. 수업을 하러 들어갔는데 몇몇 학생은 오늘 수업을 할 내용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면 그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학원에서 배워 온 학생들이 있다면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수업을 하기가 난감하다. 학생도 재미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들어야 하는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진지하게 참여할 수 있을까?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시민단체가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습을 법으로 금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할지 모르겠지만 오죽하면 이런 법을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올까. 선행학습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대 초 특목고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부터다. 중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배워서는 특목고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학부모의 심리를 사교육 시장이 파고들면서 부터다.

 

 


선행학습은 교실파괴의 주범이다. 겨우겨우 수업 분위기를 잡아 진도를 나가려면 오늘 배울 내용을 알고 있는 몇몇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과정을 설명하려는데 답을 미리 발표해 수업의 흐름을 깨버리면 아무리 유능한 교사라도 수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 학교의 현실은 어떨까?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은 '모든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고 들어왔다'는 전제 하에 수업을 진행한다. 중학교 1학년 영어 교사는 '모든 아이들이 기초 영문법 정도는 다 떼고 들어왔다'고 전제하고 수업을 시작하고 고등학교 1학년 수학 교사는 '모든 아이들이 정석을 한 번은 보고 들어왔다'는 전제 하에 수업을 시작한다.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 학교수업을 기다리고 온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 이렇게 선행학습은 교사도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도 또 선행학습을 받지 않고 온 학생도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게 선행학습이다.

 

좋은 의미로 선행학습이란 학교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예습 차원’에서 한다면 의미가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승자독식주의 경쟁교육사회에서 '예습차원'에서 하는 선행학습이란 없다. 

 

학원에서 명분이야 학교 교육과정을 충분히 습득한 학생들에게 수월성 교육의 차원에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했듯이 선행학습이란 통상적인 예습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 대다수 학생들에게는 효과가 없거나 해로우며, 나아가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데 치명적인 걸림돌로서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학원재벌 외에는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선행학습 금지법은 만들어 질까? 지난 1980년 전두환 정권 시절, '7.30 교육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과외열풍의 피해를 막겠다고 재학생의 과외 교습은 물론 학교 보충수업까지 전면 금지했던 일이 있다. 결국은 유먀무야됐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학서열화사회에서 과외 금지법이 효과를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시작종이 친 줄도 모르고 단잠 삼매경에 빠져 있는 아이들, 수업시간에 거울을 꺼내 부지런히 얼굴을 다듬는 아이들, 친구와 마주 앉아 그칠 줄 모르고 재잘거리는 아이들... 이런 교실에 선행학습 금지법은 어쩌면 신선한 대안으로 들린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대선경선후보들까지 나서서 선행학습금지법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단체는 ‘선행학습금지법’ 초안을 만들어 청원 서명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선행학습이 교실붕괴의 주범이라면 팔을 걷고 나섰다. 대선경선 후보로 출마한 어떤 인사는 ‘사교육금지법’을 제정하고 특수목적고를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평준화를 이루고, 일제고사까지 폐지 폐지 하겠다;고 한다. 모두가 옳은 얘기다.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학벌사회를 두고 선행학습 금지법을 만들면 정말 교실이 공부하는 곳으로 바뀌기나 할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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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즘은 무조건 선행학습을 하더군요. 완전히 학원들의 봉이 된 듯 합니다.
    옛날에 하던 예습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이더군요. 안하면 바보가 되는... 참 힘들게 산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선행학습을 하면 학교에서는 얼마나 심심할까요?

    2012.07.26 07: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ku

      부모가 서울대나 연세대 나왔으면,
      그 자식들은 공부머리가 있어서, 공부를 스스로 잘합니다.

      문제는, 돌대가리들이 자식들을 유전시켜놓고, 돌이 빛나길 바라는겁니다.
      돌대가리 애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돌아가지도 않는 돌대가리로 영어 수학 하려니, 차라리 죽는게 행복하다고 생각하지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닙니다.

      애들을 위해서라도, 과외금지법 다시 만듭시다.

      2012.07.26 09:44 [ ADDR : EDIT/ DEL ]
  2. 학교문제의 근본을 모르는 사람들이 조삼모사 별 짓을 다 해대는 나랍니다.
    날씨가 넘 무덥습니다.건강에 유의하세요. 선생님 ()

    2012.07.26 07: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지금 이 나라에서 참교육은 정말 요원한 소원이 되어버린 느낌이네요...
    오늘도 무덥습니다.
    그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

    2012.07.26 07: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그렇게 선행학습을 하는데도
    왜 아이들의 성적은 늘 그 모양일까요?
    참 답답한 일입니다.
    내일은 나머지 공부를 밥 먹듯 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올려 보려고 합니다.

    2012.07.26 07:48 [ ADDR : EDIT/ DEL : REPLY ]
  5. 우리나라교육은 배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쟁을 위한 것이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네요.
    잘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남보다 잘 배워야 한다는 강박감 이것이 참 너나를 다 힘들게 하는 원흉입니다.

    2012.07.26 07: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요즘은 모두들 선행학습을 하니까
    따라서 시키는 부모님들도 많더군요~~
    이렇게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지는 알수가 없을을듯 합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2012.07.26 08:31 [ ADDR : EDIT/ DEL : REPLY ]
  7. 학부모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한, 공염불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2012.07.26 09: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다들 왜 도덕과 윤리는 선행교육시키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그 선행이란 어른이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2012.07.26 09:39 [ ADDR : EDIT/ DEL : REPLY ]
  9. 선행학습금지가 현 상황에서 가능하기나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보다는 성적에 목메고
    대입에 목숨거는 교육제도와 사회분위기가 바껴야 겠지요. 그럼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텐데요~

    2012.07.26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도덕과 윤리는 선행학습했으면 좋겠습니다

    2012.07.26 11: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우리나라 사회에선..........가능하지 안을듯하네요
    아직 성적이 전부라..ㅠㅠ안타깝습니다.

    2012.07.26 11: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경쟁이 돈이 되니 별짓을 다하는 것 같아요
    미리 배울거면 아예 학교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요?
    빨리 없어져야할 선행학습입니다.

    2012.07.26 11: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judy

    학교서도 선행학습을 전제로 특히 시험을 내지 말아야 해요. 학교서 배울 것을 왜 학원으로 돌리는지 선생님들 생각도 바뀌셔야해요.

    2012.07.26 11:34 [ ADDR : EDIT/ DEL : REPLY ]
  14. 에르자드

    제가 중학교때 (94년도)에도 선행 학습은 있었어요..그땐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1단원, 많게는 2단원가까이 먼저 배우는 예습차원이었는데 요즘엔 그 정도를 넘어섰더군요..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거나, 중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그것도 고3에 해당하는 과정을 배우고 있으니 말이죠..세상이 점점 상식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2012.07.26 13:23 [ ADDR : EDIT/ DEL : REPLY ]
  15. 저 때 국민학교에 들어가면 맨 처음 배우는 게
    동그라미며, 사각형이며, 직선, 사선.....글씨를 배우기 위한 준비였죠.
    물론 당시에도 도시학교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한글을 떼고 국민학교에 입한한 친구들이 많았겠죠.
    그렇다면 그 친구들이 모든 학습 면에서 앞서갔을까요?...그건 아니겠죠...
    어떤 연구결과를 보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를 배운 아이들과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의 학습성취도를 비교해 봤더니 나중에 배운 아이들이 더 빠르게 수업진도를 흡수한다고 하더군요...
    선행학습....결국 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한 돈벌기 수단일 뿐입니다.

    2012.07.26 16: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새벽..

    선행학습... 저도 했습니다. -_-;; 과학고 준비하느라 중학교 때 고등학교 수학, 과학을 미리 땡겨서 공부했죠.
    저는 자발적인 거라 그리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는데,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꽤 스트레스 받아 하더라구요.
    (저 말고 과학고 준비하던 몇몇 친구들은 힘들어했던 기억이...)

    2012.07.26 17:04 [ ADDR : EDIT/ DEL : REPLY ]
  17. 교과서라는 것이 따로 없으면 됩니다.
    교사가 준비하는 교재로 공부를 하면 선행이라는 것이 없죠.
    세상의 앎이란 무궁무진한데 미리 공부해온다고 모든 걸 알게 될 리가 있겠습니까?
    독일이나 스위스 학교 공부가 그렇습니다.
    특히 스위스는 문교부도 없고, 국정 교과서도 없고, 다만 전체적으로 '무엇 무엇은 알아야 된다'
    정도인데, 그것마저도 범위가 광범위합니다.
    왜 교사들은 교과서를 고집할까요?

    2012.07.26 23:50 [ ADDR : EDIT/ DEL : REPLY ]
    • 교사들이 교과서를 고집하는 게 아니라 교과부가 교육과정이라는 걸 만들고 국정교과서니 검인정교과서니그런걸 만들어 '자기네들이 선정한 지식만 가르쳐라' 그러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만약 교사가 교과서 외 자신이 만든 교재를 들고 수업에 들어가면 징계를 당하는 게 오늘날 한국의 학교입니다.
      독재자들이 자신의 기준으로 인간을 순치시키겠다는 발상이지요. 그 피해가 바로 오늘날의 '레드 콤플렉스'같은 가지요.

      2012.07.27 06:56 신고 [ ADDR : EDIT/ DEL ]
  18. 선행학습에 대한 독일의 사례를 무터킨터님의 글에서 보았죠. 그정도 뚝심있는 교육을 국내에서 기대하기는 힘들겠죠.

    2012.07.27 09:31 [ ADDR : EDIT/ DEL : REPLY ]
  19. ㅋㅋㅋ

    학교에서나 선행을 하지 마라. 학교에서 대놓고 선행을 하는데 ㅉㅉ

    2012.08.04 16:42 [ ADDR : EDIT/ DEL : REPLY ]
  20. 한국의 선행학습이 정말 심각한가 보군요. 그런데 그렇게 공부를 많이 하는데 매일 성적성적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머리가 나쁜 건 아닐텐데...

    2013.01.15 16: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