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살리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5.24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 (2)
  2. 2009.08.09 경기도 교육감도 맛이 갔다? (1)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수요가 적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맞는 얘길까? 경제원론에 나오는 이론이니까 틀릴 리가 없다.


“오른편 뺨을 때리거든 왼뺨을 내 놓아라” 이 역시 성경에 나오는 말씀이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리로 받아들인다.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 교사라면 교사 양성과정에서 귀가 이프도록 듣는 얘기다. 교육을 말하는 사람들이라면 하나같이 금과옥조로 믿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말의 성찬! 바야흐로 말찬치 시대다.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구호들을 보면 금방 좋은 세상이 될 것 같다. 말로 천양 빚을 갚기도 하지만 말이 이데올로기가 되어 멀쩡한 사람이 바보가 되기도 한다. 위의 말도 액면대로 믿어도 좋을까?

시민사회인사 2398명은 2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전교조 교사 해직 방침 철회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야하는 데 시장에서 공급자가 제한되어 있어 공급되는 상품의 수량을 조절하는 상황에서는 원론적이 수요와 공급이론은 옳지 않다. 수요자가 아니라 공급자가 가격을 조정하는 독과점시장에서는 수요가 가격을 좌우한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두 번째 명제를 보자. 신약성서의 산상보훈에 나오는 이 가르침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으로 갚으라.’는 비유적인 가르침으로 오른뺨을 때려놓고도 분이 풀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같이 뺨을 때리는 똑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왼뺨을 맞아줘 회개하도록 만들라는 성인다운 가르침이다. 그런데 만약 왼뺨을 다시 맞아줬는데 가해자가 전혀 뉘우치지 않고 다시 오른쪽, 왼쪽 뺨을 때린다면 계속 맞고 있어야 하나? 도덕도 양심도 다 무너진 사회에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는 아가페사랑은 현실적이지도 못하고 공정하지도 못하다.


마지막 명제는 어떤가?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왜 오늘날은 예수님 같은 분 석가모니 같은 분, 공자님 같은 위대한 스승은 없는가?’라고……. 만약 오늘날 같은 시대 예수님이나 석가모니 같은 분이 태어났다면 옛날의 그분들 같은 위대한 스승이 될 수 있을까? 만약 예수님 같은, 석가모니 같은 스승이 오늘날 학교 교사가 됐다면 옛날같이 그런 존경과 추앙을 받는 교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나 석가모니부처님을 욕보이자고 한 말이 아니다.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위의 사례와 같이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전부 옳은 말은 아니다. 왜 그럴까? 교실로 들어가 보자. 우리나라 교실에는 교과서라는 성서가 있다.

물론 과거처럼 모든 교과서가 국정교과서는 아니다. 국어와 국사, 도덕과 같은 과목이외는 검인정교과서로 교사의 선택권이 인정된다. 그러나 도구교과인 영어를 비롯한 일부교과서 외에는 수능이라는 과목이 버티고 있어 교과서는 국정이든, 검인정이든, 자유발행제든 다를 게 없다.


교실에서 교사의 자율권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가? 진도를 나가기 전에 세상사는 얘기를 5분이라도 넘기면 “선생님 공부합시다.”라는 범생이의 서슬 퍼런 질타가 쏟아진다. 아무리 위대한 철학과 세상을 통찰하는 안목을 가진 교사라도 우리나라 교실에는 그 능력을 발휘할 여백이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교과서 뒤에는 교육과정이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어 ‘한 시간은 50분(초등40분, 중학교45분)이다. 국어는 일 년에 몇 시간 수학은 몇 시간, 영어는 몇 시간, 1년간 수업시수는 며칠이어야 한다.' 는 교육과정이 있다. 물론 교과서 외에는 수업시간에 교사가 만든 교재라도 들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징계를 당하기 마련이다.


교원평가(교원능력개발평가)를 하겠다고 난리다. 결국 행정의 그물망에 잡히지 않은 교실 수업까지 통제하지 않고서는 마음을 놓지 못하겠다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교실까지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말로는 평가와 성과급제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결국은 가고 말 성과급 임금제를 안고 반대하는 세력들을 초토화시키며 올해부터 초중고 모든 학교에 전면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교원평가로 과연 교육의 질이 향상되고 사교육비도 줄어들고 공교육도 살아날까? 만약 교원평가로 교원의 자질이 향상되고 공교육이 살아난다면 이른 반대하는 교원단체나 교사는 ‘국민의 이름으로 처벌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도 하고 있는 교원군무평가를 두고 도입하겠다는 교원평가를 액면대로 받아들여도 좋을까?

자질미달교사를 추방해 교육을 살린다는 교원 평가 뒤에는 ‘노동 관리와 통제’라는 신자유주의논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믾지 않다. ‘평가를 교육의 일부로 보는가? 아니면 통제(서열, 분류)의 수단으로 보는가?’의 여부도 가리지 않고 강행할 경우 평가 결과란 ‘집단 안에서 상대적 지위만을 알려줄 뿐, 교육의 성과를 질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교육은 그 자체가 사회적 과정이다. ‘집단적 노동과정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결과가 나타나는 인간의 집단적 실천행위’(진보교육37호)를 개별화시켜 서열을 매기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동반자요 조력자인 동료교사를 상호평가관계로 왜곡시켜 서열매기면 교육의 질이 향상된다고 믿어도 좋을까?

교육과학부가 추진하겠다는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수업평가를 통해 개별교사자신의 단점(고쳐야할 점)을 파악하여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교원의 고쳐야할 점이 동료교사나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들추어내 ’우수교사와 무능교사‘로 분류하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할 수 있는가? 이러한 평가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결점으로 형식화되고 결국은 ’실속 없는 보여주기 수업’으로 변질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학생의 학업성취도라는 결과물로 교원의 자질을 가리겠다는 의도는 성공할 수 없다. 수업을 형식적이고 기술적인 차원에서 형식적인 평가로 서열매긴다는 것은 교직사회를 황폐화시킬뿐만 아니라 교육은 없고 학업성취도경쟁만 부추기게 된다. 평가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발상도 그렇거니와 교원평가제는 교육평가제가 아니라 노동정책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원론적으로 혹은 학부모의 이해관계나 정서에 편성해 도입하는 교원평가제는 결과적으로 그 피해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학교와 교실 신설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학생수가 줄어드니 교대 입학생을 줄여야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의 교육을 한다며 학생수가 적은 학교를 통폐합하더군요. 빈곤의 악순환이 아니라 그나마 농어촌지역에서 자녀와 함께 살고자하는 이들에게 비수를 꽂는 행위겠지요.

    늘 선생님께서 쓰신 글을 통해 학부모로 교육에 관한 정책을 다시금 고민하게 합니다.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 그래서 기대가 큽니다.
    학부모이자 유권자인 우리가 우리 아이를 위한 미래를 투자한다고 하니 더 설레입니다.

    2010.05.24 17:22 [ ADDR : EDIT/ DEL : REPLY ]
    • 신자유주의.
      교육을 상품이라 보고 학부모와 학생은 수요자가 되는...
      그런데 학부모나 학생에게 선택권이 없으니....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자질미달 교사 축출을 위해 교원평가를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이지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모두가 그렇듯이 결국은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가 될 수밖에요.

      2010.05.26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경기도 교육감 항의농성 중 50명 전원이 연행되었습니다.
이중에 유치원 교사 35명
교사 6명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9명 입니다.
농성 시작 5시간여 만인 8시 반 경부터 전원이 연행되어 현재 수원중부서에 있습니다.
8/4일 오전11시에 도교육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김태균 상임대표를 면회하려 했으나 재조사를 받는 중이어서 면회는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홈페이지(http://parents.jinbo.net/)에 올라 온 속보다. 이 속보가 나온 후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는 ‘김상곤교육감과 경기도 교육청은 국민들 앞에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줄세우기 경쟁 교육, 상위 1%만을 위한 특권 교육, 부와 신분의 대물림하는 교육이 아닌 공교육을 살리겠다’며 진보적인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사람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다.

김상곤교육감은 당선 후 지금까지 죽어가는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었다. “일제고사는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파악, 학습 부진층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모든 학생이 시험을 치러, 일등부터 꼴찌까지 서열화하는 것은 안 된다”며 “줄세우기식 획일적 일제고사는 앞으로 경기도 내에서 치르지 않겠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기도 했던 사람이다. 또 경쟁 및 수월성 중심의 현 정부(MB) 교육정책에 대해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은 시장주의적인 교육으로 이러한 무한경쟁의 특권교육은 우리 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므로 바꿔야 한다”면서 ‘진정한 교육자치 실현’을 내세우기도 했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던 경기도 교육감이 안산 동산고를 자율형사립고로 지정하자 ‘동산고 자사고 지정을 결정한 것은, 진보진영의 크나큰 과오로 남게 될 것이며 더 이상 진보교육감이라 부르기에 부끄러운 결과’라며 항의하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이명박정부출범 후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시민사회단체는 백척간두의 위기 앞에 섰다. 이명박정부는 과거 공안회의를 방불케하는 총체적인 진보진영 죽이기에 나선 것이다. 심지어 건강한 비판의 언론까지 입에 재갈을 물리는 후안무치한 법을 날치기 통과시키고 적반하장격으로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난하고 있다. 진보성향의 단체 집단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김상곤교육감의 당선은 질식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의 등불이요, 김교육감의 당선은 공교육 회생의 불씨로 온 나라 민중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일대 사건이었다. 그랬던 그가 ‘변절(?)이라니? 자사고 한 학교설립을 허용했다고 변절이라는 표현은 성급한 진단이요, 지나친 과장일 수도 있다. 이명박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으면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등 공갈과 협박도 불사한다는 것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러나 ‘부모의 부나 사회적 지위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교육‘을 약속한 교육감이 평등교육과는 정반대의 부자들의 자녀들이나 다닐 수 있는 ’사립형 사립고‘를 설립하겠다니 문제다.

이유 없는 무덤이 없다던가? 어릴 때 굽은 길맛가지(As the twig is bent, so is the tree inclined)라고도 했다. 역사적으로 변절자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다 있었다. 민족을 배신한 변절자도, 독재자나 살인정권에 부역한 자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김상곤교육감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재선을 위해서... 혹은 작은 것을 양보해 큰 것을 얻기 위해서...’라고 구차한 변명을 할 수도 있다. 경남교육감도 그랬다. 처음 무상급식에 대한 의욕과 학교운영지원비 전액삭감과 같은 정책으로 남다른 관심과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전교조와의 단협 폐기나 독서 인증제, 그린마일리지와 같은 정책을 수행하면서 서민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전교조로부터 고발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우리는 권력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소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변절하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다. 평생을 노동운동으로 혹은 시민운동으로 살아온 사람이 명예를 이용해 살인정권과 혹은 독재정권과 야합해 민중에 등을 돌리는 야박한 모습을 말이다. 권정호교육감이든, 김상공교육감이든 처음 마음을 버린 것보다 더 큰 죄는 민중의 희망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민중의 한을 풀어주는 교육자, 그것은 특정 계급의 요구를 반영하는 정책이기 이전에 원칙을 세우는 길이요, 땀 흘리는 사람이 대접받은 정의를 세우는 길이다. 지지자를 배신하고 식언을 밥 먹듯하는 지도자가 어떻게 교육을 살리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것인가?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ㅁㅁ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너무 뻣뻣하면 부러지기 쉬우니라?
    자신의 입장만을 너무 관철하려한다면 자신의 자리보전도 어려우니라?
    부디 정치력과 유연성을 발휘하여 대세를 잃지 않고 가시기를.

    양극단의 강경파들은 배제하기소.

    2009.08.10 15:4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