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수능을 준비해온 수험생 여러분 그동안 애썼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뒷바라지에 고생 많았습니다. 치열하게 보낸 시간들이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 그 시간을 믿으면 여러분이 가진 실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한순간을 멋지게 대면하고 자신 있게 건너가길 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 응원합니다, 화이팅!"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싱가포르에서 오늘 치르는 수능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글이다. 3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실에서 보고 그들의 힘겨운 수능준비를 지켜보면서 살아 온 나로서는 대통령의 격려 글이 자상한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왜 저렇게 남의 얘기처럼 했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을까?

나는 2012년 수학능력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에게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사랑으로 되살아나는 교육을 꿈꾸다- 졸저 생각비행) 이런 시를 바친 일이 있다. 꿈과 끼로 인생을 설계하며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내야할 청소년들이 67.5(1인당 1.12) 교실에서 오직 오늘 하루를 위해 살아 온 청소년들에게는 이런 대통령의 응원이 격려로만 들릴까? 차라리 이 야만적인 이런 시험이 '사랑하는 여러분의 후배들에게는 결코 다시는 없게 하겠다'는 약속이라도 했다면...

수능날 아침 늙은 교사의 기도

 

한반도 남단

대한민국

2012118

이 땅에 태어난 남녀학생

668522명이 1191개교 고사장에서

수학능력고사 치르는 날

 

이날

대한민국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

시민, 군인....

아니

비행기도 자동차도 휴대폰도

디지털 카메라, 엠피스리(MP3), 전자사전, 라디오도

이 땅에 사는 모든 잡귀조차

숨죽이며 죄인 되는 날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군대에서도 사라진 체벌에 인권유린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제갈 물려 살던

착하기만 한 아이들을 서열 매기는 날

 

오늘

양심을 팽개친 지식인도

교육자라는 이름의 공범자도

죄인이 된다

 

이 땅의 어머니는

혹은 절에서 혹은 교회에서

더러는 시험장 교문을 붙들고 오열한다

 

오늘을 위해 20년의 세월을 저당 잡혀 살아온

착하디 착하기만 한 청소년들이여

2012년 오늘

이 땅에 태어났다는 그 원죄를 벗고

고통의 세월, 억압의 세월....

그 한을 오엠아르 카드에 후회 없이 담아

기도하는 가족품으로 가세요

 

앞으로

모든 날은 웃으며 사는 날이 되기를

201211

수능 보는 날 아침

수험생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늙은 교사는 죄인이 되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대통령도 수능(예비고사?)을 치른 세대다. 이름이 예비고사에서 수학능력고사로 바뀌었을 뿐, 수험생들의 삶은 한 세기가 가깝도록 달라진게 없다. 사시(私試)에 합격한 분이니 만족한 수능 결과에 행보해 했겠지만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기대한 점수를 받지 못해 좌절하며 힘겨워 하는 수험생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수능 후 좌절과 실망을 경험한 수험생과 그 가족의 고통을 알기나 할까? 

우리나라 고 3학생들의 삶... 시험문제를 풀이하느라 고전을 읽으면서 감동하며, 좋아 하는 영화 한 편, 시 한 편 읽을 시간도 없이 운동조차 하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45락의 인고의 세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그런 청소년기를 보낸다. 시험문제 풀이로 아니 수학문제까지 외우며 보낸 고난의 청소년기다. 오늘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내 인생의 승패를 결정 짓는 시험, 수학능력고사...!

수능(修能)이란 이름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修學)할 수 있는 능력 여부를 가리는 시험이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수능은 수학문제까지 암기해 전국 수험생을 할 줄로 서열을 매기는... 아니 사람가치까지 서열 매기는 잔인한 시험, 아니 운명을 좌우하는 시험이다. ‘아차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의 승패가 걸린 한판 승부다.

공정하기라도 하다면... 시쳇말로 젊어서 고생을 사서라도 한다고 치자. 그런데 우리나라 수능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마치 시합 전에 승패가 결정 난 게임처럼...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공부가 아니라 시험이 끝나면 책이며 문제지를 쓰레기통에 내다 버리는 시험을 위한 공부... 이런 공부를 대통령의 입장에서 수고했다는 격려가 과연 위로로만 들릴까?

꿈과 희망이 아니라 좌절과 낙망을 경험케 할 수도 있는 이런 수능은 다시는 내 사랑하는 동생들에게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 땅의 수능을 치런 모든 수험생들의 한결같은 꿈이 아닐까? 아무도 할 수 없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오직 한 사람.... 대통령은 가능하다, 그런 대통령이 이 잔인한 폭력(?)이 되고만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다시는 여러분들의 후배에게는 이런 힘겨운 삶을 반복하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약속합니다.” 라고 했다면....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오늘을 위해 흘린 땀, 오늘의 이 시험을 위해 노력한 수고가 반드시 여러분들이 원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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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이성이 지배하지 않는 사회는 비정상적인 사회다. 돈 많은 사람이, 힘센 사람이, 권력을 가지 사람이 그 가진 힘으로 차별하는 사회는 계급사회다. 비판이 허용되지 않고 좋은 게 좋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막가파 사회다. 옳은 걸 옳다하고 틀린 것을 틀린다고 하면 문제아가 되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지식인이 침묵하고 언론인이 권력과 야합해 불의를 외면하는 사회는 썩은 사회다. 한국 사회는 어떤가? 정상적인 사회라고 생각해도 좋을까? 수학능력고사를 치른 후 성적이 좋지 않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들이 있다, 수능이 끝나기 바쁘게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닌 다섯명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 미디어>

 

울산에 거주하는 고3 수험생은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맸고, 경기도 양주에 사는 고3 학생은 17층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수능이 끝난 17일 울산에 거주하는 고3 여학생은 수능 가채점 이후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졌고, 대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은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대학을 휴학하고 수능을 본 경남 창원의 20살 대학생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었다.

 

점수가 나쁘다는 이유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끊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인가? 그것도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1994년 첫 수능을 도입 후 20년간 계속되어 온 일이다. 이제 성적을 비관해 목숨을 끊어도 뉴스거리도 안 된다, 제도의 잘못으로 개인이 죽어나가도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넘어 가는 사회는 이성적인 사회인가?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사람들은 말한다, ‘죽을 용기가 있으면 무슨 짓을 못해?’라고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사회는 정말 죽을 각오로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인지를....

 

수학능력고사(修學能力考査)란 이름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修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그런가? 수학능력고사가 도입취지와는 다르게 사람의 가치를 서열매기는 줄 세우기라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어떤 대학에 가느냐의 여부에 따라 한 개인의 인생이 달라지는.. 아니 운명을 좌우하는 시험이다. 인품이 아니라 졸업장이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막힌 시험이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 뉴스>

 

정부는 수능을 도입하는 취지를 학력고사가 각 교과별로 평가하는 것과 달리 통합교과적으로 소재를 활용하여 출제하고 고도의 정신능력을 측정함으로써 중등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래서 학교라는 학교는 영재학교든 특수목적고든 자사고든 학교라는 학교는 모두 입시학원이 됐는가? 서울대, 고대, 연세대를 입학하면 교문 앞에 플랙카드를 내걸고 축하 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인가?

 

솔직히 말해 정답 하나로 인생이 결정되고, EBS 교재와 교과서에 학생들을 가둬 창의성을 말살하는 수능은 교육이 아니라 괴물이다. 학생들은 수능의 중압감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선택하고, 학교는 EBS 교재풀이로 교육과정은 무용지물이 됐다. 수능 한 두 문제로 당락이 결정되는 영향력에 더해 올해 수능은 물 수능출제 오류까지 겹치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피가 마를 지경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수능오류와 난이도 조절 실패를 놓고,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비판은 쏟아지지만, 이제껏 정부는 미봉책만 반복해왔지 한 번도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한 적이 없다.

 

학교는 수능을 준비하느라 정답 찾기에 몰두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교실에는 토론, 협력, 창의성이라는 말을 사정에도 없다. 왜 학교는 경쟁이 아닌 토론수업과 창의적인 수업을 하면 안 되는가? 수학문제까지 달달 외우는 게 정말 교육인가? 이런 현실이 일이년 계속되는 게 아닌데 왜 그 수많은 교육학자들은 침묵만하고 있을까? 도대체 대한민국 교육부는 무얼 하는 곳인가?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수능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고 수능 출제오류문제가 반복되는 현실을 쉬운 수능출제자의 보강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서열화 된 대학에 맞춰 학생들을 한 줄 세워야 하는 수능의 정체성을 바꾸고, 서열화 된 대학구조를 해소하지 않는 한 해마다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문제의 해법은 없는 게 아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 잔인한 시험을 바꾸고 학교가 교육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고 대학서열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학서열화를 완화하기 위해 입학전형을 통합하고, 공동 학위제, 교수 전보제 등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국공립대통합네트워크는 성적 상위 30% 학생들 간 성적경쟁을 해소함으로써 지나친 입시경쟁문화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2003년부터 교육계와 학계에서 공론화되다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들이 공약까지 내걸지 않았는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잔인한 수능은 이제 바꿔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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