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사립고(자자고) 재지정 탈락문제를 놓고 나라가 시끄럽다. 자사고 학부모와 보수야당, 그리고 수구언론은 자사고가 왜 폐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없이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언론은 사교육의 진원지, 공교육파괴의 주범이 된 자사고 폐지야 말로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군산중앙고는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을 내는가 하면 전북의 상산고는 재지정 기준점(80점)에서 0.39점 모자라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이 크게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자사고는 도교육청의 재지정취소 결정이 나 교육부가 동의하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특목고·자사고 폐지는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이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국정과제 중의 하나다. 자사고는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평준화 교육을 보완하고 수월성 교육의 필요성에 따라 도입된 ‘자립형 사립고’에서 출발한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다양한 교육 수요 수용 차원에서 자립형 사립고에 학교의 자율성을 광범위하게 확대, 발전시키겠다며 자율형 사립고를 도입했다. 이명박대통령은 ‘교육의 효율성, 경쟁력강화’라는 명분으로 ‘학교의 다양화, 교육민영화, 학교선택, 자율과 경쟁이라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로 신자유주의 시장논리를 교육에 도입했다.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고, 외고, 국제고..도 SKY 몇 명을 더 입학시키는가의 여부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는 상황에서 학생 선택권 강화와 교육 다양화를 위한다는 설립취지와는 달리 자사고가 입시사관학교로 변질되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얘기다. 무너진 교육을 살리는 길은 공교육정상화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벌사회문제, 일류대학문제, 입시개혁문제를 비롯한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지만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특권학교가 된 자사고 폐지다.

설립취지와는 달리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입학만 하면 시험문제를 풀이 전문가를 만드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민사고(2589만원) 청심국제고(1759만원) 경기외고(1554만원) 하나고(1263만원) 명덕외고(1225만원) 인천하늘고(1223만원) 한국게임과학고(1175만원) 외대부고(1169만원) 김포외고(1121만원) 대일외고(1105만원), 상산고(1089만원)... 김해영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발표한 ‘2017년 사립학교 순 학부모 부담금 1천만원 이상 현황’ 중 일부다. 4년제 대학 평균등록금의 약 2배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가난한 학생들은 다닐 엄두도 못내는 학교가 바로 이런 학교가 아닌가?

대한민국헌법 제 31조 ①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또 교육기본법 제4조(교육의 기회균등) ①항은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헌법과 교육기본법은 ‘교육의 기회균등’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이명박정부는 상위법조차 무시하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 3등) 조항을 신설, 특권학교를 운영케 했던 것이다.

자사고 재지정을 탈락한 상산고와 안산동산고... 등 자사고 학부모들은 재지정탈락에 반발해 법적투쟁도 불사하겠다지만 이들 학교의 학생들도 피해자이기는 마찬가지다. 세상이 인공지능시대, 제 4차산업혁명시대로 가고 있는데 시험문제를 풀이해 소숫점 몇점 차이로 우수여부를 가리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반교육이다. 알파고시대는 기억력이 좋은 인재가 아니라 창의적인 인간, 인격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내 자식만 출세(?)하면 교육이 무너져도 괜찮다는 것은 세상 공기가 다 더러워도 우리집 방안공기만 깨끗하면 된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자사고 재지정 논란은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혁신교육감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문재인정부는 교육감과 학부모의 갈등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것이 아니라 자사고의 존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 3등) 조항을 개정(삭제)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해 모든 학생들이 평등한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부가 나서서 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해 무너진 교육을 살려내야 한다. 특권학교를 방치하고서야 어떻게 공교육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인가?


- 이 기사는 전북교육청이 발행하는 '가고 싶은 학교' 7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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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교육정책2016.03.23 06:56


북유럽의 강소국 핀란드는 한명의 낙오자도 만들지 않겠다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학교간 성적편차가 거의 없다. 네덜란드는 지원자가 가장 많은 의과대학 입학생을 성적순이 아니라 추첨제로 뽑는다. 서유럽 강대국 독일은 사설학원이 없다. 선행학습은 부정행위에 준하는 부도덕한 행위로 여겨져 철저히 금지된다. 정은균이 쓴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나오는 글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가을이 왔다고/담임 선생님이 창가를 내다보며/미소 지었다.

아이들의 눈꺼풀에는/아침잠이 아직도 덕지덕지한데

담임 선생님이 몇 마디 더 해도/아이들은 꿈벅꿈벅/송아지 같이 앉았다

넓은 교실/담임선생님 혼자 인간같이 서 있다...

수학시간이 끝나고/난사된 총알을 맞은 듯

여기저기서 아이들이/퍽퍽 쓰러진다....

김수영을 배운다/바람이 불고...

풀이 눕고.../'풀이 눕는다' 한 줄 읽을 때마다

풀포기 같이 누워가는 아이들...’


컴퓨터 검색 창에 뜬 어느 고3학생의 '잠과의 전쟁'이라는 시다. 수능준비를 하는 교실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이런 참혹(?)한 현상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것이다.


아침 6시 학교 출발 정규수업, 오후 4시 정기 수업 및 보충 수업이 끝나면 한 시간 동안 저녁 식사 시간, 10시가 지나서야 자율 학습을 마친다. 이 시간이면 집에 돌아가 지친 몸을 쉬고 내일의 학습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인데 정작 고 3학생들의 일과는 지금부터다. 밤 열시 반부터 새벽 두시까지. 학원과 독서실을 전전한다. 집에 돌아가 씻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새벽 3시다. 우리나라 고 3학생들의 일과다.


3학생들의 사당오락(四當五落)은 이미 진부한 얘기다. 이제는 초등학생들의 ‘34이아는 선행학습이 유행이다. 3과목 선행학습을 하면 떨어지고 4과목 선행학습을 하면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소수 몇째 이하 자리까지 점수를 내 서열을 매기는 우리나라와 한명의 낙오자도 만들지 않겠다는 핀란드... 수능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 꿈이라도 꿀 수 있는 학생이나 지원하는 의과대학을 추첨제로 뽑다니... 우리와는 왜 이렇게 다를까?


학교가 길러내겠다는 인간상은 어떤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법 제 1조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친구가 경쟁의 대상이 되는 학교에는 홍익인간이 아니라 일류대학입학을 위한 점수따기가 목표다. 일류대학 몇 명을 더 입학시켰는가의 여부로 일류학교가 가려지는 학교에 어떻게 북유럽교육선진국이 길러내는 인간을 길러낼 수 있겠는가?


교육을 살리겠다고 안간 힘을 다 쏟고 있다. 정부에서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해 입시지옥에서 아이들을 해방시키겠다고 한다. 진보교육감지역에서는 혁신학교를 운영해 수업방식을 바꾸고 민주적인 학교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한 학기동안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진보교육감지역에서 혁신학교를 운영하면 입시학원이 된 학교가 교육하는 학교, 공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질까?


<이미지 출처 : 경북도민일보>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있다. 현재의 입시제도, 학벌사회를 놓고는 그렇다. 교육이 상품이 되어 수요자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는 한 백약이 무효다. 의과대학 입학생을 추첨을 통해 뽑고 학교간 성적편차가 없는 나라, 선행학습을 부도덕한 행위로 보는 관행은 교육을 상품이 아닌 공공재로 보기 때문이다. 교육이 상품인 한 수요자의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양질의 상품, 고급 과외를 받아 일류대학 진학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결국 경기 전에 승패가 가려지는 공정하지 못한 경기로 서열이 가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개천에서 용 날 수 없는 사회구조는 현대판 카스트제도만 현실화 될 것이다. 열심히 일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 성실한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는 잘못된 제도를 방치하고는 불가능하다. 건강한 사회, 학교가 교육할 수 있는 사회는 교육의 기회균등이 보장 될 때만 가능하다.


이 기사는 전라북도교육청이 발행하는 '가고 싶은 학교'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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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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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