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자료2008.10.29 08:20


내년 6월까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학원의 학원비가 공개된다고 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 등 5개 관계부처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대책은 급증하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 정책을 짜깁기한 데다 정부의 성적 경쟁주의 교육정책 자체가 사교육비를 부추기는 측면이 많아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점에 깔린 중1 일제고사 대비 문제집.

교육과학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공교육 내실화를 통한 사교육 경감 방안’을 보면 △국가 수준 진단 및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실시 △자율형 사립고·기숙형 공립고 도입을 비롯한 학교 선택권 확대 △학교별 학력 정보 공개 등과 같은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런 정책들이 시행돼 공교육의 질이 높아지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전집형 전국일제고사를 치면 공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자율형 사립고와 기숙형 공립고를 많이 세우고 학교별 성적을 공개하면 공교육의 질이 정말 높아지고 사교육비가 정말 줄어들겠습니까?

저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교육부가 없어지지 않고서는 공교육을 살릴 수 없다’던 사람들의 얘기가 생각납니다. 일제고사를 쳐서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한 줄을 세우고 일제고사 성적을 공개하면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거나 사교육비가 줄어 들것이라는 주장하는 교과부 사람들! 이 사람들,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 다면 정신과라도 한 번 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자사고 등이 단기적으로는 사교육비를 증가시킬지 모르지만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면 장기적으로는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서울시내 5개 외국어고 학생의 사교육비는 1인당 월 평균 69만원으로, 통계청이 지난 2월 사교육비 실태조사에서 밝힌 전체 일반계고 학생의 월 평균 사교육비 38만원과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많습니다.

교과부가 학원비 경감 방안으로 ‘학원 특별 지도·단속, 학원비 공개, 학원비 신용카드 매출전표 또는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를 들고 있습니다. 단속을 하면 물론 일부 대형 학원의 탈법 영업을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게 학원비를 줄이는 대책이라고 내놓는 사람들에게 나라 교육을 맡겨놓고 있다는 게 분통이 터집니다.

따지고 보면 학원비 폭등은 그동안 교과부의 교육 정책 혼선과 부실한 물가 대책이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원인이 된 교육 정책과 물가 인상을 불러 온 경제 정책 기조를 그대로 두고 학원비만 단속한다고 사교육비 폭등을 잠재울 수 있겠습니까?

영어 수업 시수 확대 방안, 국제중 등 귀족학교 추진, 일제고사와 같은 정책은 사실상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아니라 사교육비 권장정책입니다. 사교육비를 부추기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학원만 단속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잘못을 사교육업체에게 떠넘기는 조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지난 28일 교과부는 국내 사학에게도 외국인학교 설립을 허용하고, 내국인 입학비율을 30% 높이고, 학력도 인정하겠다는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같은 날 서울시교육청도 국제중 설립 동의안을 재심의 해달라고 서울시교육위원회에 요구도 했고요.

한 쪽에서는 사교육비를 잡겠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사교육을 부양하는 정책을 함께 발표하니 국민들에게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사교육비 걱정 없는 세상! 아이들을 점수에 목숨 걸지 않고 사람답게 키울 수 없는 교육! 안 하는 것일까요? 못하는 것일까요?

마산 MBC 11월 2일(FM:98.9Mhz, Am:990Khz-08:10~09:00) 열려라 라디오! 오프닝입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