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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차렷, 경례! 아직도...

by 참교육 2017.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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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제가 방송에 출연했던 원고, 신문 사설이나 칼럼대학학보사일간지우리교육역사교과모임국어교과모임우리교육...등에 썼던 원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1999년 5월 27~ 6월 2일, '창원신문' '김용택교사칼럼'에 썼던 글입니다. 신문사가 문을 닫아 스크랩한 글을 여기 올려 놓습니다.  

 

 

문화지체현상라는 말이 있다. 급속도히 변화라는 물질문화와 비교적 완반하게 변하는 비물질문화간에  변동속도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부조화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문화지체 현상는 특히 가치관의 경우 부조화의 폭이 수백년이 흘러도 계속되기도 한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에서 지적했듯이 우리사회는 1200년전의 중국 남송의 주자네 가정의 가정의례를 아직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산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한마디로 '식민지 잔재 미청산'을 꼽는다. 해방이 된지 70년도 더 지났지만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식민지시대 잔재는 피부의 색깔처럼 지워질 줄 모른다. 식민지시대 향수를 잊지 못하는 친일세력들이 필요해서일까? 아직도 우리사회의 문화 특히 교육부문의 친일잔재청산은 세기를 넘겨도 달라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물질문화의 속도에 비한다면 제가 18년에 썼던 글이 지금도 유효하다면 믿어지겠는가? 조선사람을 일본국민으로 만들겠다는 황국신민의 야망이 제도를 통해 뿌리를 내리고 그 제도는 민족의 자존심까지 좀먹었지만 바꾸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틀린것은 고치고 잘못은 바로잡아야겠지만 왜놈들이 짓이겨 놓은 상처는 치유 될 줄 모른다. 그 아픈 상처의 민낯을 조명해 보자.  


많이 바뀌긴 했지만 인권의 경우를 보자. 학생의 인권이 따로 있고 일반 국민의 인권이 따로 있을 수 없지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학생의 인권을 찾아주자면 펄쩍 뛰는 사람들이 있다. 왜놈들이 우리국민에게 써 먹던 '조선 놈은...'이라는 가치관이 학생지도를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는 헌법보다 상위의 가치관이 됐다. 어디 인권 뿐일까? 18년 전의 글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보자.

           



일제 잔재, 차렷, 경례! 아직도...

1999. 5. 27~ 6. 2.


지금부터 직원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일어서 주십시오. 차렷! 경례!”

학교의 직원회의는 이렇게 시작한다. 출근하는 교문에는 선도생들이 버티고 서서 지각생이나 복장위반학생들을 단속하고 있다가 선생님이 출근하면 성실!’하는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를 한다.

 


거수경례를 하는 선도생들의 훈련된 모습을 보면 학교로 온 것이 아니라 군대의 위병소를 통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학교는 아직도 군국주의 시대의 문화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씩 전교생을 모아놓고 애국조례라고 하는 전체 조례를 한다. 상장을 전달하거나 학교장이 10여분 동안 훈화를 하기 위해 40~50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한다. 물론 여기서도 예외 없이 차력! 경례! 라는 구호와 함께 학생들은 군대식 거수경례를 한다. 심한 경우에는 학교장에 대한 경례!’라는 구호와 함께 팡파르가 울려 퍼지고 학교장은 군인처럼 거수경례로 답한다.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에서 가장 자존심 상하는 일이 뭐냐라고 물으면 하나같이 두발검사에 걸려 머리카락을 잘렸을 때라고 한다. 머리카락이 잘린 순간 죽고 싶엇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가위로 잘린 자국은 이발소에 가서 단장을 해도 가위 자국은 그대로 남는다. 어떤 때는 학부모들의 심한 항의 전화를 받거나 지도 받던 학생들이 노골적으로 반항하기도 한다. “왜 머리카락을 기르자고 학생회에서 의논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런 결정은 해도 필요 없어요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지도교사인 학생부장의 한마디로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학교의 주인이 누구냐고 물으면 하나 같이 학생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주인이 자신의 일을 결정하지 못하면 주인이 아니구나?“ ”..“.?” 학생들은 대답을 못한다. 머리카락에 염색을 하거나 런닝샤스를 입지 않고 교복을 입는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수십 년 전부터 정해 내려 온 교칙. ‘학생은 단정한 머리와 복장이라는 성역(?) 규정에 용기도 용의도 없다.


학교비젼 2002, 새학교문화창조 추진 계획에 따르면 학교토론문화의 형성과제 중에서 학교공동체의 공동관심사항을 교원 학생 학부모 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고 합의함으로써 구성원 모두가 자기 할 일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기 몫을 다하는 풍토를 조성한다.’고 규정하고 학생회 일동의 활성화를 중심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들의 최고의 관심사인 두발 자유화니 '교복자율와 같은 성역에 대해서는 불가침의 영역으로 남겨 두고 있다. 학교가 민주주의를 수련 하는 장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 자율이 없는 간섭과 통제는 교육이 아니라 순치나 노역일 수밖에 없다.


보수주의로 무장한 사상가가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없다. 전통가치가 절대적인 가치로 자리 잡은 사회에는 변화나 민주주의는 외면당한다. 책임과 자율을 전제로 하는 생활의 습관화는 새학교문화를 창조하는 교육개혁의 핵심이다 학교는 아직도 민주주의를 체험하는 교육의 장으로서 한계가 많다.


직원회의가 지시전달의 장이 아니라 의결기구로 바뀌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 되는 것! 민주주의는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지시와 통제에 익숙한 교사는 학생들을 민주적으로 가르칠 수 없다. 교과서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가르치고 자유를 배우지만 교문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통제와 간섭으로 민주주의는 질식 상태에 있다. 관념적인 지식은 시합용으로는 쓰일지는 몰라도 삶을 바꾸어 놓지는 못한다. 실천하지 못하는 지식인을 양성하는 학교는 머리만 있고 행동이 없는 기형인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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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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