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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는 이야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성씨 고택을 가다

by 참교육 2016.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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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칸 37칸에 이르는 한옥들이 이마를 맞대고 있다. 왕조가 정한 사대부 가택의 한계인 99칸을 훌쩍 넘어섰고, 궁궐이나 관청에나 쓰이는 두리기둥이 안채 사랑채 등을 떠받치고 있으니, 그 또한 왕조의 규율에서 벗어났다.... 가택을 중심으로 반경 6Km의 전답에 소출만 쌀 8000, 보리 8000... ”

한겨레신문 곽병찬 기자가 쓴 '창연한 창녕성씨 고가, 잘린 한쪽 날개'라는 기사에 나오는 성씨 가문 예기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사주명리학자가 조선 3대 명당의 하나라고 꼽은 하왕산 기슭의 이 고가는 창녕군 대지면 석리 석동마을에 자리잡은 한옥촌이다. 과거와 현대가 함께 숨 쉬는 곳. 아니 일제강점기 시대와 해방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의 현장이다. 이 성씨고택에 들어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어느 것 하나도 신기하지 않은 게 없다.

신하의 집은 99간을 지을 수 없는 조선시대 불문율도 무시하고 33000의 부지에 안채, 사랑채, 창고 2, 대문채, 화장실 등 총 6동의 건물, 28여채에 200여칸의 자형으로 지은 집.... 1929년에 지었다는 이 집은 보통사람들의 상식을 뛰어 넘는 그런 건축물이었다. 이름도 어념집의 성씨고가가 아니라 창녕석리성씨고가(昌寧石里成氏古家·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55).

4대가 함께 살았다는 저택이며 안채에 둔 화장실이며 심지어 양반가문의 체통으로 여겼던 사랑채에 별채조차 연결해 짓고, 건물 안에 신식학교(지양강습소)를 운영하는가 하면 부농의 자식(?)답지 않게 사회운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계급사회의 건축과 현대의 건축의 공존, 일제시대와 해방 후시대의 공존..등등 온통 근현대사의 종합 전시관을 보는듯하다. 

북한 김정일의 부인이며 김정남의 어머니이기도 한 성혜림씨가 유년시절 살았다는 이 집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 까지 모르는 이가 없는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 영원기업 성기학회장의 집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판매되는 노스페이스 제품의 약 40%를 생산하는 영원무역은 국내외에 40개가 넘는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이 영원무역 성기학회장이 쇠락해 가는 성씨일가를 일으켜 세운 장본의 집이라는 설명에 또 한 번 놀란다.

창녕하면 무슨 생각이 드세요? 양파의 본고장...? 우포늪? 아니면 하왕산 억새..?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된 진흥왕의 순수비..?, 관룡사, 창녕고분군.. 이런 유명세를 탄 고색창연한 역사가 숨겨 있었던 탓일까?, 성씨고택의 경우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55호로 지정되었지만 성씨고가는 그 모습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필자는 경남도민일보의 자회사인 해딴에가 주최하는 우포늪생태체험장과 그 연계 자원 홍보를 위한 팸투어에 참여했다가 성씨고가를 만난다. 717~ 1812일간의 팸투어 일정은 경남에서 30년 가까이 살면서 여러번 창녕을 다녀 본 필자조차도 생소하게 느끼는 곳이 많다. 문화유산 해설사의 도움 없이도 이곳 창녕출신인 김훤주 경남도민일보 기자의 해박학 지식과 탁월한 역사관 덕분에 보는 재미에 역사의식까지 공부할 수 있었다.

창녕에서 만난 성씨고택은 감탄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내가 감탄과 경이로움이라고 표현 한 이유는 이 곳 창녕도 우리나라 곳곳에는 숨겨진 비운의 역사 그리고 좌와 우가 함께 공존했던 역사의 현장이 숨이 있기 때문이다. 1929년에 이런 집을 지을 수 있는 재력을 가진 부농이라면 친일을 떠 올리지만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오는 주인공이나 박경리의 토지의 주인공처럼 성씨네도 그런 역사와 너무 닮아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역사는 현장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죽은 역사기 되기도 하고 살아 숨쉬는 역사가 되기도 한다. 성씨고택도 그렇다. 성씨 고택은 군주제와 민주제, 일제시대와 해방 후의 사회, 계급사회와 민주주의사회..와 같은 과거와 현대가 숨쉬는 종합 전시장 같다. 다행이 주인공이 실존하고 또 아직도 그 자손들의 역사의 현장에서 또 다른 역사를 만드는 주인공이기에 이 고가는 또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 오고 있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지만 역사를 숨 쉬는 역사, 살아 있는 역사를 만들어야할 책임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몫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역사를 안내하기에 참 좋은 곳.... 방학이 되면 부모와 함께 손잡고 이곳 창녕으로 가 보시라. 진흥왕의 순수비와 유엔군의 승전 기념탑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곳.... 교과서 속에 담겨진 박제 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를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는 뜻깊은 방학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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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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