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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 입에서 ‘통일이 대박..?’, 천박스럽다

by 참교육 2014.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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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박이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소린가?

  

할말이 있고 안 할말이 있다. 그것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통령의 입으로... 참으로 천박스럽고 부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때 평화통일 구축방안을 묻는 질문에 "통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 한 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해 화재가 되던 일이 있다.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4차 세계경제포럼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도 "통일은 한국에만 대박이 아니라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게도 대박이 될 수 있다"며 통일 대박론을 꺼냈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통일이 대박이라니.. 박근혜대통령은 대박이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나 하는 말일까? 백과사전을 찾아 봤더니 대박이란 ‘흥행이 크게 성공하다', '큰 돈을 벌다'는 뜻으로 나타내는 말로 ’도박판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풀이해 놓고 있다. 사람들은 카지노와 같은 곳에서 큰 금액(잭팟)이 터지면 대박이 터졌다고 한다. 또 돈이 쏟아져 나온다거나 사업이 대성공을 거두면 대박이라고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응원글로 ‘대박을 기원한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어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쓰이는 관행을 보면 대박이란 일상생활용어라기 보다 경쟁이나 효율과 같은 경쟁논리, 상업용어로 쓰이는 말이다. 박근혜대통령의 줄푸세 철학이 대박이라는 말로 표현됐는지는 몰라도 우리민족의 간절한 염원인 통일을 대박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저질스럽고 천박한 표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경제논리로 통일접근, 바람직 한가?

 

경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통일이란 정권의 당리당략이나 이념을 뛰어넘는 민족의 염원이요, 반드시 이루지 않으면 안되는 민족의 지상과제다. 일제식민지 36년도 모자라 동족상잔의 비극의 겪은 게 우리역사의 처절한 비극이요 아픔이다. 도대체 그 이념이라는 게 뭔지 아들이 아버지를 형이 동생을 향해 서로 죽이고 죽어야 했던 비극도 모자라 60년이 넘도록 분단이 되어 철천지원수로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지 출처 : 경향신문>

 

통일이 되면 경제뿐만 아니다. 남북이 서로 등대고 살아오는 세월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어느 것 하나 이질화 되지 않은 게 없다. 하나였던 민족이 갈라져 살아 온 세월동안 이질화된 문화를 하나로 만드는 일이며 통일이요, 서로가 대립과 반목으로 적대시하며 살아 온 감정을 서로 녹이며 함께 가야할 길을 찾는 게 통일이다.

 

놀라운 일은 박근혜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은 인도적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통일이 아니라 북한 붕괴론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과 신뢰와 대화가 아닌 타도의 대상 제거의 대상을 전제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물론 남한의 경제규모가 북한에 비해 무려 37배(2009년) 앞선다. 남한과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과 무역총액은 각각 18배와 202배, 자동차 생산량은 878배의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북한 곧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은 그 누구도 예단하지 않고 있다. 피흘림이 없이 통일이 어느날 갑자기 굴러들어 오기만 한다면야 박근혜대통령 말처럼 그런 대박이 없다. 그런데 가능성도 없는 얘기를 꺼내 북한을 자극하고 위기의식을 고취해 적대감과 상호불신을 부추기는 게 통일에 도움이 되겠는가?

 

◆. 신뢰 프로세스를 말하면서 북한을 자극하고 위기의식 조장할 수 있나?

 

역사적으로 남한의 군사정권은 ‘자주국방’을 외치고 남침 야욕 운운한 게 북한이 아닌 남한의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불만 잠재우기였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자국민의 협박용으로 써먹던 위기의식을 불러와 무기경쟁을 시키는 게 어떻게 평화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는가?

 

박근혜의 대북정책은 신뢰프로세스다.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그의 대북정책이 신뢰가 아닌 “실망프로세스”니 ‘유령 프로세스’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을 정도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은 언어로 남북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이산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을까?

 

대박이 되는 통일, 흡수통일이란 돈에 눈밖에 보이지 않는 악덕 재벌이나 원할지 몰라도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장정한 통일은 아니다. 통일을 경제논리로 접근하겠다는 무모한 말장난은 그쳐야 한다. 남북은 이제 대립과 반목이 아닌 신뢰와 인도주의적인 평화통일로 가야한다. 천박스런 통일논리로 통일을 학수고대하는 이산가족에게 가슴에 실망을 안겨주는 말장난은 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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