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38년 전 제자들과 함께 보낸 행복한 하루

by 참교육 2013. 10. 19.
반응형

38년 전 이 친구들....

 

빡빡깎은 머리... 코흘리개 친구들이 50하고도 2살 더 먹은 장년이 됐습니다. 

선생님 저 000입니다 기억 나십니까?

이름을 말하고 자세히 보면 그 때 그 모습이 생각나곤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나이는 먹었어도 옛날 그 때 그 얼굴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내가 6학년 1반 담임을 맡았던 반 학생들의 앨범입니다.

이 학교는 제가 1969년 첫발령을 받은 후 3번째로 부임해 간 학교였습니다.

 

 

이 코흘리개 학생들이 이런 모습으로 바뀌리라는 것을 어떻게 상상인들 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제 대부분 제자들의 자녀들이 대학을 다니거나 늦게 결혼한 제자들은 고등학생도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제자는 사위를 봤다고 하더군요. 아마 얼마 있으면 곧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나이입니다.

 

10월 15일...  이날 모임에는 전국 방방곳곳에 흩어져 살던 제자들이 32명이나 모였습니다.

한 학년이 2반 밖에 없었는데 제가 6학년 1반이었고, 2반 담임선생님은 이날 아깝게도 급한 일이 생겨 참석을 하지 못했답니다. 

 

아래 사진은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상주에서 고등학교 교감으로 정년퇴임하신 선생님입니다. 이 선생임의 소개로 이날 행사를 이곳 상주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등산코스를 설명을 듣고 있는 제자들은 마치 옛날 교실에서 수업하던 학생들처럼 진지하게 듣고 있습니다.   

 

 

 

이날의 일정은 상주 낙동간 생태문화탐방로을 따라 나각산정상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오늘 만난 제자들은 몇년 전에 만난 친구들도 있지만 38년 만에 오늘 처음 참가한 제자들도 있었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들과 옛날 얘기를 나누며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습니다. 

 

 

 

낙단보에서 나각산 전망대를거쳐 출렁다리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선생님... 달리기를 참 잘하셨던 거 기억 나십니까?"

"선생님 저한테 이런저런 신부름 하신 것 기억 나십니까?"

"우리 학교 다닐 때 선생님 결혼하셨지요?"

"선생님, 운동회 때 저 덤블링 가르쳐 주신 것 기억 나십니까?"

 

용케도  많은 걸 기억하고 있었다. 심부름 한 내용까지... 운동회 때 일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힘든 등산이 벌써 정상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함께 걷다 기념 촬영도 하고....

 

 

 

 

 

 

나각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가을 들판은 농부들의 땀흘린 수고로 풍년을 맺고 결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모습... 나각산 정상에서 본 아름다운 상주 경천사의 절경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으로 참으로 볼폼없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상주는 감이 유명하지요. 저 감으로 꽂감을 만들어 전국시장을 석권하고 있답니다. 감나무 아래에는 단감이 떨어져 있었지만 일손이 바쁜 주인은 그걸 주울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동네마다 있었던 과일.. 이과일나무가 고염나무랍니다. 고염을 늦가을에 따서 독에 넣어 묻어두면 겨울 내내 자녀들의 간식거리가 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요즈음은 고염나무를 보기 어렵더군요. 

  

 

상주에 만들어진 낙단보입니다.

4대강 굽이마다 이명박은 이렇게 강을 요절내 놓았습니다.

그런 강가에는 길손 없는 자전거 길만 외롭게 낙동강을 지키고 있었지요. 

  

 

등산 후 점심시간...

맛있는 점심보다 더 맛있는 추억담을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60이 넘은 제자들이 선생님 앞에서 재롱잔치가 벌어졌습니다.

 

38년 전으로 돌아간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늙은 우리도 옛날의 20대 청년이 되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헤어지면 직장따라 곳곳에 흩으져 살겠지만 오늘의 아름다운 추억은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38년 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추억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제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남기고 아쉬운 기가길에 올랐습니다. 

구미역까지 따라와 손을 잡고 헤어지기 아쉬워한 제자들... 아마 내가 사는 세종시를 찾아 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떠나는 차창에서 오랫동안 손을 흔들어 주던 제자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오늘 참석하지 못한 제자들까지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람니다.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니다.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