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는 이야기

아이들에게 방학을 돌려주자

by 참교육 2012. 7. 17.
반응형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 학교수업,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컴퓨터 특기수업,

 

5시부터 6시 피아노 학원, 6시부터 7시 저녁식사, 7시부터 7시 30분 한문 학습지 교사와 공부,

 

오후 8시부터 9시 영어듣기, 과외 9시부터 11시 학교숙제, 일기 쓰기...

 

서울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 김모군의 생활 시간표이다. (2002.11.12 중앙일보)

 

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자료에는 "초등학생의 28%가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선생님, 요즘 젊은 엄마들은 인성 같은 건 신경 안 씁니다. 학교에서 일제고사라도 보면 담임선생님에게 점수를 알려달라고 전화에 불이 난답니다"놀이방을 경영하는 제자와 전화를 하다 나온 말이다. 학원에 보내면 "효과가 있고, 없고"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이 하니까" 그냥 집에서 놀릴 수 없다는 것이 학원에 보내는 또 다른 이유다.

 

"몇 점을 받으면 뭘 해주는 것이 더 문젭니다"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이 100점을 받아오면 애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돈으로 보상을 해주면 아이들이 어떤 가치관을 갖겠느냐는 것이다. "공부만 잘하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에게 가정교육이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제자의 주장이다.

 

"요즈음에는 학원을 한 군데만 보내는 집은 없습니다. 두 곳 이상 많게는 일곱, 여덟 군데까지 보내는 집도 있습니다" 학원을 마치면 저녁 아홉 시나 열 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기 때문에 부모와 대화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방학을 뺏긴 지 오래다. 미술학원이며 피아노 학원, 태권도 학원, 영어학원, 웅변학원… 등 남이 배우면 따라 배워야 하기 때문에 놀 시간이 없다. 학원비만 해도 적게는 10여만원, 많게는 5-60만원이 나간다고 한다. 물론 대학수학능력고사를 준비하는 가정에서는 교재며 개인교습까지 받으면 수백만원까지 든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체계적이고 의도적이지 못한 선수학습이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보도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학부모가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근본이유는 학벌사회에 있다. 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정책을 입안하는 교육부가 져야 한다. 모순투성이 교육현실을 침묵하는 교사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교육위기를 놓고 학부모에게 책임 운운하면 뺨맞을 일(?)이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학부모의 가족 이기주의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점수 때문에 가정교육이 무너지고 가계가 심각한 상황으로 기우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기러기 아빠를 비롯한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녀교육을 걱정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특히 젊은 부모들은 공부만 잘하면 인성교육 따위(?)는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며 사회화는 어릴 때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그런 사치스런 생각하는 할 계제가 아니다.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아이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분별력도 없고 판단력도 부족하다. 책임감도 없고 부모님께 감사할 줄도 모른다. 시험문제란 반복해서 풀어보고 문제를 외우면 점수야 잘 받겠지만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놀면 부모들은 불안해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노는 시간을 많이 줘야 한다. 아이들이 논다는 것은 그냥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다. 놀이를 통해 공동체의식을 배우고 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역할과 규칙과 질서는 배우는 것이다. 놀이는 인간관계를 배우고 인내심을 배우고 양보와 책임감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왔던 부모들은 내 자식에게는 가난을 물려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 자식만은 기를 죽여서 키울 수 없다. 그래서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해 버릇없는 아이, 무력한 아이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는 사람은 인생의 맛을 모른다"는 말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다. 고생을 모르고 자란 아이, 불편을 모르고 자란 아이는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좋은 옷, 좋은 음식을 먹어 건강하게 보일 지 모르지만 어려운 일이 닥치면 쉬 좌절하고 포기하는 허약한 아이가 되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모의 기준에서 아이들을 키워서는 안 된다. 부모가 자녀를 진실로 사랑한다면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어린이에게는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어린이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의 일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달라지게 없네요. 학교폭력만 폭력이 아닙니다. 학교도 그렇지만 자녀를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보는 부모가 아이들을 지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