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교육개혁

비판의식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사고력 키우는 '바칼로레아' 같은 교육 도입해야

참교육 2025. 4. 29. 00:00
반응형

수학능력고사가 아니라 바카롤레아로...

대학에 입학해 교육을 얼마나 잘 '수학(修學)'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평가하는 시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시험. 비행기 이착륙시간까지 조정하고 소수점 이하 몇 점으로 사람의 가치까지 한 줄로 세우는 시험. 단 하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바뀌는 우리나라 수학능력고사와 같은 시험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2028년 수학능력고사가 또 바뀐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이유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치른 수학능력고사는 공정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시작한 것은 19938월부터다. 1945~1953년 대학별 단독시험제(대학별 입학시험)로 시작한 수학능력고사는 지금까지 무려 14번이나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왜 바카롤레아와 같은 시험을 못치르나

바카롤레아가 어떤 시험인지 한번 볼까요? 프랑스 대입 바칼로레아 문제(인간)

1.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2. 꿈은 필요한가? 3.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4.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5.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6. 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7.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8.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9.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10.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11.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위의 인간 과목문제 중 하나를 골라 4시간에 걸쳐 답하라

수험생들은 위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 4시간에 걸쳐 답을 작성해야 한다. 철학 시험뿐만 아니라 철학 과목을 포함한 15개 과목 모두 마찬가지로 주관식 논술 문제다. 수험생들은 일주일간 시험을 치르고 20점 만점에 10점 만점이면 시험에 통과한다. 시험에 통과하면 점수에 상관없이 원하는 국공립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합격자는 전체 수험생의 80% 이상, 10점 미만자에겐 재시험의 기회를 줘서 합격률을 높인다. 시험의 목적은 못하는 학생을 가려내고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학생을 합격시켜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baccalauréat)는 프랑스 공화국 교육과정의 중등과정 졸업 시험이자 대학 진학을 위한 국가 표준 시험이다. 바칼로레아는 고등학교 3학년 말이면 치는 시험으로 합격하면 어느 대학이든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바칼로레아 시험이 있는 날이면 시민들은 올해는 어떤 문제가 나왔을까하며 수험생처럼 철학 시험문제를 기다린다. TV에 출연해 자신이 작성한 답안을 발표하는 정치인들도 있고, 한 장소에 모여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학자와 시민들도 있다. 거리에서 집안에서 공원에서 프랑스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시험. 그렇게 매년 프랑스가 함께 생각하고 답을 찾는 시험이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들이다.

기저귀 찬 어린이에 영어교육도 모자라 ‘7세 고시까지...

‘7세 고시’... 우리나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만 5, 6세 아이들이 일명 빅3, 10으로 불리는 유명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보는 시험이다. 한때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쓰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전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거기에 이제 7세도 너무 늦다란 인식이 퍼지며 ‘4세 고시란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기저귀 찬 어린이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어린이 집이며 유치원에 다닐 때쯤 되면 적게는 서너개, 많게는 5~6개 학원으로 내몰리고 초등학교에서부터 국제학교나 특목고를 다니기 위해 제대로 잠도 못자며 자라는 아이들...

새벽같이 등교해 자율학습, 정규수업(말이 정규지 시험문제 풀이하는 학원이나 다를 게 없다)과 또 자율학습, 그리고 보충수업, 자율학습...으로 학교공부가 끝나기 바쁘게 학원으로 그리고 새벽 2시 가까이 돼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는 잠을 자고 인성교육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는가 하면 학교 안에는 사교육이 합법적으로 들어와 공교육인지 사교육인지 부별이 안 되는가 하면 국가까지 나서서 방송과외(EBS)를 하는 이해 못할 나라가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이다.

순진한 아이들에게 몹쓸 짓(?) 하는 어른들...

 왜 우리는 안 될까? 왜 우리는 프랑스처럼 공부할 수 없을까? 왜 우리는 저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이런 몹쓸 짓을 하고 있을까? 사람들은 고3 학생들의 고생을 말한다. 그런데 정확하게 말하면 고3뿐만 아니다. 초등학생까지 43락이라는 유행어가 나돌 만큼 잔인한 경쟁의 늪으로 내몰아 아이들은 한계상황에 내몰려 있다. 이런 교육을 하는 나라에서 어떤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상처받지 않고 건강할 수 있을까?

혹자들은 말한다. ‘공정한 경쟁이라고... 너도 열심히만 하면 의사도 되고 판검사도 될 수 있다고....?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고...? 교육의 목표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검사, 의사가 되는 것일까? 그런 고생을 해가며 열심히만 노력하면 원하는 학교도 직장도 기다리고 있을까?

재벌과 노점상이 경쟁하면 노점상도 재벌이 될 수 있을까? 교육을 상품으로 만들어 놓고 공정한 경쟁이라고 우기는 교육자들은 사기꾼이 아니면 사이코패스다. 말이 민주주의지. 지금 우리 사회는 계급사회요, 카스트 제도와 다를 바 없다. 이름만 다를 뿐, 성골과 진골 그리고 6두품이 엄연히 존재하는 귀족사회다. 재벌과 기득권층은 귀족이요, 노동자, 노숙자들은 노비와 다를 게 없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학교교육이 비판의식도 사회의식도 민주의식도 현실을 볼 수 있는 안목도 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시험처럼 문제를 놓고 자기 생각을 하게 하는 공부가 아니라 답만 찾는 공부, 문제 풀이만 하는 공부를 12년동안 했으니 어떻게 사고력이나 판단력이 길러질 수 있겠는가?

생각이 없는 사람들을 길러내는 학교는 불행하다.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도, 옳고 그름도 분별할 줄 모르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어떻게 건강한 사회인이 될 수 있는가? 자기 생각이 없는 시민들이 사는 사회는 사이비 정치인과 재벌들의 광란의 춤을 추고 있다. 곡학아세하는 지식인들이 민중을 우롱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비판의식이 없는 시민, 세상을 보는 안목이 없는 민중들이 사는 사회는 찌라시 언론이 판을 치는 부끄러운 사회다. 우리는 언제쯤 수학능력고사가 없는 나라에서 살 수 있을까.


이 기사는 시사타파 NEWS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손바닥헌법책 보급운동에 함께 합시다-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 회원가입...!'==>>동참하러 가기

손바닥헌법책은 한 권에 500원입니다. 한권도 배송해 줍니다. ===> 헌법책 주문하러 가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