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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우리도 이제 교과서 없는 수업 하자

by 참교육 2025. 8. 25.

교사는 교과서나 가르치는 사람 아니다

▲경기 수원시 매산초등학교 3학년 1반 교실에서 개학을 맞은 아이들이 새로 받은 교과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출처: 사타파뉴스)

 “우리도 이제 교과서 없이 수업하자!” 이런 소리 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을 펄쩍 뛸 것이다. “교과서 없이 무엇을 가르치라는 말인가?”하고... 교과서가 없어지면 정말 가르칠게 없어지는가? “무엇을 가르치라고....?” 무엇을 가르칠지 고민하는... 그것도 동학년이나 동교과 선생님들과... 그리고 아이들과 의논하고 집단지성으로 만든 결과에 공부할 문제를 함께 찾아가는... 그것이 교실에 앉아 흑판의 판서나 베끼는 수업보다 진짜 살아 있는 교육이다.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면 열에 일곱 여덟명은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해방 후 대부분의 세월을 국정 교과서를 가르치는데 이력이 나 있다. 교과서를 가르치고 그 내용을 일제고사나 전국 단위 학력고사 그리고 수학능력고사라는 시험을 통해 외우기를 반복해 왔으니 당연한 반발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사이....’ 교사와 학생들의 사이가 가르치고 배우기만 하는 사이는 아니다. 국정교과서에 길들여진 교사들은 교과서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살아왔다.

교과서란 무엇인가

 교과서는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학교에서 교과과정에 따라 주된 교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편찬한 책이라고 정의해 놓았다. 사전적 의미는, ‘교과과정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책을 교과서라고 한다. 교육 목표가 지향하는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자료로서의 기능을 하는게 교과서지만 시험 점수로 교육성과를 판단하는 상황에서는 교과서가 성서가 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교과서는 일제가 조선 사람들을 일본 신민으로 만들기 위해 이용했던 도구가 지금도 성서처럼 그대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교과서 유형은 교육부가 저작권을 가진 국정교과서, 교육부 장관의 검정을 받은 검정교과서, 교육부장관의 인정을 받은 인정교과서가 있다. 그밖에도 현재에는 없지만 2020년부터는 검인정 심의를 거치지 않는 교과서인 자유발행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동안 국가가 가르치라는 지식이 담긴 국정교과서를 가르쳐 왔다. 다시 말하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원하는 인간을 길러 온 것이다. 자유발행제 교과서만 도입하면 교육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인공지능시대에 대비한 교과서 자유발행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행 입시제도부터 바꿔야 한다.

세계에는 교과서 없이 수업하는 나라가 많다.

세계에는 교과서 없이 수업하는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교과서 없이 수업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핀란드, 덴마크, 호주, 스웨덴 등이 있다. 이들 국가는 국가 차원에서 교과서를 발행하지 않고, 학교와 교사가 교육과정 편성 및 수업 운영에 자율성을 갖고 수업한다. 핀란드의 경우 국가 교육과정은 큰 틀에서 목표만 제시하고, 학교와 교사는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춰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한다. 덴마크의 경우 교과서 대신 다양한 자료(신문 기사, , 그림 등)를 활용하여 토론과 발표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호주의 경우 국가에서 교과서를 개발하지 않고, 학교와 교사가 교육과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운영한다. 그 밖에도 스웨덴의 경우 국가 교육과정은 큰 틀에서 목표만 제시하며, 교사는 자신의 교육 철학에 따라 교과서를 선택하거나 직접 교재를 제작하여 수업을 진행한다.

우리나라에서 선생님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교과서를 빼앗아 버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처음에는 시원해할지 모르지만 며칠이 지나면 교실문을 닫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교육과정에 따라 가르칠 교안을 작성하지 않는다. 학기 초 교육계획이 나오면 동학년 선생님들이 모여서 교육계획을 짜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과서가 있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교과서가 없어진다면...?

   교과서가 없으면 정말 교육이 안 될까?

 태극기 달기의 뜻을 흑판에 적고 암기하는 것과 학생들에게 조를 나눠 일제강점기 일본이 저지른 죄악상에 대한 과제를 스스로 조사해 발표하도록 하는 것과 어느 쪽이 더 애국심이 생길까? 졸리는 눈으로 흑판에 판서를 베끼는 것과 어떤 조는 유관순에 대해, 어떤 조는 광복군에 대해 어떤 조는 보국데에 끌려간 아버지에 대해, 어떤 조는 일본경찰의 독립군 고문에 대해... 조사해 슬라이드로 혹은 동영상으로 만들어 각각 발표한다면 어느 쪽이 애국심이 더 생기겠는가?

민주주의를 배우는 길은 흑판에 민주주의 뜻을 받아 적어 외우는 방법과 학급회의를 통해 또는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나 지자체 견학을 통해 배울 수도 있다. 태극기를 달고 애국가 가사 외우기를 하고 민주주의 뜻을 부지런히 외운다고 민주의식이 살아나는가? 민주의식이란 가정에서 또 학교에서 사회현장에서 보고 듣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체화하기도 한다. 모둠별 수업, 또는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얼마든지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것이다.

교사와 교육자는 다르다

돌이켜 보면 그렇다. 덧셈 뺄셈도 구구단도 그렇고 중·고등학교에 들어가 외우기만 했던 국사며 졸업 후 한번도 생활에 이용하지 못했던 함수며 기하며 물리, 화학 그리고 수많은 공식이며 이론들.... 나는 선생님들로부터 그런 지식의 전달 공부를 하느라고 학창시절을 다 보냈다. 그 수많은 선생님들 중 왜 단 한 사람도 내 삶의 안내자가 되어 준 사람이 없었을까? 학교생활에서 교과서 진도만 나갔을 뿐, 어떤 선생님도 진로상담을 받아 본 일이 없다.

삶의 안내해 주지 않는 교육은 교육아니다.

삶을 안내해 주지 않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해 오만하리만큼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제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사람... 수많은 지식을 어떻게든지 더 많이 전달해 암기 시키는 게 교사로서 책무를 다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 자신이 배운 지식을 교과서라는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폐쇄적인 사고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아 갈 아이들에게 삶을 안내할 수 있을까.

교과서 수준으로 세상을 살면 행복할까

모두가 똑같은 것, 선택의 여지없이 가르치기만 하는 학교, 정치인이 될 학생도, 종교인이 될 학생도 교사, 신문기자, 가정주부로 살아갈 학생들에게 까지 똑같은 교과서로 똑같은 생각을 하도록 가르치는 교육은 교육다운 교육이 아니다. 교과서 없이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것, 국어 선생님, 영어 선생님 사회 선생님, 미술, 음악 선생님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이 정말 배우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떻게 아이들을 이끌어 가면 좋을지 토론하고 고민해 가르치면 안 될까? 선생님은 국정교과서로 가르치라는 것만 가르치고 아이들은 교과서 수준으로 세상을 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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