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는 공교육인가 사교육인가? 방과후 학교란 사교육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싼값으로 학교 인력과 시설을 이용해 운영하는 ‘학교 안 사교육 시장’이다. 그런데 국회가 나서서 방과후학교를 공교육화 하겠다는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지난 9월 6일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그것이다.
김한정의원이 이 법안을 발의한 이유는 “1995년 교육개혁안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방과후 학교’는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을 제외한 교육 및 돌봄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나 재정지원 등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정적인 사업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방과후 학교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법적 근거가 없는 방과후 학교 관련 법안을 만들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가? ‘방과후 학교’는 정규교육과정 운영을 왜곡하며 교육력을 저하시킨다. 뿐만 아니라 ‘방과후 학교’ 계획 수립과 운영, 강사 배치 등 대부분의 운영 실무를 정규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사들이 떠안고 있다. 특히 학년별 방과 후 시간대가 다른 초등학교의 경우 ‘방과후 학교’ 수업으로 인해 정규 수업마저 조정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일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런 모순을 합법화 시키면 학교가 정상적인 운영에 도움이 되는가?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과 담당선생님이 방과후 학교 강사를 맡으면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방과후 강의 시간에 공부한 내용이 기말 혹은 학년말 평가문항에 반영되기라도 한다면....? 학교현장에서는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방과후 학교’ 중 교과 과정의 경우 특히 국영수교과가 해당 학교 교사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교사로 하여금 정규교육과정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방과후 학교는 문‧예‧체 중심 '방과후 활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 학교’의 편법 운영으로 학생들이 국‧영‧수 중심의 과도한 학습에 내몰리고 정규교육과정이 왜곡되는 비교육적인 현상도 종종 지적되어 왔다. 방과후 학교가 학교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할 생각은 없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학원이 없는 시골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예체능부분을 공부할 수 있었던 전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효과 또한 인정해야 한다.
<방과후 학교가 지역사회 중심으로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학교로 떠넘겨진 국‧영‧수 중심 '방과후 학교'를 현 체제 그대로 강화하려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현재 학원 등 개인이 해결할 사적 영역으로 방치되어 있는 학생들의 ‘방과후 활동’을 사회가 공적으로 돌볼 필요성이 있는 바, ‘방과후 활동’의 재정립과 체계화가 필요하다. 지역의 인적, 물적 인프라와 연계된 마을협력 사업이나 혁신교육지구의 성공 사례들을 참고하고, 지역-가정-학교의 분담으로 아동·청소년들의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주5일 수업의 본래 취지를 바탕으로 하여 ‘방과 후 활동’의 기본 방향을 새롭게 설계한다.
‘복지’를 책임지는 국가와 지자체가 ‘방과후 활동’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주체’이며, 교육청과 학교 등 ‘교육’ 기관들은 ‘협조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학교 ‘방과후 활동’으로 인해 학교 정규교육과정이 왜곡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순리다. ‘방과후 활동’은 학교의 정규교육과정 수업에서 온전히 담지 못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며, 아동·청소년들의 쉼과 놀이, 배움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돌봄망’을 구축하는 방향에서 추진해야 한다.
‘방과후 활동’의 공간은 학교 너머 지역사회로 확장되어야 하며, 학교 안 학생과 학교 밖 아동·청소년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방과후 활동’을 위해 일하는 강사의 고용과 근무 조건은 공적 영역 수준에 맞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방과후 학교’로 인해 발생하는 위탁 비리, 과도한 수수료, 열악한 근무 여건, 고용 불안 등의 문제를 공적 시스템으로 해결한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철회되어야 하고 학교가 전담하는 국‧영‧수 중심 '방과후 학교'는 지역사회가 책임지는 문‧예‧체 중심 '방과후 활동'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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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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