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003년 4월 20일 '전교조가 미움받고 사는 이유(부제 '학교에서 갈등과 반목의 진짜 이유')'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글을 썼던 일이 있고 그 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전교조탄압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해 왔다.(전교조 다시 법외노조, 무엇이 달라질까?)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가 전교조를 미워하는 이유는 조금도 다르지 않다. 교육을 살리자며 '민족 민주 인간화'를 외치는 선생님들의 주장을 정부는 왜 그렇게 못마땅해 할까? 출범당시부터 전교조를 좌경의식화교사로 매도해 1,527명을 교단에서 몰아내고도 모자라 전교조를 기어코 해산시키겠다는 나선 이유가 뭘까? 전교조는 지난 27년간 정부의 주장처럼 좌경의식화를 한 단체일까?
그로부터 27년 이명박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는 또 다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고 상근자 35명을 파면시키는 절차를 밟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단체 하나를 두고 정부와 언론 그리고 수구세력이 똘똘뭉쳐 이렇게 철저하게 탄압하고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한 일은 우리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박근혜정부는 전교조에 상근하고 있는 35명의 교사 가운데 6명(서울 1, 울산 1, 대구 1, 대전 1, 경북 2명)을 이미 학교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권면직 시키고 진보교육감지역의 미복귀자 29명도 해직절차를 밟고 있다.
전교조는 왜 미움받고 사는가? 이 문제는 그동안 전교조가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가를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출범 27년째를 맞고 있는 전교조는 그동안 교육의 공공성회복과 공교육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특히 ‘▲민족의 자주성 확보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교육 ▲민주주의 완성과 생활하는 지향하는 교육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교육 ▲양성평등교육 ▲인권교육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교육을, 새로운 교사상을 위한 실천 규범으로 ▲창조적 교육과정 운영 ▲협동하는 학습 원리 구현 ▲학생 자치 존중 ▲동료 교사와 함께하는 연구 실천 ▲학부모·지역사회와 협력 ▲참교육을 가로막는 제도와 관행에 맞선 투쟁’...등 공교육 정상화에 앞장 서 왔다.
이런 전교조를 두고 해직된 조합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노조아님을 통보하고 상근자 복귀를 명령하고 불응한 상근자를 해직시키겠다는 것은 전교조를 기어코 해체하고 말겠다는 폭거다. 전교조가 미움받고 있는 진짜 이유는 전교조가 하고 있는 역사바로세우기나 국정교과서 등이 그들의 알키레스근을 건드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교총과같은 사이비 교육단체를 두고 전교조 죽이기에 나서겠는가? 일베나 뉴라이트같은 사회의 독버섯을 방치하고 전교조 죽이이기에 그렇게 열심일 수 있는가?
제대로 된 정부라면 공교육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교원단체를 지원하고 교육개혁의 동반자로 삼는게 옳다. 그런데 건전한 비판으로 수용해 지원하기는커녕 27년, 합법화 된지 17년이나 된 전교조를 해산시키기 위해 수단 벙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는가? 정부의 탄압으로 복귀하지 못하겠다는 상근자 35명을 쫓아내면 전교조는 무너지는가? 정부의 탄압에 항복해 손을 들고 스스로 해산할 것인가?
정부는 지난 9명의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한다는 명분으로 법외노조를 만들고 이제 35명의 미복귀자를 교단에서 몰아내면 전교조가 해체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단언컨데 절대로 전교조는 무너지지 않는다. 지난 27년간 탄압의 세월이 이를 증명하지 않는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물어보라. 전교조교사들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그들이 혁신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위해 얼마나 동분서주하고 있는지를...
비판하는 교사, 바른 말 하는 교사, 불의에 저항 하는 교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은 스스로가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장본이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교육을 살리자고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노력하는 단체를 악의 축으로 몰고 어떻게 교육을 살리겠다는 것인가? 벌써 15년 전 필자는 전교조가 왜 미움받고 사는 지에 대해 '약자의 힘 경남도민일보'에 그 이유를 지적했던 일이 있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오히려 그 후로 더 포악한 방법, 더 잔인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전교조를 죽이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지 않은가? 15년전 필자가 쓴 글을 여기 올려 놓는다.
전교조가 미움받고 사는 이유
-학교에서 갈등과 반목의 진짜 이유-
2003.04.20
"김선생님, 교감선생님이 찾으십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필자에게 옆자리에 계신 선생님의 전달이다.
죄지은 것도 없으면서 높은 사람(?)의 호출은 '뭘 잘못한 일이 있는가'하는 불안한 생각이 앞선다. 며칠 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수업도 하지 않는 학교장에게 '간접수당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한 말 때문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면서 교감선생님을 찾아갔다.
반갑게 웃으며 맞으시는 교감선생님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아 보인다. 교장선생님과 진지한 얘기가 오간 것이리라 짐작하면서 권하는 의자에 앉았다.
"김선생님, 내가 힘들어서 못살겠습니다. 날 봐서 좀 도와 주이소." 아예 사정투다. "제가 뭐 잘못했습니까?" "오해 하시지 말고 들으이소, 선생님이 잘못했다는 말이 아니고, 이제 교장선생님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잖습니까? 같은 솥에 밥을 먹으면서 그렇게 학부모 앞에서 교장선생님 망신을 줘서 되겠습니까?"
꾸중도 애원도 아닌 말에 "아니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해야 하지 않습니까?" 정색을 하고 반박자세를 갖추자 "아이고 선생님! 교장선생님은 선생님 때문에 잠이 안 온다 캅니다 교직계 선배 대우하는 차원에서 인간적으로 잘해보자는 것 아닙니까?"한다.
교장선생님은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원 중 학부모 위원이나 지역위원은 '남의 식구고, 교사위원은 우리 식구'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학부모와 부하직원 앞에서 학교 안의 운영에 관한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학교 안의 이야기를 논의하지 못하는 학교운영위원회는 존립의 의미가 없다. 학교장의 집행에 대한 잘잘못을 다지지 않으면 학교운영위원회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하기는 승진점수가 필요해 운영위원이 된 교사위위원의 경우 사사건건 학교장의 대변인 구실을 하는 경우도 수없이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교장선생님은 '학교정책결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학교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창의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법적인 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운영에 걸그침이 된다는 뜻이다. '아니 교감선생님!', 필자가 본격적인 공격자세를 갖추자, "아, 알았어요. 선생님이 말하려는 뜻이 무엇인지, 그러나 선생님..."한다.
이러한 신경전은 학교운영위원회 문제만 놓고 벌이는 것이 아니다. 인사철이 되면 원칙을 따지고, 수상자 선정을 놓고 기준이 뭐냐고 묻고, 인사위원회규정을 바꾸자고 나서기도 하고... 교장회의에 가면 "교장은 전교조라는 상사를 모시고 살아야 하나?"라는 푸념도 나온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이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갈등은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곧 법(?)이던 시절에 비하면 교장선생님으로서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내가 이 수모 당하려고 그 고생해가며 교장자격증 땄나?'라는 하소연이 나올 법도 하다. 교장선생님과 전교조 교사간의 애증은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겉으로 이 정도 얘기를 할 정도라면 전교조 교사들이 얼마나 학교장에게 미움을 받고 사는지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아니 대부분의 전교조 교사들은 학교 안의 비민주적인 관행과 예산의 투명한 운영 그리고 학생들의 인권에 대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려고 하다보니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연히 '전교조 선생들(?) 때문에 잠이 안 온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학교의 이러한 현실을 이해한다면 보성초등학교 사건이 왜 그렇게 확대, 과장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보수언론이 말하는 '학교 안의 갈등이란 무엇인가?, 그들이 주장하는 '갈등'과 '전교조교사의 과격성'은 무엇을 뜻하는가? 사실 학교 안에는 언론이 주장하는 '전교조로 인한 학교 안의 분열과 갈등'은 없다. 다만 독선적인 학교장의 경영에 대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하자'는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요구는 반드시 전교조 교사가 아닌 진보적인 성향의 선생님들 입에서도 서슴없이 나오는 것이 학교현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무책임한 보수언론이 마치 학교 안에 교사들간의 분열과 갈등이 있어 파행적인 교육위기를 겪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 제공은 교사들의 승진이나 이동의 결정권이나 다름없는 학교장의 '교사 근무평가권' 때문이다. 찍히면 손해보는 분위기에서 바른말하는 교사가 나설 리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전교조교사들이 '악역(?)'을 맡게 된다. 학교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야 할 교육부나 교육청은 학교 안의 이러한 변화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학교장의 입장에 선다.
전교조가 교장을 억압하는 세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장 자격제부터 폐지해야 한다. 교장에게 잘 보이지 못하면 '죽었다 깨나도 불가능'한 승진제도를 두고서는 '예스 맨'이 득세할 수밖에 없다. 물론 승진을 위해 점수가 필요한 사람과 이를 악용하는 일부 학교장의 기득권 고수가 학교를 반목과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비판과 상호비판이 수용되지 않는 사회가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꿈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교육개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좋은 게 좋다'는 불법을 정당화하는 논리부터 바꿔야 한다. 문제의 원인제공을 덮어두고 '잘못된 관행을 바꾸자는 사람이 미움을 받는 시대'를 끝내지 않는 한 교육개혁은 없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래 전에 썼던 글을 여기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3년 04월 20일 (바로가기▶) '전교조가 미움받고 사는 이유'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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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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