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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

우리는 왜 공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by 참교육 2016.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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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동육서(魚東肉西), 좌포우혜(左脯右醯),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무슨 뜻일까?




조상의 차례상을 차릴 때 어동유서란 생선은 동쪽에고기는 서쪽에 올리라는 말이다좌포우혜란 왼쪽에 포오른쪽에 식혜라는 뜻이요조율이시란 대추배의 순서로홍동백서란 붉은 색 과일은 동쪽흰색과일은 서쪽에 차려야 한다는 법칙(?)이다.


1열에는 반서갱동(飯西羹東원칙 즉 사람이 봤을 때 밥과 술은 서쪽동쪽에는 국을 놓고 시접은 가운데에...

2열은 어동육서(魚東肉西)에 맞춰 어류는 동쪽에육류는 서쪽에 놓아야 한다생선적의 경우 음양오행설에 따라 머리는 동쪽꼬리는 서쪽으로 두는 것이 원칙이며 두부와 채소로 만든 소적은 맨 우측에...


3...4...5열에는 이러이러한 순으로... 한치의 오류도 없이 차려야 조상이 복을 내려주시기 때문일까여자들이 시집을 가서 주부가 되면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교육받은 집안 자식으로 부모 욕을 먹지 않게 처신하는 며느리로 인정받는다...?


올해 설 차례상 한 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201190이란다언론사가 상차리는 데 드는 비용을 보면 마치 재벌이 서민주머니를 들여다보고 내놓으라는 징수금 명세서 같다는 느낌이 든다행여나 조상들이 섭섭해 하실지 정성을 다하는 자손들을 정말 저승의 선조님들이 그렇게 지내라고 들은 사람이라도 있을까양반가문에서는 아직도 금과옥조로 생각하고 있는 이러한 만고불변의 진리(?)는 어디서 나온 법칙일까?


제사상 차리는 문제뿐만 아니다우리나라 웨딩컨설팅 듀오가 발표한 신혼부부 한 쌍의 결혼비용은 무려 23798만원(최근2년이내 결혼)이라고 한다고맙게도 이러한 결혼 비용이 남성이 64%, 여성이 36%를 부담해야 한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빼놓지 않고 있다.


전통이라는 이름의 관혼상제는 아직도 개혁(?)의 사각지대인가우리가 감히 개혁(?)을 입에 떠올릴 수조차 없는 성역이 되고만 관(-성인식), (-결혼), (-죽으사람에게 배푸는 의식), (-조상을 위해 올리는 의식)란 언제 누가 만든 것일까오늘날 서민들까지 금과옥조로 알고 있는 전통문화가 된 관혼상제는 유교의 풍습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1300년 전에 남송 휘주(현재의 중국 복건성 우계(尤溪))에서 태어난 주희(주자)의 가문에서 지내던 예법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자의 유교는 사실상 주희의 눈에 비친 공자의 모습인 것이다오늘날 '사람들이 읽고 있는 모든 사서(논어맹자예기의 일부인 대학중용)는 주희가 자신의 해석과 종전의 여러 주석을 모두 모아 정리한 것이다대학의 경우는 주석에 그치지 않고 아예 원문에 손을 대서 자구를 수정하고 자신만의 체계로 분장(分章)했으며심지어 소실된 구절이 있다 생각되는 부분에 자신이 글을 지어 넣기도 했다공자의 유교란 따지고 보면 주희가 공자를 재구성(?)한 성리학인 것이다.


1000년 전의 주자가문에서 지내던 예법을 한 치의 변형도 없이 그대로 답습해 따라 해야 양반가문의 체통이 서는가언제부터 우리서민들이 모두가 양반이 됐는지 알 수 없지만 양반네들이 손에 물을 뭍이지 않고 지내던 허례허식과 체통이 관혼상제에 담겨 고스란히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체통을 생명보다 중히 여기던 그 양반이라는 가문의 흉내를 내며 살아야 했던 풍습을 오늘날 정보화시대에 양반의 후손도 아니면서 왜 그대로 따라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주자가례는 관() ·() ·() ·(사례(四禮)에 관한 예제(禮制)로서의 조선시대에 이르러 주자학이 국가 정교(政敎)의 기본강령으로 확립되었다처음에는 왕가와 조정 중신에서부터 사대부(士大夫)의 집안으로점차 일반서민에까지 보편화되기에 이르게 된다한자를 알지도 못하는 서민들이 양반문화를 흉네(?) 내게 된 이면에서 계급사회의 모순에 찌들려 살아왔던 서민들의 서러움이 양반문화를 동경한 울며 겨자 먹기가 아니었을까?


오랫만에 사랑하는 가족이 만나는 아름다운 풍습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지금 우리네 가정에서 지내는 명절제사나 기제사 그리고 혼례 제례 ...등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오죽했으면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까지 나왔을까사실은 공자가 아니라 주희다. 1000여년 전에 주희네 가문에서 지키던 관혼상제례를 그대로 답습해 지키지 않으면 쌍놈(?)이 되는 양반숭배문화의 관혼상제...



우리가 1천년전 주희의 가문에서 지키던 예법주자 가례는 주자가 유가(儒家)의 예법의장(禮法儀章)에 관하여 상술한 책문공가례(文公家禮)5부록 1권에 적힌 예법이다주희는 아버지의 상()을 당한 후인 17, 18세부터 예에 관한 여러 자료들을 수집·정리하여 40세에 어머니의 상을 당한 후 일부를 찬술했는데이는 개인적으로 초년의 부친상과 중년의 모친상을 겪으면서 인정(人情)에 맞고 자기네들이 실제로 행하기 쉬운 예의 필요성을 느껴 완성한 게 문공가례(文公家禮)》라고 한


세상이 바뀌고 또 바뀌고 당시의 모든 것이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는데 유독 주희네 가문에서 지키던 관혼상례를 우리가 더 원본대로 잘 지켜야 양반이 되는가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교육도 개혁이 살길이라고 한다개혁의 시대, 이제는 공자(주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잘못된 전통이나 문화는 과감하게 벗어 던지는 게 개혁이다저승에 계신 어떤 부모님이 자기 후손들이 고통을 당하면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좋아하시겠는가이번 설에는 기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진정한 제사가 무엇인지를 토론하는 의미 있는 그런 설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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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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