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 근면, 검소', '정직, 근면, 봉사...


어디서 많이 본 글이다. 

지금도 학교 교문에 들어서면 화단 옆 큰 바위에 솜씨좋은 글씨체로 새겨진 이런 류의 '교훈'을 종종 볼 수 있다.

'정직하고 근면하고 검소한 사람'을 기른다! 학교가 기르겠다는 인간상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가? 지금까지 학교는 이런 인간을 길러냈을까? 그렇게만 했다면 우리사회는 도덕적인 사회,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엊그제도 교육부장관을 하겠다고 국회인사청문회장에 나온 이준식부총리겸 교육부장관후보의 삶을 보면 어떻게 우리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왜 저렇게 부도덕하게 살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 대학교수라는 사람이 제자의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고 연구 실적으로 활용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 어이가 없다. 그런 사람이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교육을 이끌겠다고 나서는 사회.... 



이준식후보뿐만 아니다. 지도자가 갖추어야할 첫번째 자질이 엄격한 도덕성이다. 그런데 박근혜정부가 추천한 고위공직자 후보들을 보면 하나같이 부패와 비리의 몸통같다. 이런 사람들이 이끄는 나라는 정말 국민들이 살기 좋은 세상일까? 그런데 왜 주권자인 국민들은 왜 이런 사람을 용인할까? 폭력이나 사기 전과가 있는 사람이 아이 담임을 맡으면 펄펄뛸 사람들이 나라 교육을 책임질 사람이 부정부패의 몸통같은데 분노할 줄 모르는 학부모들이 정상인가?  




우리사회의 지도층인사들.... 우리는 지금까지 인사청문회장에 나온 인사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 온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부정과 비리 인사들에개한 면역(?)이라도 생긴 것일까? 아니면 정말 고위직을 맡을 사람 중에는 도덕적인 사람이 정말 없어서일까?  


“그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본질적으로 유전자가 왜곡되어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한입에서 두 가지 말을 아무런 혀 물림 없이 내뱉을 수 있는 요괴인간들이다.” 

김경일교수가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에서 정치인들을 일컬어 한 말이다. 정치인들에게만 이런 험한 평가를 한 것이 아니다. 


“기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진실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게 청국장처럼 냄새가 풀풀 나는 현장을 보면서도 아무런 감정 없이 채팅하듯 기사를 뱉어내는 고급 룸펜들이다. 권력의 해바라기들이 되어 있는 편집데스크의 심중을 충분히 헤아리면서 만들어낸 원고들을 기사랍시고 만들어 낸다.”


“학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거짓과 위선으로 만들어진 가면이 없으면 한발자국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빙충이들이다. 그들이 논문에 써내고 강의실에서 뱉어내는 말들은 아무 곳에서도 써먹을 수 없는 그들만의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들은 언제나 끼리끼리 만나서 자리를 나누고, 적당히 등록금과 세금을 연구비나 학술 보조비 따위로 나누어 먹으며 히히덕거리지만 돌아서기가 무섭게 서로를 물고 뜯고 비방하는 저열한 인간들이다.” 


김경일교수가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에서 한 말이다. 오죽했으면 대학교수가 이런 악담(?)을 뱉아 냈을까? 학교가 길러내겠다는 인간상.... '정직, 근면. 검소'... 그렇게 길렀다는데 왜 공부를 많이 한 학벌좋은 분들의 살미이렇게 저질일까? 김준식후보 한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회, 심지어 종교계 지도자나 교육계까지 어떻게 하나같이 이토록 부패와 비리의 진원지가 됐을까? 


순진한 국민들은 이데올로기 속에숨겨진 진실을 읽지 않는다.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순진한 국민들은 '정직, 근면, 검소'하게 살라고 하면서 자기네들은 그 반대의 삶을 살도록 한다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순치요 우민화다. 자본이 원하는 인간, 독재정권이 필요로 하는 인간... 그런 인간을 학교가 길러주기를 바람다면 학교는 교육이 아니라 피교육자를 순치시키는 우민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불의한 사회에는 정직한 사람은 피해자가 된다. 불의한 사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승자를 가리는 사회에서는 정직보다 정의를 가르쳐야 한다. 불의를 보고 분노할 줄 모르고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2002년 9월 오마이 뉴스에 썼던 글이다. '정직보다 정의를 가르쳐야 한다' 아런 필자의 신념은 아직도 유효한다. 

 



정직보다 '정의'를 가르쳐야 한다



2002년 9월 25일 



"연면적 199평, 실내 정원, 엘리베이터, 욕실 7개 대통령 퇴임 후 펜션사업이라도 하실 겁니까? 온 나라가 수해로 어수선하고 제대로 된 보상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지금, 이런 호화사저가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두 아들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조금이라도 반성하신다면, 즉각 중단하셔야 합니다." 


청와대 게시판 '열린마당'에 올린 한 네티즌의 글이다.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두 사람이나 지명했으나 국회에서 인준이 거부돼 서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또 다시 김석수 새 총리를 지명했지만 25억4727만원(금융자산 12억7653만원)이나 되는 재산 때문에 인사청문회에서 쉬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고위층의 도덕성만 문제가 아니다. 단위 학교에서조차 공사관련 비리며, 수학여행 등에서 투명하지 못한 거래로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지 출처 : 연세춘추>


위로 대통령에서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을 비롯한 사회 각 영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부정과 비리로 아이들 대하기가 부끄럽다.


우리 사회의 도덕성은 특정영역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직폭력의 우두머리는 교도소에서 호화판 생활을 하고 마약 때문에 격리 수용된 병실에서 마약이 투입돼 수용자를 더욱 심한 중독자로 만들고 있다는 보도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미스코리아 선발 과정에서 돈이 오가고 스타가 되기 위해 프로듀서와 제작사와 금전거래를 하다가 청소년들의 우상이 줄줄이 구속되기도 한다.


제자가 제출한 논문을 자기 이름으로 낸 교수며,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지도층 인사의 부정과 비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좌절감을 갖게 한다. 초등학생까지 아는 정치인들의 정치자금의 대가성 유무문제는 국민들을 지치게 한다.


미국 정보통신기업인 3Com이 전세계 251개국 126만명을 대상으로 한 역사상 최대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조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한국 국민은 전체 국민의 59%로 251개국 중 149위를 기록했다. 인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도 무려 48%에 이르러 8%에 그친 미국의 6배에 달한다. 이러한 설문 결과가 결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우연이 아니다.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학교 교훈 중에는 '정직'이나 성실이라는 교훈이 가장 많을 것이다. 역대 독재정권은 권력의 정당성에 시비를 거는 학생들이 가장 두려웠다. 더구나 분단국가에서의 학교는 체제수호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학생들을 침묵케 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였다. 


이를 위해 체제수호이데올로기로 도입한 것이 국정교과서 제도요, 정직 성실과 같은 순종이데올로기였다. 세상이 바뀌면 정부의 교육에 대한 통제도 달라져야겠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교육부다. 학생들의 비판의식을 마비시키기 위해 알아서 도입한 순종 이데올로기인 국정교과서나 정직이나 성실과 같은 교훈은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있다.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은 성실한 사람대접을 받는 것이 합당한가? 먹고 살기 위해 또 성과급을 받기 위해 폭력집단이 경영하는 회사의 우수사원이 되면 훌륭한 국민이 되는가?


인간의 삶은 보편적 가치를 무시하면 어떤 경우도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식민지시대 받은 훈장은 자랑일 수 없다. 군사정권을 위해 열심히 복무한 관료는 역사에서 위대한 사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불의한 사회에서는 성실보다 정의를 가르쳐야 한다. 나는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보면 적선을 하기 싫다. 그 이유는 그들이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국가가 해야할 일을 개인이 구제하는 것은 옳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당장 굶어죽을 사람에게 베풀어야하는 적선까지 탓할 수는 없다.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에 의해 피해자가 된 걸인을 개인에게 구제의 책임을 묻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이미지 출처 : 민중의 소리>


순종이나 아부를 하는 젊은이는 젊은이가 아니다. 사회정의나 경제정의가 실종된 사회에서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가 문제다.


사랑하는 제자들이 비겁하게 살아남기 위해 '비겁한 사원'이 되라고 가르치기보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삶'을 살도록 가르쳐야 한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삶'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판단력이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남이야 어떻게 살든 나만 출세하고 대접받는 양지를 찾는 비겁한 삶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교사는 교과서나 외워 일류대학에 많이 보내는 것이 제자사랑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하는 사람이 역사적인 안목 없이 근시안적인 '제자사랑'으로 대접받기만 바란다면 우리 교육의 앞날은 없다. 교사가 변하지 않고 참다운 교육은 없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제가 방송에 출연했던 원고, 경남도민일보 사설이나 칼럼, 대학학보사, 일간지, 교육희망, 우리교육, 역사교사모임, 국어교과모임, 우리교육, 오마이뉴스, 그밖의 주간 혹은 일간지에 썼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2년 9월 25일 (바로가기▶)'정직보다 '정의'를 가르쳐야 한다'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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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8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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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