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져 가라! 가난과 불행과 힘겨운 노동으로 짓밟히고 있는 수백만 노동자의 운동을 없애겠단 말인가! 그렇다. 당신은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당신 앞에서, 뒤에서, 사면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는 불꽃은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그렇다. 그것은 들불이다. 당신이라도 이 들불을 끌 수 없으리라.”
- 사형선고 받은 미국 노동운동 지도자 스파이즈의 법정 최후진술 오늘은 124번째 맞는 노동자의 날입니다. 노동절을 맞아 노동의 의미 그리고 노동절의 역사와 노동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사라졌는가 모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고등학교 교실 전면에 버젓이 붙어 있던 급훈이다. 학생들에게 '노동자는 천한 사람’이요, 노동이란 ‘못 배우고 못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반교육적인 급훈이었다. 아직도 노동을 '천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노동자를 근로자라 하지 않고 노동자라고 말하고 노동절 운운하는 사람을 '어딘가 불순한 냄새'가 나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사람도 없지 않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에는 노동이란 말이 사라지고 근로라는 말로 바뀌었다. 노동은 북한에서 하는 말이니 우리는 적(?)들이 사용하는 불순한 말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였을까? 노동이란 말은 영어 'Labour'를 우리말로 어떻게 해석을 하기에 따라서 '노동'이라고 말 할 수도 있고, '근로'라고 할 수도 있다. 통상 자본을 소유한 사람이 아닌 ‘자기 몸을 움직여서 일함으로써 먹고 사는 모든 사람들’을 '노동자'라고 표현한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 뉴스>
사전을 찾아보면 노동자와 근로자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노동자=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 법 형식상으로는 자본가와 대등한 입장에서 노동 계약을 맺으며, 경제적으로는 생산 수단을 일절 가지는 일 없이 자기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삼는다.
'노동력으로 임금을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것'과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 어떻게 다를까?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공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나 또 ‘자기 몸을 움직여서 일한 대가를 받아 사는 사람'은 모두 노동자다. 그런데 언젠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자신들이 '노동자'라고 했다가 정부나 언론으로부터 집중 성토를 당했던 일이 있다. ’왜 신성한 교사가 노동자냐‘고...? 따지고 보면 월급쟁이 사장도 직급이 높은 공무원도 모두 노동자다. 그러나 노동이 천하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노동자는 천하니까 근로자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구별해 차별화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에서는 놀기만 하는 자본가들이 다이아몬드로 이빨을 해 넣고, 100달러짜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울 때, 노동자들은 하루 12-16시간 장시간의 노동에 일주일에 7-8달러의 임금으로 월 10-15달러 하는 허름한 판잣집의 방세내기도 어려운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18886년 5월 1일, 마침내 미국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을 위해 총파업을 시작했다. 공장의 기계소리, 망치소리가 멈추고, 공장굴뚝에서 솟아오르던 연기도 보이지 않고 상가도 문을 닫고 운전수도 따라서 쉬었다. 경찰은 파업 농성중인 어린 소녀를 포함한 6명의 노동자를 발포 살해하게 되고 그 다음날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30만의 노동자, 시민이 참가한 헤이마켓 광장 평화 집회에서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폭탄이 터지고 경찰들이 미친듯이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 뉴스>
그 이후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폭동죄로 노동운동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억울하게 폭동죄를 뒤집어 쓴 노동운동의 지도자들은 장기형 또는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이 사건이 바로 세계 노동운동사에 뚜렷이 자취를 남긴 '헤이마키트 사건'이다. 그로부터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야 당시 구속 또는 사형된 노동운동가들이 모두 무죄였던 것이 증명되었다. 이들에 대한 유죄판결은 조작된 허위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게 된 것이다.
1889년 7월, 세계 여러 나라 노동운동의 지도자들이 모인 제2인터내셔날 창립대회에서 8시간 노동쟁취를 위해 투쟁했던 미국 노동자의 투쟁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5.1을 세계 노동절로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1890년 5월 1일을 기해 모든 나라, 모든 도시에서 8시간 노동의 확립을 요구하는 국제적 시위를 조직하기로 결의하게 된 것이다.
1890년 세계 노동자들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외치며 각 국의 형편에 맞게 제1회 메이데이 대회를 치렀다. 그 후 지금까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과시하는 국제적 기념일로 정하여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절 행사는 1923년 일제 식민지 시절, 당시 노동자의 자주적 조직인 ‘조선 노동 총연맹’의 주도하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약 2000여명의 노동자가 “노동시간 단축, 임금인상, 실업방지” 등을 주장하며 전 세계 노동자의 명절인 메이데이 기념행사를 최초로 치렀으며, 그 이후 1945년 해방되기 전까지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굽힘 없는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해방을 맞은 1945년 결성된 조선 노동조합 전국평의회는 1946년 20만 노동자가 참석한 가운데 메이데이 기념식을 성대히 치루게 된다.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이하 전평)의 깃발아래 노동자들의 힘찬 함성이 울려 퍼지는 서울운동장 야구장 바로 옆, 육상경기장에서는 대한노총이 주최한 약 1,000여명의 우익청년과 노동자가 참석한 초라한 기념식이 치러졌다. 미군정과 대한노총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폭력적인 '전평' 파괴로 수많은 조합원이 해고되고 검거되었다. 게다가 미군정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대한노총을 껴안고 정치색을 띤 전평은 일체 정당한 단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마침내 전평을 불법단체로 규정하기에 이르른다. 오늘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노동단체가 분열돼 한국노총은 정부의 사랑을 받는 노동자 단체로, 민주노총은 미운 털이 박힌 미움 받는 단체로 아직까지 탄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4월의 함성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고 5.16 군사구테타 이후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이 들어섰다. 박정권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여왕벌을 먹이기 위해 아무생각 없이 꿀만 나르는 꿀벌처럼 일 잘하는 ‘근로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껍데기만 남아있던 노동절마저 근로자의 날로 이름을 바꾸고 해마다 근로자의 날에는 산업역군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열심히 일한 노동자를 [모범 근로자]로 뽑아 상을 주는 등 회유정책을 계속해 왔다.
이제 더 이상 단결과 투쟁의 자랑스런 노동자가 아니라, 정부와 자본의 축제에 들러리 서주는 불명예스런 근로자가 된 것이다. 메이데이 기념일도, 단결을 의미하는 노동자란 이름도 박탈당한 남한의 노동자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밤낮없이 일만하고 사회로부터는 공돌이 공순이로 불리우는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노조 운동은 단위노조에서 지역, 업종을 넘어 전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어 ‘노동법 개정 및 임금인상 투쟁본부’를 결성하게 된다. 1989년 투쟁본부는 제100회 메이데이를 앞두고 근로자의 날을 노동자 불명예의 날로 규정하고 굴욕에 찬 지난날의 근로자 인생을 청산하고 한국 전쟁이후 단절되었던 5.1절 노동절의 전통을 회복할 것을 선언하였다. 1989년 삼엄한 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고 연세대학교에 모인 전국의 5천여 노동자와 청년들은 전야제를 갖고 4월 30일 세게 노동절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피나는 투쟁의 결과 1994년 정부는 드디어 3월 10일에서 5월 1일로 노동자의 날이 아닌 근로자의 날로 개정하게 되었다. 노동은 추하지도 불순하지도 않다. 노동이 있어 우리는 삶을 유지할 수 있고 노동을 통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자아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내일의 노동자가 될 청소년들에게 노동의 참뜻을 깨우쳐 주는 것은 이 땅에 사는 노동자의 책무이기도 한 것이다. 오늘은 그런 자랑스러운 '124번째 맞는 노동자의 날'이다.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예스24 알라딘 북큐브 오디언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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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udien.com/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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